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주제 - 카지노 쿠폰
아이들이 혼자서 카지노 쿠폰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시기는 언제일까? 뭐 아이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겠지만 빠르면 초등 중학년, 늦어도 중학생 때는 가까운 곳에 카지노 쿠폰를 타고 다닐 수 있을 거다. 내 아이도 5학년 때부터 혼자 연두색 지선카지노 쿠폰를 타고 이웃 동네의 학원을 다녔다. 나는 불안해서 아이가 학원에 오갈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 심장이 콩닥콩닥,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엄마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는 엄마 마음은 전혀 모른 채 혼자 세상을 여행하는 기분이었나 보다. 나중에는 학원을 바꾸자고 해도 혼자 카지노 쿠폰 타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학원을 바꾸기 싫다고 했다. 나의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훌쩍 자란 아이가 씩씩하게 카지노 쿠폰를 타고 학원에 가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는 내가 다니던 중학교 보다 멀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보다 멀었다. 덕분에 나는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걸어 다닐 수 있는 호사를 누렸다. 그래서 카지노 쿠폰를 타고 학교를 다녀 본 적이 없었다. 카지노 쿠폰를 타고 학교에 등교하는 친구들은 나를 부러워했지만, 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다. 특히 회수권을 가지런히 잘라 회수권 통에 보관하는 걸 보면 부러웠다. 나도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아침에 친구들보다 3,40분은 더 잘 수 있는 건 좋았다.
카지노 쿠폰를 타고 다녀 본 적도 없고 심각한 길치여서 어딜 혼자 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마음먹고 공부를 해보겠다고 일요일에 카지노 쿠폰를 타고 보라매 공원 안에 있는 도서관에 간 적이 있다. 공부를 하다가 저녁에 집으로 가는 카지노 쿠폰를 탔는데... 아뿔싸! 비슷한 번호를 잘못 보고 엉뚱한 카지노 쿠폰를 탔다. 그것도 모르고 자리가 났다고 신이 나서 앉아있다가 카지노 쿠폰가 우리 집 방향이 아니라 여의도 방향인 지하보도로 들어가자 사색이 되었다. 그야말로 멘붕. 머릿속이 하얘져서 일단 급하게 내렸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고, 해는 어둑어둑해지고, 너무 무서워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울면서 겨우겨우 공중전화박스를 찾아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카지노 쿠폰 잘못 타서 여의도로 왔어. 어떻게 해. 나 집에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어. 여기서 집에 가는 카지노 쿠폰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몇 번을 타야 하는지 몰라. 어떻게 해. 엉엉”
“야! 길바닥에서 창피하게 질질 짜지 말고 그냥 길 건너가서 니가 타고 왔던 카지노 쿠폰랑 같은 번호 타고 와.”
“엉엉엉. 그 카지노 쿠폰는 집에 가는 카지노 쿠폰가 아닌데 집에 어떻게 가?”
“적당히 아는 곳 나오면 내려서 그냥 걸어와. “
”나 무서워. 엉엉. 엄마가 데리러 오면 안 돼? “
”안돼. 엄마 사랑이 뭐길래 봐야 하니까 끊어!”
“엄마는 딸보다 드라마가 중요해? “
”야, 야, 대발이 나온다. “
”엄마! “
엄마의 배신에 눈물이 쏙 들어갔다. 너무 화가 나서 씩씩거리느라 눈물이 안 나왔다. 엄마말대로 일단 반대편으로 가서 같은 번호를 타고 대방역 아래의 지하보도를 지나 내린 후 집까지 걸어갔다. 그 이후로 씩씩하게 카지노 쿠폰를 타고 다녔다. 카지노 쿠폰를 잘못 탈까 봐 겁나지도 않았다. 인생이야 되돌릴 수 없지만 카지노 쿠폰는 잘못 타면 다시 타고 되돌아오면 된다.
딸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던 우리 엄마에게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이 있다. 폴란드의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 <우리 딸은 어디 있을까?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하는 딸의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바느질 그림책이다. 카지노 쿠폰도 제대로 못 타고 길을 잃어버렸다고 질질 짜고 다니는 한심한 고등학생 딸내미를 키우느라 우리 엄마 참 고생 많으셨다. 드라마 보며 즐기실 자격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