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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됐거든 May 04. 2025

또 만나자, 내 카지노 게임 추천을 훔쳐 갔던 너 #1

얀 반 에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초등학교 4학년에서 5학년이 되던 해였거나 5학년에서 6학년으로 올라가는 해의 겨울 방학이었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하는 독서캠프 같은 것을 했었다. 강연을 듣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나머지 시간엔 도서관 가장 위층 열람실에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그때도 대문자 T 어린이였다. 말랑말랑한 동화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셜록 홈스나 탐정 포와로 종류의 추리 소설을 읽고 싶었지만 그건 독서캠프 취지에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허락받지 못했다. 왠지 모르게 예술을 알면 멋있어 보일 것 같아 대뜸 미술책을 골랐다. 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작들, 이를테면 모나리자, 해바라기, 만종, 수련과 같은 유명한 그림을 어린이 수준에 맞춰 설명한 책을 골랐다.

그날 입었던 옷이 생각난다. 갈색 코듀로이 재킷, 양쪽 소매와 카라에 폭신폭신한 털이 달린 옷이었다. 내 자리는 첫째 줄, 입구에서 가장 안쪽, 내 오른쪽 어깨를 흰 벽에 기댈 수 카지노 게임 추천 자리였다.

1434년 얀 반 에이크가 완성한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그 그림을 그날 처음 보았다. 왜 이 그림이 인상 깊었는지,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물으면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신부가 입은 초록색 드레스였다. 초록색은 늘 여름, 나뭇잎, 시원함의 상징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그게 드레스 소매에 달린 모피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되려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게 생경카지노 게임 추천. 이어서 나의 시선은 전체적으로 붉게 채색된 배경으로 향카지노 게임 추천.화면 오른쪽에 카지노 게임 추천 침대와 중앙에 카지노 게임 추천 소파(혹은 의자)는 어두운 빨간색이다. 침대 맞은편의 오렌지, 침실의 창틀도 넓게 해석하자면 붉은 톤이 조금씩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에게는 초록과 빨강을 같이 두면 촌스럽다는 인식이 카지노 게임 추천데 이 그림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선명한 녹색과 은은한 빨강이 예쁘게 어우러지다니!이래서 이 그림이 명작인가 보다 카지노 게임 추천. 그다음 시선을 준 대상은 화면 왼쪽의 남편이었다.신부에 비하여 다소 연륜이 있어 보이는 얼굴, 결혼식이라 하기에는 애매한 표정을 짓고 카지노 게임 추천 이 사람. 앳되고 쑥스러운 표정, 그러나 기대와 행복에 찬 신부와 달리 냉정한 표정인 이 아저씨. 신부와는 거리를 두는 듯 서 있으면서도 정작 손은 잡고 카지노 게임 추천 이 남자. 작품의 주인공이면서 서로 대비되는 두 사람의 구도가 어린 카지노 게임 추천에 신기했다.르네상스로 넘어가면서 기존의 종교화에서 벗어나, ‘실존하는 사람을 그리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린 나의 생각은 이거였다. ‘기왕에 그릴 거면 좀 더 인상이 좋게 그렸어도 됐을 텐데 왜 이렇게 그렸지? 돈도 많았다면서 잘 그리라고 해보지.’ 하며 책장을 넘겼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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