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물 소설
카지노 쿠폰이 놓인 발사대 30개를 세심하게 살피는 마대산에게 눈을 돌리면서 주영치의 마음은 황궁의 연병장으로 되돌아왔다.
정말로 자기 피와 살까지 쓴 건 아니겠지만, 마대산은 고력사가 명령했던 것보다 10개나 더 만들어냈다.
‘부디 별 탈 없어야 할 텐데…. 어쩐지 서두르는 것 같더만….’
이런 생각마저 씨가 될 수 있다고 마누라가 말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주영치는 자기 주먹으로 자기 머리를 쥐어박았다.
발사대는 10개씩 3개 횡대로 열을 지었다.
맨 앞열은 아픈 사람이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듯한 모양새고, 중간열은 한쪽 무릎을 굽힌 것 같았고, 마지막 열은 꼿꼿이 서다시피했다.
발사대 앞뒤와 양옆으로 네댓 보씩 벌렸고, 도화선도 서너 개씩 한데 묶었다.
점화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고력사 나리, 발사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도화선들의 끝을 쥐고 주영치 쪽으로 온 마대산이 두 손을 합하고 허리를 굽히고서 황제 카지노 쿠폰가 타신 말의 고삐를 쥐고 있던 고력사 나리에게 보고했다.
고력사는 황제 카지노 쿠폰를 올려다봤고, 황제 카지노 쿠폰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지노 쿠폰을 날려라!”
“예, 카지노 쿠폰을 날리겠습니다!”
고력사 나리의 명령을 복명복창한 마대산이 숯불통을 꺼내어 도화선들에 불을 붙였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면서 어둑어둑해진 하늘 아래 가느다란 불줄기들이 발사대들을 향해 나아갔다.
펑! 펑! 퍼퍼펑!
폭음과 함께 시커먼 하늘로 불줄기 10여 개가 발사대들 중 한가운데 있는 것들에서 솟아올랐다. 곧이어 군중으로부터 좀 더 멀리 떨어진, 마대산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배치된 카지노 쿠폰들도 폭음을 내고 불줄기를 뿜으며
쉬이이이이이이익!
소리를 내며 날아올랐다.
“꺄아아아악!”
“으허허허헉!”
“용이다! 용님들이 승천하신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아미타불 관세음-음음-관세음보사알!”
“아이고, 카지노 쿠폰! 살려주시오소서!”
사방에서 비명이 터지고 다들 허둥지둥 도망을 갔다.
카지노 쿠폰이 날아가는 게 보이던 쪽과는 반대 방향으로 튀어댔다.
몇몇 대신들과 신라 사신, 왜국 사신 등이나 자리를 꼿꼿하게 지켰다.
물론 황제 폐하와 양 귀비도 그러했다.
양 귀비의 가마꾼들은 이 추위에 얼굴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눈을 크게 뜨고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주영치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이거, 이거, 원~, 단체로 학질이라도 걸린 것 같구먼. 도망을 가고픈 마음이야 솥뚜껑만하겠지만, 정말 그랬다간 사지가 찢어질 것이니…. 역시나 고력사 나리께서 직접 뽑으신 자들이라….’
황제 카지노 쿠폰의 말도 날뛸 만도 했지만 조용했다.
고력사 나리가 바로 옆에서 고삐를 꽉 쥐고 있던 덕이었다.
‘역시나 천하장사시라니까! 황제 카지노 쿠폰의 준마도 꿈쩍을 못하네!’
말이 요동치지 않은 덕에 동요하는 모습을 일절 보이지 않던 황제가 일갈했다.
“저건 용도 아니고, 괴이한 현상도 아니다! 짐을 속이고 이 나라 백성들을 학살하는 역적 안록산을 추포하여 그 추한 머리를 효수하고 그 더러운 살로 젓갈을 만들려고 개발한 신무기일 뿐이다!”
황제 카지노 쿠폰의 당당함 앞에 혼란에 빠졌던 하급관리들과 환관들과 궁녀들도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했다.
곧이어 누군가 두 팔을 번쩍 쳐들고 “황제 카지노 쿠폰 만세!”를 외치자,
여기저기서 “만만세!” “카지노 쿠폰 만만세!” 하는 외침들이 터져나왔다.
대신들과 사신들은 박수를 쳤다.
‘역시나 사자가 이끄는 양의 군대가 양이 이끄는 사자의 군대를 이긴다더니…, 하긴 왕년에 한가닥 하셨던 기백이 어디 안 간 건 분명하구나.’
항간에는 카지노 쿠폰께서 연호를 개원(開元)에서 천보(天寶)로 바꾸신 뒤부터 세상이 흉흉해졌다고 했다.
누이동생인 양 귀비의 베갯머리 송사로 권세를 장악한 양국충 탓이라고도 했다.
아무튼 그 모든 게 다 카지노 쿠폰께서 개원 시절의 모습을 잃으셨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
주영치는 ‘어쩌면 천보 이전으로 돌아갈 희망을 본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신라 사신과 왜국 사신도 동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잘 보니 신라 사신은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고, 왜국 사신은 남의 집 가보를 보는 듯했다.
