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머리를 쥐어뜯었다. 늘 그렇듯 노트북 앞에서였다. 쓰고 있는 글이 있는데 글이 안 써졌다. 초고를 이렇게 두서없이 뱉어낸 나를 원망하며 퇴고하던 중이었다. 미니멀리즘에 대한 글이었는데 정작 글은 맥시멀이었다. 언행불일치의 산증인이었다. 민망했다. 너무 생각이 많아 정돈 안 된 것이 문제였다. 덜어내야 할 것이 많은데 뭘 빼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머리숱이 많아 다행이었다.
막힐 때는 주저 않고 돌파구를 찾는 편이다. 하던 대로 하면 현실타개가 안 됨을 그동안 온몸으로 겪었기 때문일 테다. 그래서 안 하던 짓을 강제적으로 해야 하는데 보통은 글감에 대한 인풋을 추가로 넣거나 좋은 글을 읽어본다. 영감도 받고 동기부여도 된다. 오늘은 오랜만에 나의 글쓰기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을 찾게 됐다. 너무 오랜만에 찾아뵈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글쓰기 선생님은 김훈(소설가, 언론인), 김선주(언론인), 김혜리(영화 기자), 김봉현(힙합 저널리스트) 이렇게 총 네 분이다. (모아 놓고 보니 모두 김 씨인 것은 우연이다.ㅎㅎ) 앞의 두 분(김훈, 김선주)은 글쓰기 학원에서 추천받아 알게 됐다. 꽤 많은 글쓰기 선생님들이 추천하셨다. 다양한 작가들을 추천받았지만 두 분이 제일 내 취향이었다. 뒤의 두 분(김혜리, 김봉현)은 스스로 발굴했다. 대중문화 극강의 소비자로서 덕질 과정에서 알게 됐다. 영화와 음악을 더 깊게 파다가 평론가의 글까지 보게 된 경로다. 영화와 힙합과 글쓰기까지 모두 많이 배웠다.
선생님 네 분 중 김봉현 선생님만 현실 선생님이다. 2018년부터 3년 이상 선생님이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에 주 1회 참여했다. 김봉현 선생님과는 안지도 제법 되었고 나도, 선생님도 무난하지 않은(?) 성격이라 매번 티격태격하지만ㅎㅎㅎ 선생님은 선생님이시다. 제일 많이 배웠다. 나머지 세 분은 먼발치서 열렬히 읽고 필사하며 그분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스승으로 모셨다. 스승을 좇아 필사하고 쓰고 피드백받으며 내 글이 읽을만한 꼴을 겨우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 은사이시다.
네 분은 공통점과 차이점(개성)이 있다. 공통점은 모두 건조하고 이성적이고 담백하다. 그리고 통찰이 어마어마하다. 내가 모신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이기에 내 취향이 반영됐다. 개성을 생각해 보자면 김훈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소설가답게 행동위주로 묘사하면서 사실적이고 남성적이다. 김선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따뜻하고 인생을 꿰뚫는 관점으로,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려진 연륜이 느껴진다. 김혜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사려 깊고 표현이 문학적인데 느끼하지 않고 이따금씩 유머로 웃게 만든다. 김봉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깔끔하고 정돈되어 군더더기가 없고 유머코드가 잘 맞는 편이다.
좋아하는 글
-김훈: 칼럼 <라파엘의 집
https://www.hani.co.kr/arti/society/archives/845213.html
-김선주: 칼럼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89176.html
-김혜리: 도서 <영화야 미안해, <진심의 탐닉(인터뷰집),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묘사하는 마음
-김봉현: 도서 <오늘도 나에게 리스펙트(산문집)
모두 굉장한 분이지만 가장 닮고 싶은 분은 김혜리 기자님이다. 책도 다섯 권이나 사서 읽었다. 글쓰기도 글쓰기지만 영화평론까지도 내 취향이다. 그녀가 최다은 PD, 임수정 배우와 함께 진행하는 팟캐스트 <필름클럽을 2016년 1화부터 2020년까지 열심히 들었다. 20년 이후는 코로나로 극장과 팟캐스트에 발길이 뜸해졌다.그녀의 관점은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심연까지 섬세하게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나와 같은 것을 느껴도 그녀를 거치면 지적이면서도 오만하지 않고 따뜻한 표현으로 세상에 나왔다. 팬이 될 이유로 충분했다.
그녀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해 전형적인 공부만 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중고등학생 때(선화예중-선화예고)에는 미술을 전공했다. 평범한 인문계 학교 출신인 내가 봤을 때 예중-예고 나왔으면 찐 예술인인 것 같다.ㅎㅎ 이런 백그라운드 덕분인지 진한 인문학적 깊이에 플러스로 섬세한 예술적 표현이 감탄스럽다. 탁월한 문장가가 이런 분인가 싶다. 그녀는 내 기준 최고의 인터뷰어이기도 하며, 타티와 아로하, 유기견을 입양해 키우시는, 동물을 사랑하는 따뜻한 개엄마이시기도 하다 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문장은 본인을 낮추며 괴로움을 표현하는 부분이다. 겸손하면서도 진솔하고 유머러스하다. 내 눈엔 완벽해 보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인간미랄까. 이런 스타일을 꽤 좋아하지만 나는 여기에서 조금 덜 문학적인 문장을 쓰고 싶다. 담백한 것을 선호하는 나이기에 유려한 문학적 표현들을 스스로 열심히 짓고 다듬는 것은 아직까지는 낯간지럽다.
2022년, 5년 만에 기자님의 신간이 출간됐음에도 읽지 못했다. 먹고 사느라 부동산, 자기 계발 책만 잔뜩 읽었기 때문이다. 오늘 오랜만에 그 신간 <묘사하는 마음을 구매해서 읽었다. 역시나 책머리 글의 첫 문단부터 감탄하며 읽었다. 재미있어서 웃기도 했고 나를 자책하기도 했다. 좀 더 고민해서 말을 살 찌운 표현을 써야 하는데 벼리지 않아 비루한 표현만 쓰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한편으로는 나도 나만의 개성이 담긴 이런 문장을 쓰고 싶은 마음이 일렁이기도 했다. 모든 것이 자극이었다. 역시 막힐 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 찾기를 잘한 것 같다. 오늘도 많이 배웠습니다!
* 퇴사하고 카카오 이모티콘을 만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구매와 많은 사용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이모티콘 구경하러 가기
https://e.kakao.com/t/cafe-moment?t_ch=share_link_w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