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추천 (1952-)
지금까지 살펴본 시인들은 모두 남성이었는데, 이번 연재를 준비하면서 대상으로 한 시인들 중 유일한 여성 시인이 이번에 소개할 최승자이다. 남성 시인들을 주로 다룬 이유는그동안 시문학계에서 성비의 불균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이전에는 더욱 그러했는데, 이 연재에서 소개한 시인들은 1980년대 이전에 등단해서 활동했던 시인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점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해 본다. 물론 그 이전에도 많이 알려진 여성 시인들이 있었지만, 시문학사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다른 시인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했다는 점도 함께 밝힌다.
즉, 이번 연재에서 의도적인 성비의 균형이나 성별의 고려는 하지 않았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보고자 했으므로 이에 대한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그동안의 연재에서 남성과 여성을 가리키는 3인칭 호칭을 모두 '그'로 통일했다는 것을 아마 눈치챈 분도 계실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최승자 시인을 선택했을까? 사실 최승자를 연재에 포함시킨 것은 그가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삶과 시 세계를 돌아볼 만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가 기존 '여류 시인'으로서의 모습을 집어던지고, 삶과 죽음에 대해서 처절하게 고민했던 시인이 아니었더라면 이 연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최승자 시인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이 없다. 심지어 태어난 날짜조차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데,1952년 충청남도 연기군(현 세종시)에서 태어났다는 것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이곳은 그의 외가로서, 그는 어릴 때 부모와 떨어져 외가에서 지낸 것으로 되어 있다.
그의그의 등단 전 삶에 대해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는 그가 밝히길 꺼린 것일 수도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최승자의 생애에 대해서는 다른 시인에 비해 이야기할 것이 많지 않아 주로 작품 활동과 특정한 몇 가지 점에 대해서만 언급하게 될 것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1971년에 서울에 있는 수도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독어독문학과에입학했으나 4학년 때인 1977년에중퇴했다. 중퇴한 사유도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학교카지노 게임 추천 제적을 당한 것으로 되어 있다. 재학 중에도 활발한 활동을 했던 반면, 우을증도 있어서 수면제나 술에 의존할 정도로 불면증이 있었다고 한다.대학교를 마치지 못했지만 홍성사라는 출판사카지노 게임 추천 번역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1979년 계간지 『문학과지성』 가을호에 「이 시대의 사랑」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하였고, 1981년에 시집『이 시대의 사랑』, 1984년에 시집 『즐거운 일기』를 각각 문학과지성사카지노 게임 추천 출간하였다.
첫 시집 『이 시대의 사랑』은 전체 3부가 역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973년부터 1981년까지 쓴 시들을 모았다. 시기적으로는 유신정권으로부터 신군부에 의한 5공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였다.이 시집에서 그는사랑과 죽음, 관능과 허무, 실존적 갈등을 날것 그대로의 강렬하고 솔직한 언어로 표출하였는데,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내용과 형식으로 문단과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럼에도 이 시집은 현재까지50쇄를 넘겨발행할 정도로대중적 성공을 거뒀다.
1989년에는 시집 『기억의 집』을 역시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하였고, 같은 해에 산문집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를 책세상에서 출간하였다. 이 산문집은 2021년 난다에서 다시 출간되었다. 재출간판에는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쓴 산문이 추가되었다. 이 산문집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1993년에는 시집 『내 무덤, 푸르고』를 문학과지성사카지노 게임 추천 출간하였다.1994년에는미국아이오와대학교의초청으로미국으로건너가4개월간체류하였는데,이 시기그는시창작과번역을병행하는한편신비주의에빠지게되었다.하지만신비주의를파고들면서정신분열증세가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가 번역한 책으로는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메이 사튼의 『혼자 산다는 것』등이 있다. 이러한 번역 활동은 그의 글쓰기 정신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1998년, 시집 『연인들』의 출간을 준비하면서 정신분열증(조현병)이 더 심해져 결국 한동안 더 이상 시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 가족도 없고 일정한 거주지 없이 고시원과 여관방을 떠돌며 술만 마시던 그는 정신분열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죽음 직전까지 갔다. 아마 의도적으로 죽으려 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이 당시의 삶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최승자가 재기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2006년, 최승자는 다시 시를 쓰기 시작했고, 2010년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시집 『쓸쓸해서 머나먼』을 출근하였는데, 이 시집으로 제18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후 꾸준히 시집을 발표하며 2011년에 『물 위에 씌어진』를 천년의시학에서, 2016년에 『빈 배처럼 텅 비어』를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하였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은 여전히 그를 괴롭혔고, 여러 차례 재발하면서 정신병원 입원을 반복하였다.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에 정착하게 된 그는 현재는 가톨릭에 입문하여 영세식을 받고, 성경 필사를 하며 보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승자의 작품 세계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여러 편의 시집을 출간하였지만, 그것을 관통하는 정서는 대체로 삶, 죽음, 허무, 광기 등으로 볼 수 있다. 그가 자신을 죽음의 길로 내몰기는 했지만, 적극적으로 자살 시도를 한 적은 없었는데 이는 그의 작품 세계에서도 보인다.
