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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열 Mar 08. 2025

재생 불가

part 2

며칠 새 하늘에서 보이던 괴이한 빛이 사라졌다. 연일 북한의 소행, 외계인과 UFO를 주장하던 언론들도 다른 가십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현준은 사무실에서 지루한 대기 상황을 견디며 시계를 힐끗힐끗 바라봤다. 오후가 되자 비상 대기가 갑작스럽게 해제되었다. "대위님, 지금부터 상황 종료랍니다. 다들 평소 일과로 복귀하랍니다." 행정병의 말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다시 지아를 만날 수 있겠어! 감사합니다. UFO 님, 외계인 선생님! 왜 갑자기 사라지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멀리멀리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시옵소서. 다시 오시더라도 저 죽고 나서 천 년쯤 있다가 다시 오시옵소서. 저는 지아랑 만수무강하겠나이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외계인 님. 모쪼록 건강하시고 앞날에 평화와 사랑만 가득하시기를…’


그는 곧바로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야, 주말에 시간 괜찮아?" 그녀의 목소리가 반갑게 들려왔다. "오빠? 비상 대기 풀렸구나. 응, 괜찮아!" 현준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우리 오랜만에 놀이공원 가자. 아침에 데리러 갈게."




주말, 현준은 카지노 게임 추천를 데리고 놀이공원에 갔다. 여기저기 만발하는 웃음소리, 화려한 조명이 반짝이고 신나는 음악이 들려오는 공원에서, 둘은 아이처럼 뛰어다녔다. 그는 사람들이 흘끔흘끔 자신을 바라보자 소소한 우월감에 젖었다. ‘아름다운 여인 옆엔 멋진 남자가 서는 법! 역시 우리는 환상의 커플이야…’


현준이 개운한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니, 먼 곳에서 기묘하게 비틀리는 구름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저건 그냥 착시 현상이겠지. 그래, 착시야…'


"오빠, 우리 저기 회전목마 타러 가자!" 현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따라갔다. "회전목마? 너무 어린이들이 타는 거 아니야? 흐흐"

"우리도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거지. 그리고 오빤 위험한 거 싫어하잖아." 카지노 게임 추천와 현준이 함께 줄을 섰다.


회전목마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카지노 게임 추천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오빠, 이런 거 타 본 지 얼마나 됐어?" 현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렸다. "음, 초등학생 때였나? 그땐 내가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친구와 다시 타게 될 줄 꿈에도 몰랐지."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의 능글맞은 농담에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회전목마에서 내린 연인은 공원을 걸었다. 퍼레이드가 시작됐고, 악단의 음악 소리와 아이들의 환호성이 한데 어우러져 기분 좋게 둘을 감쌌다. 지아가 솜사탕을 들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오빠, 오랜만에 이런 데 오니까 진짜 좋다. 우리 연애 초기 때 생각나."


현준은 그녀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다, 안경 브리지를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며 속으로 다짐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야, 우리 지금까지 쌓은 추억보다 앞으로 함께 만들 추억이 더 많은 거 알지? 내 인생은 널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는 것 같다. 나에게 이런 행복을 선사한 너에게 평생 충성하며 은혜 갚을게. 세상 누구보다 널 아끼고 위할 자신이 있어. 다시 기회를 줘서 정말 고맙고 행복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야…'




놀이공원을 나와 두 사람은 시내 영화관으로 향했다. 지아는 미리 예매해 둔 로맨스 영화에 한껏 기대감을 표했다. "오빠, 이번 영화 진짜 괜찮다던데? 남녀 주인공 연기도 일품이고, 미장센 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세련됐다고 그러더라." 그는 그녀가 한없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녀의 이마에 기습 뽀뽀를 하고는, "우리 지아가 더 명품이고 우리 연애가 더 세련되지 않았을까? 흐흐"

