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아미엘 인생일기, 은유 <쓰기의 말들
"영감, 감격, 기쁨은 정신 내부 세계의 일시적인 폭발이다. 인생은 바로 정신생활에 도달하는 것이다."
(76면)
오랜만에 <아미엘 인생일기를 다시 펼친다. 1041페이지의 압박 속에 나는 76페이지를 읽기 시작한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정신 내부 세계의 일시적인 폭발"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좋아서 밑줄을 긋는다.
나는 오늘 책을 읽고 하루를 살아가면서 이런 순간을 몇 번이나 맞이할 수 있을까?
감격, 기쁨, 감사하게도 영감까지 찾아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두꺼운 책을 다시 펼치니 어제 유튜브에서 나민애 교수가 한 말이 떠오른다.
아이와 함께 1년이든 2년이든 읽어야 할책을 같이 읽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같. 이. /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끝까지)
그녀가 추천한 책 중에 "사피엔스"는 내 책장에도 있다. 빨간색 두툼한 양장본의 "사피엔스".
펼쳐보니 126페이지 읽다가 덮어두었다.
그 당시 재미있어서막내아들과 읽으려고 유발하라리의 어린이 만화 "사피엔스"를 사줬는데 우리 둘 다 멈춰있는 상태다.
조만간 다시 꺼내서 읽어야겠다.
1852년의 일기장을 펼친다.
아미엘은 오전 내내 명상에 잠겨있고 진정한 생활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보낸다.
또한 아미엘이 책을 읽으면서 카지노 가입 쿠폰가 쓴 내용에 깊이 빠져드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기 자신을 책 속에 빠뜨려서 몰입하는데 그게 상당한 에너지를 빼앗겼던 모양이다.
"이런 아침나절에는 몇 세기를 사는지 모른다. 그것도 인류가 더듬어온 세기. 실제로 다양한 종족, 종교, 문명과 신을 낳고 죽인 것을 다시 보고, 다시 느끼고, 다시 만들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내 머리가 하얗게 세어 있는 않은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였다". (77면)
얼마나 진지하게 몰입하면 30살의 아미엘이 흰머리가 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이야기할까.
나는 그토록 뭔가에 몰입하고 생각을 확장하고 내 삶에 체화해 본 적이 있었나?
"1852년 9월 21일 (오전 10시)
이제 나는 만 31세가 되었다......... "
서른 살이 넘어가니 아미엘도 심난한가. 실제로 이런 말줄임표가 일기 첫 줄에 있다.
얼른 아미엘의 나이를 계산해 본다.
1821년에 태어나 1881년에 사망했으니 60세까지 살았고 인생의 절반을 넘어가는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이날의 일기는 이를 악물고 썼나 보다.
날짜 옆에 (오전 10시)라고 쓴 부분이 일기 맨 끝 (정오)와 연결된다.
2시간 동안 써 내려간 그의 일기는 다짐으로 가득하다.
"헛되이 보낸 시간은 신에 대한 도둑질"이라고말하는 아미엘.
그의 다짐을 읽어보면서 나도 함께 다짐해 본다.
내용이 길어서 (중략), (...) 표현은 생략하고 이날 일기에서 밑줄 친 문장을 하나로 이어 본다.
"순결, 극명. 자신에게 충실해지고, 본능을 다스리자. 기운을 차리고, 나를 믿자. 가족, 친구, 조국, 모든 카지노 가입 쿠폰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변덕스러움, 나약함과 싸워라. 용기를 가지고 강해져라. 정신과 자유를 지켜라. 신인류, 미래 사회의 출현을 도와라. 사랑하고, 믿고, 일하고, 싸우고, 희망을 가져라. 하찮은 것, 사소한 것에 유혹되지 말라. 목적을 잊지 말라.". (76면)
"생활을 간소하게 하라. 마음보다 시간을, 한 순간 한 순간을 절약하라. 들판을 헤매며 꿈꾸는 산만한 시간은 지났다. (...) 지금은 수확기이다. 보릿단을 묶어야 한다. 열매를 맺어야 한다......."
다부지고 결의에 찬 그의 일기는 절실함과 간절함이 문장 하나하나 가득하다.
아미엘은 인생의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 시기를 수확기라 말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베어 한 단씩 묶어 세워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인생의 열매를 맺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내가 뿌린 씨앗은 어느 정도 자라 싹을 틔우고 알맹이를 달았는가 되돌아본다.
50을 바라보면서 내가 이루어놓은 것은 무엇인가.
척박한 땅에 던져놓은 씨앗들이 그래도 조금 싹을 틔웠나...
