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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탱구리 Feb 01. 2025

카지노 쿠폰 들어보는 클래식 1

삶을 뒤돌아 보다


나는 57세 현재 한시적 백수다.


한시적이란 말을 굳이 쓴 것은 그래도 최소한 60세 까지는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소위 세간에서 말하는 대기업에서 28년이라는 긴 시간을 간신히 버텨왔고퇴직 프로그램카지노 쿠폰 운영되는 하청업체에서1년 9개월, 자력으로 간신히 입사한중소기업에서1년 6개월을다니며 31년 하고도 3개월의 직장생활을 버텨냈다. 물론 중간에 헤드헌터라는 계약직도 6개월 정도 다녔으니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종사한 기간을 총 31년 9개월이다. 내인생 전체 살아온 57년 중 직장인카지노 쿠폰 살아온 세월이그렇지 않은 시간보다길다. 대학을졸업하자마자 취업카지노 쿠폰 결혼하고 아이가 바로 생겼다. 인생에있어서 가장 바쁘고중요한 일들을 꾸역꾸역 소화해 낸덕분에 그리늙지 않은 나이임에도불구하고 조금은 안정적인 생활환경이 조성되었다. 두 명의 아이들도 자기만의 먹거리를 벌 수 있는 사냥터에 안정적으로 안착하여 자신들 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로 접어든 이후 대한민국의질곡의 시기라 일컬어지는 민주화 항쟁, IMF 등 폭력과 부조리의 시간들을몸뚱이 하나로 이리저리 터져가며 버텨온 불행한 세대의 한 명으로 카지노 쿠폰는 먹이조달이라는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 나를 위한 잠시의 휴식을 가져도 되는 상태가 조성되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은행에 몇 십억 정도저축해 놓은 부자아빠 혹은 조물주보다 위대한 건물주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삼성이나 LG처럼 매 시기 배당금을 따박따박 지급해 주는 주식도 2024년 트럼프의 재림으로 미친 듯 솟아오른 그 흔한 비트코인도 하나 없는 보통의 퇴직 직장인이다. 2006년 전셋집을 전전하다 부모님의 도움과 퇴직금 중도정산카지노 쿠폰 간신히 장만한 아파트 하나와 반토막 난 퇴직연금 그리고용돈찌끄러기를 끌어모아 짜깁기로 만카지노 쿠폰 두었던 연금펀드가 약간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과감히 직장에서 물러나 잠시의 퇴직을 감행한 이유는 정신적 Burn-out가 왔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에 근무했던 중소기업 'S'사에서는 업무에 대한 설렘도 조바심도 심지어 혼자 기획하고 작성한 인사기획 PT를 멋지게 발표했음에도 성취감이나 자부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돈을 벌기 위해 다니는 직장이지만 직장인의 기본 도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필요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 회사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그 자리에 맞는 역할과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또한 내가 그 자리를 내 자리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내 자리가 아닌 곳이다. 노력하여 내 자리로 만들거나 아니면 다른 적당한 사람이 올 수 있데 비켜주는 것이 옳다. 나는 S사에 있는 6개월 동안 내 자리로 만들지 못했다. 아니 만들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대기업 출신이라고 중소기업의 자리를 무시하고 얕본 것은 결코 아니었다. 퇴물이 된 관리직원을 받아준 것만도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그럼에도 계약을 끝내고 자리를 떠나온 것이다.


지쳤다. 그 직장에서 뿐만이 아니라 질주하듯 달려온 삶 속에서 나라는 존재성을 잃어버렸다. '먹고살려니 별 수 없었다'라는 신파에 빠져 버렸다. 모든 일상의 생활에 따분하고 지쳤다.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고 생색낼 수 있는 최소한의 성과로 일하는 척에 생색내고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정확히 1개월을 고민했다. 사실은 두려웠다. 더 이상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백수가 된 것을 알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지금 포기하기에는 월급이라는 마약이 너무 달콤하고 팀장이라는 직급이 너무 탐스럽게 느껴졌다. 조심스럽게 물어본 친구의 대답도 "네가 배가 불러서 그래"라는 악의 없는 (속으로는 악의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욕설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지금의 시간이 내게는 너무 불편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때로는 너무 작은 옷에 어깨와 가슴이 꽉 조여져 허리 디스크와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또 때로는 지나치게 헐렁하여 헐벗고 있다는 부끄러움을 느낄 지경이었다.그 정도로 직장 내에서의 나 자신에 대한 필요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고 돈이나 받으면 되는데 그게 왜 그리 불편하고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진짜 배가 불러서일까?


1달 동안의 반복되는 고민과 아무리 돌려봐도답이 나오지 않는 생활비 시뮬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나는 휴식을 선택했다. 최소 3개월의 정신적 자가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려버렸다. 다행스럽게도 'S'사에는 '계약직'으로 입사한 덕분에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실업급여 지급 대상'에 포함되어 180일 동안 고용보험에서 하루 66,000의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었기에 이런 결정이 조금은 쉽지 않았나 싶다. 먹이를 위한, 가족을 위한, 살기 위한 내 젊은 날의 모든 시간을 헛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름의 치열한 삶이었고 당위성을 가진 시간이었으며 그 시간들도 나의 최선이자 나의 한 조각이었기에 사랑하고 추억한다. 또한 그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직장생활에 임하였기에 지금도 후회는 없다. 그렇기에 이제 남은 시간은 조금 부족하나마 먹고살 수는 있기에 잠시 한눈을 팔고 내가 스스로 만족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해도 상관없고 결과가 빈손이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겼기에 49%의 불안감과 후회를 뒤로하고 회사를 떠나왔다. 물론 3개월의 아니 혹은 그 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휴식기간이 지나고 나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또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최소한 3개월 동안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남은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살기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남자 평균수명은 86.7세(2024년 기준)라고 한다. 내가 평균 수명까지 산다면 약 29.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난 인생의 딱 2/3 지점에 서 있는 것이었다. 길다면 긴 시간이 남겨져 있다. 그럼에도 불행하게도 경제적 활동시간은 거의 막바지에 다 달았다. 57세의 관리직 출신의 남자가 다시 직장에 취업해 왕성한 경제 활동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경비나 청소 혹은 부동산 등 여타의 방법을 찾아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65세가 넘어가면 육체적 제약 때문에 힘이 들어질 것이다. 그때는 어찌 살 것인가?


나는 글을 쓰기로 했다. 나는 책을 읽기로 했다. 나는 카지노 쿠폰을 듣기로 했다. 나의 삶을 경제적으로 조금 빈곤하여도 감정적으로 풍족하게 만들고 싶다. 두 끼만 먹어도 괜찮다. 굶어 죽지만 않으면 된다. 그런데 늙어서 느끼는 소외감과 외로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그렇게 공허한 시간을 헤매는 인생은 싫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은 아니다. 자식들이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는 기반은 어느 정도 마련했으니 나의 경제적 필요성은 충족되었다. 이제는 나머지 나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에 도전하며 살고 싶다. 재능은 없다. 독자가 한 명도 없어도 좋다. 내가 하고픈 것을 찾기 위해 지금의 3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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