다음은『이 시대의 사랑』에 수록된 「일찍이 나는」이라는 시의 전문이다. 시집의 맨 처음에 나오는 이 시는 그의 초기 작품 세계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데, 특히,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주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등 화자를 통해자전적인 내용도 담았다.
일찍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주지 않았다
쥐구멍카지노 게임 추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가면서
일찍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그러므로,
나를 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너를모른다 나는너를모른다.
너당신그대, 행복
너, 당신, 그대, 사랑
내가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개인적 실존의 고통과 사회 현실 속 저항 의식을 강렬하게 형상화했는데, 특히, 그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저항적 목소리는 직접적 외침이라기보다는 아이러니와 냉소, 독설, 그리고 인간과 세계를 객관화하는 '사물화'를 통해 비판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1980년대에 이성복, 황지우 등의 시인들과 더불어 '시의 해체'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들은 소위 '삼인방'으로 불렸는데, 19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승자는 가장 독하고 적나라한 시를 썼다.
1990년대 중후반으로 들어가면서 점차 자기 파괴적 고백과 정신적 붕괴의 이미지가 심화되었으며, 2010년대 이후 다시 시를 쓰기 시작한 뒤에는 삶과 카지노 게임 추천을 더욱 냉정하게 직시하며 실존의 본질을 탐구하는 관조적인 시선을 보여주었다.
다음은 시집 『즐거운 일기』에 수록된 「비극」의 전문이다. 그의 시는 전반적으로 짧은 것들이 많지만,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압축해서 담아내며 시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죽고 싶음의 절정카지노 게임 추천
죽지 못한다, 혹은
죽지 않는다
드라마가 되지 않고
비극이 되지 않고
클라이막스가 되지 않는다
되지 않는다,
그것이 내가 견뎌내야 할 비극이다
시시하고 미미하고 지지하고 데데한 비극이다
하지만 어쨌든 이 물을 건너갈 수밖에 없다
맞은편에서 병신 같은 죽음이 날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최승자의 시에서 삶과 죽음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죽음은 삶의 그림자 같은 것이며 실존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는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 그는 죽기를 바란 것이 아니라 살고 싶었기에 그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애착과 삶을 붙잡기 위한 처절한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았다. 그 죽음은 단순히 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욕망이었기에, 죽음을 넘어선 삶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이 시대의 사랑」 전문이다. 이 시 역시 사랑에 대한 그의 냉소적인 태도와 현실의 억압을 표현한 것이다.
불러도 삼월에는 주인이 없다
동대문 발치카지노 게임 추천 풀잎이 비밀에 젖는다.
늘 그대로의 길목카지노 게임 추천 집으로
우리는 익숙하게 빠져들어
세상 밖의 잠 속으로 내려가고
꿈의 깊은 늪 안카지노 게임 추천 너희는 부르지만
애인아 사천 년 하늘빛이 무거워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물에’
우리는 발이 묶인 구름이다.
밤마다 복면한 바람이
우리를 불러내는
이 무렵의 뜨거운 암호를
카지노 게임 추천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따르는
이 시대의 무서운 사랑을
우리는 풀지 못한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허무가 담겨 있는데, 자신이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그 자체가 덧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시는 냉소적, 자학적이고 자기 연민이 드러난다. 특히 여성 화자로 나오는 작품이 많지만, 이는 성별을 넘어인간으로서의 실존을 보여준다. 즉, 화자가 여성이어서 겪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개인의 실존적 불안과 사회적 억압 속카지노 게임 추천의 고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그의 시는 육체에 대한 언급도 많고, 표현이 직설적이고 적나라할 정도라 거부감을 가지는 독자도 많지만, 오히려 이 점을 좋아해서 그의 시를 읽는 사람들도 있다.