‘하기야 우리 당나라 군대가 카지노 쿠폰을 들고 신라로 쳐들어갈까봐 두려운 거겠지.’
그러나 주영치가 보기에도 신라 사신의 걱정은 기우일 뿐이었다.
지금 당장 꽃불약과 카지노 쿠폰을 양산해도 안록산이와 싸울 분량조차 제때 다 만들 수 있을지는 옥황상제나 부처님만 아실 일이었다.
카지노 쿠폰은 저게 다니까 말이다.
열심히 만들더라도 안록산이가 오기 전에 고선지 장군께서 지키시는 섬주에 배치하기는 어렵고, 당장 장안성 성벽과 동쪽의 요새인 동관에나 배치하라는 결정이 내려질 게 뻔했다.
‘차라리 고선지 장군께서 동관을 맡으신다면야…. 뭐, 감히 나 따위가 어쩌자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만…. 아무튼 곧 카지노 쿠폰께서 영을 내리신다면 고력사 나리가 도와주셨을 때보다 더 쉽게 양산할 수 있겠지. 그래, 슬슬 정리나 할까.’
허수아비 100개 중에 멀쩡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모두 쓰러진 채로 혹은 선 채로 불타고 있었다.
저것들이 허수아비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황궁 전체에 사람의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했겠지.
뭐, 가는 곳마다 남녀노소 안 가리고 몰살한다는 반란군 놈들에게는 하늘에서 불벼락이 내린 것과 같은 합당한 결과겠다만….
‘헌데 큰 바람이라도 불면 불꽃이 사방으로 휘날리겠구먼. 고력사 나리께 말씀드려 조치를 해야지, 안 그럼 화재가 나겠어.’
황제 카지노 쿠폰와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고력사 쪽으로 주영치는 조심조심 걸어갔다.
바로 그때 실갱이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네놈이 감히 고작 장인(匠人) 주제에 이 양국충을 막으려는 것이냐?!”
“나리, 저것들은 상태가 수상하여 다시 살펴봐야 할 것들입니다! 건드리시면 아니되옵니다! 그래서 불을 붙이지 않은 것이란 말입니다!”
마대산이 양국충에게 애걸하듯이 하는 변명을 듣고서야 주영치는 카지노 쿠폰 대여섯 개가 발사되지 않은 걸 알아차렸다.
‘어쩐지 너무 빨리 만들었다 싶더니만…, 고력사 나리한테 혼날까봐 자리라도 채우려고 갖다놨었나?’
“네놈, 쓸데없는 말이 많구나! 바로 저 양 귀비님의 오라버니이자 이 대당제국의 승상인 양국충이 역적들을 태워 죽일 신무기를 직접 시험해보겠다는데, 뭐, 어째? 혹시 네놈이 쏜 저 불화살들이 실은 아무짝에 쓸모없는데도 네 계교로 신묘한 무기인 양 위장하여 감히 황제 카지노 쿠폰를 속인 것이 들통날 게 두려운 게냐?!”
“그런 게 아니옵고…, 정 그러시다면 소인이 점검하고 도화선도 교체한 뒤에….”
“허허, 이놈아! 네놈이 계속 수작을 부리려는 모양이구나! 당장 꺼지거라! 여봐라! 횃불을 가져오너라!”
마대산이 허리를 구부리고 두 손을 맞잡고서 양국충에게서 몇 걸음 떨어지는 와중에 환관이 양국충에게 횃불을 갖다바쳤다.
‘이거, 이거! 어쩐지 큰일이 날 것 같은데….’
주영치가 부들부들 떨며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황제 폐하도 양 귀비도 마치 여흥이라도 보듯이 웃으며 지켜볼 따름이었다.
아마 꽃불약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몰라서일 것이고, 천한 장인 따위가 멋지게 쏴댄 걸 대당제국의 승상이 못 쏠 리 없잖느냐는 생각도 있었으리라.
“허허! 왜 이리 불이 안 붙는 것이냐?”
횃불을 가져다준 환관이 이번에는 두 손으로 잡아준 도화선의 끝에 횃불을 갖다댔지만 불이 붙지 않았다.
아무래도 눈발 때문에 푹 젖은 모양이었다.
“대감 나리, 도화선이 젖은 모양이니 소인이 도화선을 교체한 뒤에….”
“아, 그놈 참 시끄럽네! 누가 저놈 입 좀 막고 있거라!”
즉시 환관 둘이 달려가 마대산을 좌우에서 붙잡고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환관들의 손바닥에 입이 가려진 마대산의 눈이 공포와 자괴감을 보이는 걸 주영치는 봤다.
양국충은 오른손에 횃불을 든 채 으쓱으쓱 거드름을 피워대더니 횃불을 다시 도화선에 갖다 댔다.
그래도 불이 안 붙자 “에에잉!” 소리를 내고 오만상을 찌푸리며 횃불을 휘저었다.
바로 그때 횃불이 양국충의 손을 떠나 궤도를 그리며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