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라인 카지노 게임, 미명, 집중
윤봉자 선생 전시회를 다녀오다.
자연을 보고 느끼는 감상은 지구에 사는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그 감상을 표현하는 사람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중에서도 그 느낌을 회화공간으로 가져와서 표현해 내는 이른바 화가들은 더욱 만나기 어렵다.
회화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화가(Painter)라고 부른다. 영어 Painter의 어원 역시 ‘장식하다’ ‘묘사하다’ ‘그리다’에서 왔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화가는 사물을 보고 느낀 것을 회화공간에 옮길 수 있는 매우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그런데 그렇게 묘사된 그림을 보고 느끼는 감상을 글로 옮기는 작업 역시 매우 특별하고 독특한 세계다. 개인적으로 이런 일을 상당 기간 해 오면서 점점 그림을 통해 화가를 이해하고 화가가 마침내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윤봉자 선생(이하 선생)의 그림을 보면서 느낀 점을 나는 세 단어로 표현했다. 오늘 전시회에 가서 관람자들 방명록에 그렇게 썼다. 즉 ‘불투명’, ‘미명’,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다.
선생의 그림은 경남 진주에 있는 진양호 주변으로 난 자전거 길에서 마주했던 풍경이다.(이것은 선생의 말씀이다.) 보통의 우리에게는 특별할 것도 없는 그 길에서 선생은 영감을 얻고 그 풍경을 잘라 자신의 캔버스에 옮겨 놓은 것이다. 잘려 캔버스에 들어간 풍경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불온라인 카지노 게임
일반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한 것의 반대가 불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부정적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회화 공간에서 불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 읽히는 것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반대가 아니라 선명鮮明의 반대 이미지다. 현대 회화의 장르 중에 극단적인 선명에 초점을 두는 극사실주의(Hyperrealism) 회화도 있기는 하지만 회화의 본모습은 대상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해석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18세기 영국의 극단적인 경험론자인 ‘데이비드 흄’은 그의 책 『취미의 기준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미적 기준의 핵심으로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Of the Standard of Taste』 David Hume. Liberty Classics. 1993. 226~27쪽)
다양성과 선명함은 반비례하며 심지어 서로를 배척하기도 한다. 다양성의 여러 유형 중 하나가 바로 ‘불투명’이다. 사물을 보고 느낀 감상을 이것으로 표현한 것이 선생의 작품이 가진(최소한 나의 기준으로는) 미감未感의 핵심이다. 경계를 흐리게 하고 그 흐린 경계와 경계의 사이로 나의 시선을 유도하는 선생의 작품들을 보면서 내가 가진 사물에 대한 미묘한 경계를 반성하기도 했다. 사실 나의 임무는 분석이기도 하거니와 타고난 천성이 사물을 헤집어 보고 그 이면을 들춰내는 것인데 선생의 작품을 통해 약간은 부드러워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미세한 압력을 느끼기도 했다.
2. 미명
미명은 새벽이다. 새벽은 밝지 않기 때문에 불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자주 섞이기도 한다. 서로 분리해 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큰 묶음 안에 두기도 한다. 작품들 중에 새벽을 묘사한 작품은 거의 없지만 나는 전시장에서도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줄곧 새벽의 이미지와 함께 했다.
이유를 생각해 본다. 역시 위 불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부터 유래되었음을 자인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선생의 작품은 서양의 재료와 도구로 완성되었고 표현방식, 나아가 질감까지 모두 동양의 회화와는 전혀 다르지만 각각의 작품 밑으로 묘하게 흐르는 정신은 동양의 회화론 중 전신사조傳神寫照(정신이 전해져 그림으로 드러남)에 해당한다. 즉 불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가지는 속성이 내가 가진 새벽의 느낌과 혼재되어 나에게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된다.
키 작은 관목으로부터 제법 키가 큰 나무에 환한 꽃이 피어 있는 풍경, 그 뒤 짙은 그림자, 강물(진양호 호수길 주변), 낮은 언덕, 저녁노을, 희미하게 표현된 먼산……(도판 참조)
서양회화에 대한 미학적 접근은 학자들마다 진 출입과 경로가 다르지만 본질은 아름다움에 대한 견해가 핵심이다. 사물을 색채로 형용하고 그 형용의 과정에 도입된 빛과 그림자로부터 캔버스에 칠해진 물감의 질감까지 모두 미적 기준을 통해 역으로 추론해 내는 것이 서양 미학의 중요한 작업이다. 동양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미세한 차이는 있다.
중국의 유명한 화가이자 화론가인 왕유는 그의 책 『산수결山水訣』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연의 성정性情을 표현하여 조화의 세계를 이루며, 혹은 작은 크기의 그림으로서 백천 리의 넓은 경치를 그린다. 또 동서남북이 눈앞에 전개되어 있고, 춘하추동이 붓 끝에서 생겨난다.”(129쪽)
선생의 그림 속에 자연이 왕유의 묘사와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림 전체를 통해 나는 여전히 새벽을 생각하고 있다.
3. 온라인 카지노 게임
흔한 풍경을 캔버스에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카메라를 자주 사용하면서 어떤 풍경은 어디에서 잘라야 할지 순간적으로 많은 고민을 한다. 파인더에 나타난 것은 이미 잘린 것이고 카메라 밖은 연결된 풍경이다. 내 눈과 카메라의 파인더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고도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력이 없으면 캔버스에 옮긴 풍경이 옮기지 못한 풍경보다 못할 수 있다. 따라서 화가에게는 엄청난 온라인 카지노 게임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선생이 묘사한 풍경은 진양호 주변에 계속 이어진 길들이며 강이다. 어느 지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는 화가의 결정이지만 캔버스에 옮겨진 것을 보는 관람자에게는 그저 그런 풍경이어서는 곤란하다. 분명하고 예리한 이유가 각각의 그림에 있다. 그 모든 것 뒤에 화가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력이 존재한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그림을 보았다. 그리고 그림이 낮게 걸려 있어서 무릎을 굽히고 몇 작품은 유심히 보았다. 사진을 찍는 것이 실례일 듯하여 눈으로 인상을 담아왔는데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그 느낌은 꽤 남아있어 이 글을 쓴다.
진양호 물빛 갤러리에 한 번쯤 가 보시라! 일상의 풍경이 예술로 승화하고 동시에 어떻게 오래 인상에 남는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