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기독교인 룸메이트
한 달 만에 오게 된 6층에서는가장 안쪽 방을 배정받았다.
4층에 있을 때 알고 지낸 언니와 다른 모르는 언니가 뒤에 있었고,
옆자리에는어린 동생이 있었다.
어리지만 차분하고 어른스러워 보였던 동생은
조용한 목소리로 나를 환영해 주었다.
(어린 동생=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는 가명으로 부르겠다)
당시에 경계심이 많았던 나는 짧게 인사한 후 말을 많이 걸지 않았고
혼자 조용히 글을 쓰거나 색칠하고, 음악을 들었다.
그런데 현이가 조용히 내게 종이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말씀이적혀 있었다.
마음이 톡톡 두드려지는 느낌을 받아고맙다고 말하며 신앙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후에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조용히 말씀을 적은 쪽지를 자주 건네주었다.
부담이 될까 걱정도 되었지만 하나님이 마음을 주시면 순종하는 마음으로 적게 된다고 했다.
쪽지를 건네받는 때마다 적힌 말씀이 마음에 와닿고 위로가 되어서 신기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글을 적고 하이라이트를 쳐서 주곤 했다.
그렇게 하이라이트 친 단어가 유독 더 와닿았다.
무거운 짐, 멍에 같은 병원 생활..
사실이든 망상이든 느껴졌던 주변의 질투..
나의 눈높이에 맞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위로하시는 듯했다.
현이가 주는 쪽지를 볼 때마다 하나님께 포커싱이 맞춰지게 돼서 신기했다.
4층은 정해진 시간에 냉장고 사용이 가능했는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냉장고에서 가져온 요거트나 토마토를나눠주고, 견과류나 과자도 나눠주었다.
계속 말씀 쪽지를 건네거나 먹을 것을 챙겨주었지만
사적인 말은 많이 걸지 않았다.
(내가 먼저 말을 걸때만 대화가 오갔다)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따뜻한 챙김을 받으니
하나님께서 내게 꼭 맞는돕는 자를 붙여주셨다고 생각했다.
고독하게 하나님을 붙드는 것에서, 영적 동역자와 신앙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바뀐 것이내게는선물이었다.
말씀쪽지를 건네받을 때마다 짧게 또는 길게
하나님 얘기를 나누었고 그로 인해 위로와 힘을 얻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얘기를 나눌수록 차분하고 요동침이 없어 보이던 첫인상과 다르게 성향과 생각, 경험에서 닮은 부분이 많음을 느꼈다.
어느 날은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미련과 하나님께 마음을 맡기는 것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고,
어느 날은 가족으로 인해 힘들었던 얘기를 나누었고,
어느 날은 말씀을 중심으로 믿음의 고백을 나누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대화를 나누면서 내게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믿음의 동역자와 삶을 나눌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더 믿음이 자라나게 하고, 성숙해지게 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지금까지 나를 이끄시고 돌보고 계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 번은 뒷자리에 있던, 4층에서 알고 지낸 언니와 언성 높여 말로 다투게 되었다.
평소에도 같이 지내는 것이 불편했지만 나도 예민함이 높아서 그런 거라 생각하며 참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 것이 화두였다.
그런데 현이도 나와 같은 입장이었고,
어떤 말을 했는지 제대로 기억은 안 나지만
다툼으로 인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나는수간호사분께따로 불려갔다.
수간호사분은 나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각자 방을 옮기는 것'과 '둘 다 방에 그대로 남는 것'중에 선택을 하라고 하셨다.
다툼을 일으킨 것은 언니인데 우리가 옮겨야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현이가 잠깐 고민하며 기도해 보자고 했다.
그렇게 생각할 시간이 주어졌고,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쳐 방에 그대로 남는 것을 마음속으로 택했다.
