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삶 6년 차인 나에게 올해 그 답을 찾아볼 기회가 찾아왔다. 글쓰기 모임 날이 다가왔지만, 나는 모임도, 사람도 부담스러웠다. 가야 할 이유는 많았지만,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절실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무 이유 없이 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한 달에 딱 한 번. 각자 쓴 글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 모임에 나는 지난달에도 결석을 했다. 그때는 가족여행이라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엔 그냥 가기가 싫었다. 평소의 나라면 ‘지난달에 빠졌으니 이번 달엔 무조건 가야 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내 기억에 이런 순수한 땡땡이는 처음이었다.
그 마음에 슬럼프, 무기력, 번아웃이라고 이름 붙여도 될까? 그게 뭐든 글 자체가 쓰고 싶지 카지노 쿠폰 건 아니었다. 써서 뭐 하나?라는 무기력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글 이외의 것들이 한없이 피로하게 느껴졌다. 수필을 열심히 써보자 다짐했던 지난해의 후폭풍일 수도 있고, 12월 초 여러 신춘문예 공모전에 응모했으나 보답받지 못한 노력에 대한 실망일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마음을 상하게 피드백에 상처를 받았을 수도.
원인은 분명치 않았지만, 하기 싫다는 마음은 선명했다. 카지노 쿠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마음을 따르기로 했다. 본래도 장기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전보다 더 코앞만 내다보고 살아보자. 당장 해치워야 할 일만 완수했다. 글도 꼭 써야 하는 글만 겨우 썼다.
엄격히 말하면 카지노 쿠폰 않은 삶이란 소설을 카지노 쿠폰 않는 것이었다. 나는 매일 일기를 썼고 종종 블로그에 일상 포스팅을 했고 가끔 수필도 썼다.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후 매달 소설을 1편씩 썼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마감하는 훈련을 5~6년 했더니 그런 루틴이 제법 몸에 익었다. 그렇게 쓴 글 중 스스로 맘에 드는 소설도 몇 편 있었다.
날 괴롭히기도 하고 동시에 기쁘게도 했던 소설을 안 쓴다고 마음까지 천하태평이었을까? 이전에 비해 월등히 많아진 시간 앞에서 나는 문득문득 불안했다. 이래도 되나? 이러다 정말 소설을 못 쓰면 어쩌지? 그런 불안이 마음을 좀먹는다 싶어질 때마다 책을 읽었다. 읽어야 할 책도 읽고 싶은 책도 많아 독서는 일상의 단단한 일부가 된 지 오래였다. 언제나 손 닿는 곳에 있는 책을 집어 드는 건 자연스러웠다.
마치 글을 쓰기 전의 삶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 힘들 때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안 한다고 큰일 카지노 쿠폰 것도 아는데 왜 이 어려운 일을 자처할까? 혼자 많이 고민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읽는 삶으로 돌아가면 행복할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삶에 닥쳐보니 꽤 괜찮았다.
그렇게 2달 정도를 일부러 카지노 쿠폰 않거나 써도 아주 느릿느릿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사실이 있었다.
‘나는 카지노 쿠폰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구나!’
그간 글 좀 쓴다고, 책 좀 냈다고 우쭐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이 내게 건네는 인정과 칭찬의 말 앞에서 카지노 쿠폰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이곤 했다. 처음엔 겸양도 떨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카지노 쿠폰 그런 말을 들을만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스스로 글 쓰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해도 그게 거드름 피울 이유가 아니란 걸 쓰기를 멈춘 후에야 알게 되었다.
또한 이 말은 카지노 쿠폰 않으면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으로 읽히기 쉽겠지만, 내가 받아들이는 건 좀 다르다. 카지노 쿠폰 않으면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게 될 정도로 그것이 내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깨달음에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렇게 날 어떤 사람으로 만들 정도로 의미 있는 일을 찾았다는 기쁨. 언제든 쓰기만 하면 나는 더 의미 있는 사람이 된다는 확신이기도 했다.
도서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 나는 노트북을 담은 백팩을 둘러맸다. 아예 본격적으로 딴짓을 하기 위한 준비물이었다. 선생님의 수업을 한 귀로 흘려들으며 노트북으로 한다는 건 또 글쓰기였다. 다시 시작했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쓰고 있는 새로운 소설.
적어도 한동안 글과 관련된 많은 것들을 아주 느슨하게 해내야겠다고 다짐한다. 지금껏 쉼 없이 써왔으니, 잠깐 멈춰하는 딴짓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잠깐 속도를 늦췄을 뿐이다. 거북이 같은 걸음을 달팽이처럼 더욱 느리게.
나는카지노 쿠폰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얘기. 이순간 나의 무용(無用)은빛카지노 쿠폰 선물이다.그런 내가 훗날 도착할 곳은 어디일까?멈추지 않고 쓰는 나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설레는 기다림으로 콩콩 가슴이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