때 되면 새로운 씨앗을 뿌렸나.
제때 물을 주고 비료를 주고 바람을 쐬어주었나.
불평, 불만, 원망, 나태 같이 내 삶을 갉아먹는 벌레들이 잎을 갉아먹고 열매를 따가게 내버려 두진 않았나.
그저 망친 농사라고 투덜 되지만은 않았나.
몇 개 달린 알갱이라도 하찮다 하지 않고 정성스레 모아보았나.
나 또한 아미엘처럼 인생에 있어서 수확해야 할 시기가 맞다.
카지노 가입 쿠폰을 묶어두고 새 씨앗을 파종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겸손해져라. 자신에게 집중하고 침묵하라. 순수해져라. 자아에게 질문하라."(78면)
오늘 하루 나의 인생을 회고해 보고 앞으로 다가올 나의 인생을 계획해 봐야겠다.
자아에게 질문해 보자, 너 어떤 인생을 살고 싶니?
은유 카지노 가입 쿠폰의 <쓰기의 말들을 한 페이지씩 야금야금 읽는다.
어제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읽다가 헉헉거려서 한숨 돌리려고 다시 은유 카지노 가입 쿠폰의 책을 펼쳤다.
읽어야 할 책과 읽고 싶은 책으로 나름 나눠 독서초보자인 나에게 독서처방을 하고 있는데 면허 없는 약사처럼 잘못된 처방을 내린 것 같다.
장 자크 루소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읽고 싶은 책이 아니라 읽어야 할 책으로 다시 처방해야 한다.
가끔 읽어야 할 책이 읽다 보면 읽고 싶은 책이 되기도 한다.
이 경우는 반대인데 읽고 싶었는데 읽어내야 하는 책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읽다 보면 바뀔 수 있다.
내가 나름 새벽독서를 시작하면서 아예 루틴으로 "읽어야 할 책","읽고 싶은 책"으로 나눠 읽는 것은 나의 편향된 독서에 괜찮은 처방전이었던 것 같다.
평소라면 펼쳐보지도 않았을 책들에 눈이 간다.
저 안에 무슨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오늘은 은유 카지노 가입 쿠폰가 내가 고민하는 부분을 긁어준다.
"당신의 직업이 무엇입니까? 나는 씁니다." - 롤랑 바르트
은유 카지노 가입 쿠폰가 자신의 직업을 답해야 할 때 망설임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책을 여러 권 내고 유명해도 그런 고민을 한다고?
카지노 가입 쿠폰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에서 "주부"라는 이름에 밴 시큰한 김치 냄새가 싫어 직업을 '기타'라고 선택했다고 한다.
열심히 육아하고 살림하며 주부로 살았지만 사회가 평가 절하한 가사 노동의 "주부"라는 말은 어쩐지 나와 우리들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당당하라고 말하지만 사실 쉽지 않다.
그와 반대로 은유 카지노 가입 쿠폰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직함에 대한 부담감도 이야기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님"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느껴지고 "은유 쌤"이라고 불러주면 오래 입어 목이 늘어난 니트처럼 편하고 좋았다고 말한다.
나도 카지노 게임에 글을 쓰면서 "브런치 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호칭을 얻었다.
이곳에서 글벗들과 다른 카지노 가입 쿠폰들과 글로 소통하면서 "카지노 가입 쿠폰"로 불리게 되었다.
그게 참 멋쩍은 느낌인데 또 좋았다.
내 소개글에 "쓰고 그리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나를 표현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와 "시인" , "화가" 이렇게 딱 떨어지는 이름은 내게 아직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첫 시작 단추는 채웠다.
출간을 하고 등단을 하면나는 당당히 "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말을 내 입으로 꺼낼 수 있을까?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불리고 싶어서 쓰려는 것일까?
카지노 가입 쿠폰 싶어서 쓰는 것일까?
둘 다 일까?
"주부" 대신 "카지노 가입 쿠폰"가 되어보고 싶다는 말은 너무 속물스러울까?
브런치 작자로 시작해 출간을 한 어느 카지노 가입 쿠폰의 말을 <브런치 팝업 스토어 - 카지노 가입 쿠폰의 여정에서 보았다.
"쓰는 카지노 가입 쿠폰이 곧 작가다"
나는 그 말에 용기를 얻어서 글을 카지노 가입 쿠폰 있다.
쓰고 그리는사람, 늘그래.
나는 나를 이렇게 정의한다.
참고 <아미엘 인생일기 동서문화사 2006. 1쇄
참고 은유 <쓰기의 말들 유유 2019. 12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