사실 6층은 U자 모양으로 방이 있는데 내가 속한 방에서 반대편으로 갈수록 지나가면서 7층에서 맡았던 냄새가 맡아졌다. 모든 방은 아니었지만 일부 방에서 느껴졌고, 만약 옮기게 되면 냄새가 나는 방으로 다시 가게 될 수 있으므로 그게 싫었다.
한편으로는어렵게 만난 기독교인 친구와 떨어지는 것도 싫었다.
단둘이 남았을 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자기는 마음의 결정을 했다면서 하나 둘 셋을 외친 후
둘 다 방에 남는 것을 말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같은 의견임에 놀라워했다.
그렇게 불편함을 감수하고 남기로 한 방에 남게 되었고, 이후 방을 옮기게 된 것은 다투었던 언니였다.
언니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죄책감은 있었다.
내 안에 이기적인 마음으로 인해 하나님께 부끄러웠고 그 마음을 이렇게 기도로 적었다.
이 사건을 통해 제가 깨달아야 할 것들을 깨닫게 하소서. 내 안의 비열함과 비겁함, 위선을 느낍니다. 회개하는 마음을 주소서.
제 안에 선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게 내가 올라오기 전,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내 자리에 원래 다른 언니가 있었는데 현이가 신앙적으로 많이 의지했던 언니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다툼이 일어났던 그 언니와 싸우게 되어 의지했던 언니가 먼 방으로 옮겨가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옆자리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그런데 내가 와서 신기했다고 했다.
그렇게 다퉜던 언니는 방을 옮기고
우리 방에는3명이 남게 되었다. 뒷자리에 남은 모르는 언니는 늘 조용히 누워있다가 조용히 퇴원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랑 둘만 남으면서 더 편하게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점점 현이의 생활방식을 따라가게 되었다.
큰 가방에 간식과 다이어리, 책 등 짐을 이것저것 넣어 침대밑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나
사복을 입는 것(6층부터는 병원복 외 사복 착용이 가능했다),
간식을 나눠주고 말씀쪽지를 건네주는 행동이 닮아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뭐든 내가 부러워하거나 갖고 싶어 하는 듯해 보이면 가지라고 했다.
때로는 안 필요한데 주기도 했다..ㅋㅋ 그래서 동생이지만 언니 같았다.
간식이나 필요한 물품을 부모님께 요청할 때 현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핸드크림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는 간식 같은)
외적인 고민도 나누었다.
당시에는 살이 천천히 찌니까 밥양을 줄이고, 과자도 참으려고 애쓰는데 잘 안돼서 짜증이 났었다.
그 얘기를 하니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자신도 원래 많이 말랐었는데 병원에 입원하고 10kg? 가 쪘다고 했다.
스스로를 부정하고 괴롭히기보다는 그저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과자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었는데
그 말을 듣고 요동치는 마음이 잠잠해졌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늘 하나님을 붙잡는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점점 과감하게 같이 기도하고, 찬양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자체적으로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부모님과의 갈등에 대한 고민도 들어주고, 같이 기도해 주며
힘이 되는 말씀을 건네주었고
현이 덕분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로 준비하는 것을 연습했다.
그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너무 대화가 잘 통하고 닮은 점이 많다 보니 이상하게 거부감과 의심이 들었고
현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비집고 들어와서 힘들었다.
그래서 이불을 뒤집고 누워만 있었는데 힘든 것은 계속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시험에 들었다고 생각된다.
지금 생각하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분명 하나님이 보내주신 좋은 친구였는데
그때는 여전히 주변사람에 대한 의심이불쑥불쑥 찾아왔다.
그렇게 현이를 멀리하려 할수록 번뇌하여 힘든 와중에
뒷자리에 새로운 언니가 오면서
스테이지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 언니는 4층에서 만났던 중년의 언니였는데
말이 쉴 새 없이 빠르고 많고 정신없었다.
자랑도 많이 하는 편이었고 망상도 있었는데
그 언니와 또 다른 애랑 일부러 친하게 지내려고 애썼다.