다음은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의 표제작인「빈 배처럼 텅 비어」 전문이다. 짧은 이 시에서 그는 허무의 세계를 보여주지만, 그에게 허무란 아무것도 없이 텅 빈 것이 아니라
내 손가락들 사이로
내 의식의 층층들 사이로
세계는 빠져나갔다
그러고도 어언 수천 년
빈 배처럼 텅 비어
나 돌아갑니다
수십 년간 정신분열증과 비정상적인 삶을 살면서도 시 창작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시가 그의 삶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한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를 시 창작의 바탕으로, 소재로 삼아 더 깊이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에 동양 철학과 서양의 실존적 탐구가 더해져 완성도가 높아졌다.가령 아래 「虛 위카지노 게임 추천 춤추는」과 같은 시는 노장 사상을 통해 허무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것을 보여준다. 그는 노장사상을 접하게 되면서 신비주의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다.
老子는 다만 도덕경을 썼을 뿐
(그리하여 도덕경이 있을 뿐)
따스한 햇살 아래 돌담길을 돌아가는
저 늙은이보다 더 나을 것은 없다
老子도 늙은이도 있는 세계는 有의 세계이고
老子도 늙은이도 없는 세계는 無의 세계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루한 虛로서의 세계 속카지노 게임 추천
살기 때문에 비로소 아름다움을 되찾으려 애쓴다
虛 위카지노 게임 추천 춤추는 有의 아름다움
아름다움은 무상이니 더 가져가라
마지막으로 인용할 시는 「나는 육십 년간」(전문)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시집에 수록된 이 시에서 그는 '죽어 있는 세계'가 아닌 '살아있는 세계'를 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그의 삶은 사랑까지 포함한 찌개백반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잡탕'이자 온통 뒤섞인 것이었는데 그는 여전히 희망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람이 세차'서 그것도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나는 육십 년간 죽어 있는세계만 바라보았다
이젠 살아있는 세계를 보고 싶다
사랑 찌개백반인 삶이여 세계여
창문을 여니 바람이 세차다
최승자는 한국 문학사에서 실존적 고통과 인간 존재의 비극을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한 독보적인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시는 철저한 자기 성찰과 실존적 탐구의 결과이며, 80년대의 불안과 억압 속에서 개인이 겪는 정신적 분열과 고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최승자는 "죽음과 광기의 천재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단순히 그의 시에 나타나는 어둡고 강렬한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최승자의 시 세계는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사랑과 허무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자아를 담고 있다. 그는 죽음과 광기라는 극한의 체험을 통해 역설적으로 삶의 본질과 의미를 탐구했으며, 철저한 부정을 통해 오히려 더 깊은 긍정에 도달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는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시적 통찰력이 돋보이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아이러니로 가득한 것처럼 그의 삶도 그러했다.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묻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시집이 꾸준히 애독되며, 그의 예전 산문집들이 재출간되기도 한 것이다.
한국 현대 시사에서 '죽음과 광기'를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한 독보적인 실존주의 시인으로 자리매김한 최승자. 그의 삶과 작품 세계는 개인적 고통과 시대적 아픔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피어난 치열한 실존의 기록이다.
참고문헌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현대시인론, <한국현대문학사 강의
카지노 게임 추천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사, 1981
카지노 게임 추천 『즐거운 일기』, 문학과지성사, 1984
최승자 『빈 배처럼 텅 비어』, 문학과지성사, 2016
카지노 게임 추천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난다, 2021
김향라 (2010), 한국 현대 페미니즘시 연구 : 고정희.카지노 게임 추천.김혜순의 시를 중심으로, (박사학위 논문)
이화영 (2019). 카지노 게임 추천 시에 나타난 광기와 분노 사이의 시 읽기. 동아시아문화연구, 77, 155 - 180.
김인옥 (2014). 카지노 게임 추천 시에 나타난 존재인식의 표현 양상 연구. 한국문예비평연구, (43),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