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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r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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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山獨久立 (공산독구립) 빈 산에 홀로 서 있다가,

適時自小赤 (적시자소적) 때가 되어 스스로 붉어졌네.

過冬如一日 (과동여일일) 지난겨울도 하루 같은데,

今春幾許惜 (금춘기허석) 올봄은 얼마나 애석할까?


2025년 3월 23일 오전. 인근 지역에 큰 산불이 나서인지 매캐한 냄새가 이곳에도 가득하다. 지금 산은 그야말로 불쏘시개 그 자체다. 바싹 마른나무와 바닥에 깔린 낙엽에다가 적당한 바람까지 부니 불붙는 조건으로는 최상이다. 귀중한 인명 손실에 이재민까지… 불씨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될 텐데…


진화 작업 하시는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다른 산 길에 있다. 산 길에 이제 막 올라온 진달래 꽃망울을 본다. 꽃망울의 마음이 되어 짧은 글을 지어 본다.


* 연각카지노 게임 pratyeka-buddha: 홀로 연기법을 깨달았다 해서 연각이라 하며, 벽지불 또는 독각獨覺이라고도 한다. 연각은 불교의 가르침을 듣고 도를 깨닫는 성문聲聞과는 달리 외부의 가르침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자연현상과 인연의 법칙을 관찰함으로써 깨달음을 얻은 자이다. 그리고 자기만의 깨침을 목적으로 삼아 산림山林에 은둔해 중생을 제도하지 않는 독선자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보살행이 부족한 깨달음이다.


석가모니도 보리수 밑에서 인연의 법칙을 관찰해 정각正覺을 이룬 뒤 선정禪定의 상태에서 깨달음의 즐거움을 누리는 한편, 자기가 깨달은 인연의 이치를 중생들에게 어떻게 전파할 것인가를 고심했다. 그러나 정각正覺의 진리가 너무 어려워서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대로 열반(몸에 불을 끄고 피안으로 가는 것)에 들어버릴까 하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의 상태를 연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범천梵天이 석가모니 앞에 나타나서 법을 설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타락과 고뇌가 더할 것이므로 마땅히 설법해야 함을 간청했고, 이에 석가모니는 중생교화를 결심했다. 마침내 석가모니는 연각이 아니라 부처이다. 그러나 불교의 역사에는 연각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연각의 가르침도 없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성문→연각→보살→부처’라 해서 성문보다 연각을 우위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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