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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예빈 Feb 21. 2025

나는 옵티머스 프라임이랑 일카지노 게임 사이트(上)

- 때는 내 나이 스물셋. 상하차 3개월 만근 일기.



[설명한 복장으로 오후 4시까지 OO역 X번 출구 OO마트 앞에서
출근 셔틀 버스 타시면 됩니다. 소속은 OO Hub 입니다.^^]


지하철로 집에서 10분 거리의 정거장이다. 막상 출발하니 들었던 오만 생각.

‘들었던 이야기처럼 많이 힘들까?’ ‘혹시 크게 다치면 어떡하지?’

(상하차 업무 강도를 말하자면 매우 높은 편이다. (업체마다 상이))

에이, 그런 일은 없어야지 - 생각하며 출구를 올라갔는데

평생 기억에 남을 진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없는 길거리, 바닥에 박스 테이프로 붙어있는

A4용지 1장과 흉악한 글자 [OO Hub 행] - (Hub는 택배가 집화되는 곳이다.)

그 뒤로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일자로 쭉 서있는데

모두가 무표정으로 버스 도착만 하염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들의 눈이 이렇지 않을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내 직감이 얘기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 큰일났다 ㅋㅋ. 지금이라도 집에 갈까?


줄을 서서 고민하는데 버스가 도착해서 일단 탑승, 30분을 달리니 커다란 물류 센터에 도착카지노 게임 사이트.

들어가서 체온 체크 및 코로나 설문지 작성을 마치고 업무를 배정받으니 시간은 대략 6시. 시작은 6시 반.

물류 센터 업무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상차, 하차, 그리고 대분류.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차 B-2 팀에 배정 받았다.

(상차는 짐을 싣는 일, 하차는 짐을 내리는 일, 대분류는 운송장을 스캔해서 지역 및 크기를 나누는 일이다)



오래 일한 것 같은 아저씨들은 꼭 나 들으라는 듯이 얘기카지노 게임 사이트.

“얘 오늘 첫 출근 아냐? 왜 B-2로 갔냐?” “깡통 받으면 내일 안나온다 ㅋㅋㅋ”

“그래도 XX이랑 같이 일하니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해~”



하차는 2인 1조로 일 했는데, 육군 ROKA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내 첫 파트너인 XX씨는 럭비 선수 준비를 하던 사람이라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 곳에서 오래 일카지노 게임 사이트고 했는데, 처음에는 육군에서 보낸 자객이라고 생각카지노 게임 사이트.

한국형 터미네이터가 있다면 이런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몸이 정말 좋았다.

(일 못하면 나도 잡아 던질 것 같아서 사실 무서웠다. 그래서 대답은 잘카지노 게임 사이트.)



파트너가 얘기카지노 게임 사이트. (분명 친절하게 말했는데, 몸 때문에 무서웠다.)



물건 떨어지면 잡지 말고 피해요. 맞으면 크게 다쳐요.



시작도 전에 겁을 주니 불안했지만 티내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힘든 곳에서 군생활도 해봤고(김포, 백령도)

젊은 피는 시작해보기 전에 절대 지치지 않는다!



…라고 다짐했는데, 분명 다짐했는데.

저 멀리서 아주 큰, 아주, 아주 큰 차량이 들어온다.



스위스 태생인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이론

[분노의 5단계] 는 인간이 죽음을 받아들이며 나타나는 심리상태를 총 5단계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순서로 정리카지노 게임 사이트.

5년이 지난 지금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 상태를 정확히 이해한다.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을 마주하면,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다음은 욕만 나온다. (욕은 나빠요)


저거. 그, 영화에서 봤는데?
… 와! 옵티머스 프라임!
… 근데 ㅅ발 쟤가 왜 여기로 오지?
내가 아는 택배차는 저렇게 안 생겼는데?



내가 떠올린 택배 차량보다 적어도 5배는 컸다.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는 순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그 자리에서 그만 혼절해버리고 말았다. (거짓말이다)



똑같은 크기의 박스에 모두 적혀있는 글자. [OOO 쌀].

처음 보는 브랜드지만 내용물은 선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다. 20KG 이상의 택배를 취급하는 'B-2' 라인에 지정받은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런 차량을 ‘깡통’ 이라 불렀다.)



파트너가 먼저 쌀을 집어던지기 시작했는데 휙휙 - 잘 날아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객인데)

카지노 게임 사이트 요령도 없이 일단 던졌다. 50포대 정도 내렸을까, 허리와 손가락 마디가 저려왔다.

많이 던진 것 같은데 컨테이너 1/5도 쌀을 내리지 못카지노 게임 사이트. 산을 깎으면 이런 느낌일까?

끝이 보이지 않지만 희망을 가졌다.



그래도 이거 하나 다 내리면 집에 가는 거 아니야?



모두가 예상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下편에서 계속)



[모든 내용은 실화이며, 필자에게 인간적으로 실망할 수 있는 내용이 있음을 사전에 공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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