보드게임도 같이 했는데 하는 와중에 다른 쪽 테이블과 싸움이 났다.
같이 다닌 다른 애가 한 투박한 표현으로 인해 싸움을 일으키게 된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하나님께서 이들과 어울리기 원치 않으신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현이에게 말을 걸게 되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친해졌다가, 망상으로 인해 의심이 들어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갈등을 겪고 다시 현이에게 돌아간 것이다.
신앙적으로는 현이가 내게 신앙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고 하나님께 가까이가게 하니까 사탄이 시험 들게 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잠시 갈라지게 했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잠시였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말하지 않다가, 다시 대화하게 되면서
뒷자리에 나이가 있으신 어르신과 아주머니가 새로 오시게 되었다.
어르신은 자주 외박을 나가셨고 다녀와서 건어물이나 김을 나눠주시기도 했다.
아주머니는조용히 계셨는데 우연히 약 부작용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와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종종 편지에 기도나 말씀을 적어서 드렸다.
아주머니는 오래전에 교회를 다녔으나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고,
그런데 뒤에 누워있으면 나와 현이가 나누는 대화와 찬양소리가 듣기 좋았다고 얘기해 주셨다.
어떻게 편지지에 손으로 열심히 적어줄 수 있냐고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시기도 하셨다.
현이의 퇴원이 가까워진 어느 날에는
어르신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정확히 내용은 기억나지 않으나
어르신께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단호하게 얘기하는 현이의 모습을 보며 멋지다고,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입원에 대한 얘기였던 것 같은데
자신은 제때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것 같다.
6층에 머무는 동안 현이를 만난 것 외에도 변화들이 있었다.
일주일에 1-2번 10분~15분 짧은 면회에서
일주일에 1~2번 30분 산책면회가 가능해졌다.
면회 때마다 피자, 육회, 보쌈 등을 허겁지겁 먹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늘 필수였다.
눈썹칼 반입이 안 되어서 면회 때 손거울을 보며 급하게 깎기도 했고,
부모님께 요청하는 간식이 다양해졌다.
과일, 치즈소시지, 에너지바, 견과류, 초콜릿 등...
덕분에 반입 안 되는 것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찐득찐득한 거는 대부분 안된다고 했고,
씨가 큰 과일도 안 되었다.
나중에는 반입되나 안 되나 일단 가져오고 보는 게 스릴 있게 느껴졌다.
변비가 심해졌다.
길면 3-4일이 되었고, 변 보는 날은.. 오.. 고통이었다.
데스크에 얘기하면 마그네슘 알약을 주었는데 큰 효과는 없었다.
기간이 길어지면 물약을 주었는데 그것도 조금 효과 있었다.
하도 변비로 고생하니까 어머니께서 곡물효소와 청국장환을 찾아서 보내주셨다.
환도 경단으로 된 건 안되고 분말만 반입 가능했다.
확실히 변비기간이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보니 아침, 저녁 악착같이 챙겨 먹었다.
그런데 부모님 면회로 과일을 배 터지게 먹은 날..
곡물효소를 먹고 뱃속에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면서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힘든 적도 있었다.
곡물효소는 차가운 음식과 같이 먹으면 안 된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몸소 겪고 얻은 날이었다.
복용하는약 부작용도 있었다.
종종 갑자기눈이 뒤집어지듯이 돌아가는 느낌이 찾아와서 참다가 얘기했는데
알고 보니 로나센이라는 약 부작용이었다.
오래전에 고등학생 때도 약 복용 중 비슷한 증상이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같은 약인가 싶었다.
주치의선생님께서는 며칠 더 지켜보다가 약을 바꿔주셨고,
그때부터 복용하는 약 이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4층은 매번 물컵을 들고 데스크 앞에 줄 서서 약을 복용했는데
6층은 간호사분이 병실마다 카트를 끌고 직접 찾아왔다.
(아침, 저녁, 밤3번)
나는 아침과 밤 2번 복용했는데 주된 약은 밤에 있었다.