"또 실없는 소릴… 못 말려." 가볍게 눈을 흘기는 그녀를 보며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영화가 시작되자 카지노 게임 추천는 스크린에 몰두했다. 현준은 약간 멍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다가, 어느새 카지노 게임 추천의 표정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녀가 웃고, 슬퍼하고, 몰입하는 모습은 영화보다도 훨씬 흥미로웠다. 그는 다시 한번 속으로 다짐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야, 너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나에겐 너무 소중하다. 그동안 어디 있다가 이렇게 선물처럼 나타났니? 너는 혹시 날개 잃은 천사인 거니? 나 이제 알아 혼자된 기분을, 그건 착각이었어. 느낄 수 있니 사랑의 시작은 외로움의 끝인걸…’


감상 도중 슬픈 장면이 나왔을 때, 그녀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 이 장면 좀 이상하지 않아? 너무 과장됐잖아."

현준이 다소 놀라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 완전 감동적인 장면인데…”

카지노 게임 추천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렇지? 그냥 내가 예민했나 봐."


영화가 끝난 뒤, 카지노 게임 추천는 눈가가 살짝 붉어진 채로 말했다. "오빠, 어땠어? 재밌었지?" 현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응, 생각보다 괜찮았어. 그런데 영화보다 네 리액션이 더 재밌더라. 흐흐."

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의 장난스러운 말에 피식 웃으며 윙크했다. "오빠는 진짜, 그런 말은 그냥 마음에만 넣어둬."



카지노 게임 추천




며칠 후, 현준은 특별한 저녁을 준비했다. 그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고층 빌딩 최상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창가 자리, 테이블 위에는 촛불이 은은하게 빛났다.


"오빠, 이런 데 어떻게 예약했어? 완전 멋지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현준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 오늘 1,200일이잖아. 특별한 날이니까, 오빠가 신경 좀 썼지."


저녁 식사가 시작되고, 두 사람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최근 모임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하며 발을 동동 구르다 웃음을 터뜨렸다. 현준은 그녀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며 분위기를 즐겼다. 옆 테이블에서 시끄럽다는 듯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오늘 그는 다른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그는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 앞에서 현준은 작은 상자를 꺼내어 보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안경을 고쳐 쓰는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자리로 돌아간 간 그가 카지노 게임 추천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야, 사실 오늘 여기 온 이유가 있어."

그녀가 그를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어… 어, 이거?"

현준이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들어 있었다. 그는 그녀의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야, 네가 없으면 내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어. 나랑 결혼해 줄래?"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이 커지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녀가 대답하려는 순간, 레스토랑 창문을 통해 강렬한 빛이 비쳤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갑자기 랙이 걸려 픽셀이 깨진 정지 화면처럼 보였다. 입은 벌어진 채 움직임을 멈췄고, 미처 뱉지 못한 말의 첫음절만 길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


“카지노 게임 추천야!” 당황한 그는 황급히 안경을 벗어 손바닥에 두드렸다가 다시 썼다. 여전히 그녀의 모습은 깨진 잔상 그대로였다. 잠시 고민하다가 누른 리셋 버튼에도 안경 너머 카지노 게임 추천는 반응하지 못했다. 시야 한가운데 ‘ZIA is not playable.’이라는 에러 메시지만 깜빡일 따름이었다.


"뭐야, 이게 무슨 소리야…" 현준은 안경을 이리저리 뒤적였다.

그의 손이 떨리는 와중에도 레스토랑 안 사람들은 분주했다. 비명을 지르며 다급히 장소를 뜨는 무리들과 창가에 모여 넋을 잃고 너머 전경을 바라보는 일행들.


그는 비로소 창문 너머를 보았다. 거대한 금속체가 이따금 눈부신 빛을 발광하며 건물에서 멀지 않은 곳 도심 위에 정지해 있었다. 둥글고 매끄러운 외형에, 거칠게 풍겨오는 끝 모를 위화감.


현준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이 세상 것이 아닌듯한 구조물을 바라봤다. 그는 안경을 한 손에 꼭 쥐고 다른 손으로 반지를 매만졌다. 주변에서 울리던 비명이 점차 사라지고, 도시의 밤이 갑작스러운 침묵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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