약을 먹고 입을 아 벌려서 확인했는데
확인이 끝나면 약봉투를 꼭 요청해서 받았다.
처음 적은 복용약은 다음과 같다.
• 자이프렉사 자이디스 확산정(올란자핀)
• 로나센정8mg
• 졸피신정 5mg
• 트리헥신정 2mg
• 쎄로켈정(쿠에타핀) 25mg
• 가나톤정 50mg
• 메디락장용캡슐(유산균)
• 마그마정(마그네슘)
로나센은 부작용 유발약이었고 트리헥신은 부작용방지약이었다.
자이프렉사는 체중증가 부작용이 있는 약이었다.
약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이라는 것에 안도가 되면서도
부작용 있는 약이 빠지고 약이 줄어들길 바랐다.
복용약이 줄어들수록 내 상태가 괜찮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간식에 변화도 있었다.
병원 밥을 먹다 보면 면회 때 먹는 맛있는 음식에 눈이 돌아가게 된다.
면회 때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만
병원에서 지낼 때에는 과자를 제한해서 먹게 되었다.
V 봉지과자는 금지, 먹는다면 소분된 종이곽과자 먹기
V 당음료 금지, 배고프면 베지밀이나 곡물차음료 먹기
V살 덜 찌고, 몸에 좋은 거 먹기
스스로 세운 철칙이었다.
매점에서 일주일에 2번 주문할 때는 요구르트, 두유, 비상식량용 종이곽과자 1개 정도 주문했다.
빨랫감은 부모님께 드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일주일에 한 번 갈아입었다.
샤워는 매일 하고, 부모님께 부탁해서 받은 향수 로션을 꼭 발랐다.
저녁엔 샤워, 아침엔 머리를 감으며 시간을 보냈다.
점점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익숙해졌다.
아침 6시에 비몽사몽 한 상태로 혈압을 재면 늘 저혈압이라 한번 더 쟀다.
아침밥 먹는 7시 반에 맞춰 일어나서 밥을 먹었고
돌아와서는 바로 드러누웠다.
어찌 보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비슷해진 점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늘 아침에 밥 먹고 돌아오면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
자다가 프로그램이 있으면 30분 전쯤 일어나 머리 감고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럼 점심시간이었다.
점심 먹고 저녁 먹기 전까지의 시간이 좀 길게 느껴졌지만
저녁을 먹고 나면 쉬다가 약 복용하고, 좀 쉬다가 씻고 오면
금방 취침시간이 되었다.
9시면 소등하고 잠을 잤다.
6층은 요일마다 인생질문, 미술치료, 음악치료, 이야기치료, 영화감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시간을 보내기 한결 수월했다.
인생질문 시간에는 단체 심리와 관련된 글쓰기활동을 했고, 발표한 몇몇 사람들은 작은 간식을 받았다.
활동시간마다 작은 컵에 인스턴트커피가 제공되었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할 때 같은 공간에 모이면서 안면이 트여 친해지는 경우도 많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6층에서 함께 보낸 시간은 한 달이었는데
한 달 동안 많은 사람들이 6층에 올라오고, 퇴원하기를반복했다.
같이 4층에서 지냈던 사람들이 나보다 빨리 퇴원할 때면 부럽기도 했다.
현이도 8월 중순~말쯤 퇴원했다.
퇴원할 때 짐을 야무지게 싸고, 외출용 사복으로 갈아입은 모습이부러우면서도
병원생활을 잘하고 씩씩하게 퇴원하는 뒷모습을보며마음으로퇴원 이후의 삶을 응원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연락처를 주고 중보기도하겠다며 언제든 기도가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했다.
그렇게 현이가 떠나고 나는 혼자 남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신앙적으로도, 병원생활 면에서도 모범이 되어준 친구였다.
현이에게 좋은 영향을 받은 만큼 나도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며칠 뒤, 새로운 룸메이트가 이사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