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당찬 우리반 실장 윤아.
그 때는 내가 너무 솔직히 어려서 자신이 없었다.
지금 내가 이런 제안을 받았다면 당당히 감사하게 했을 텐데 이것도 용기가 없어 그 당시 하지 못해서 내가 후회하는 일이다.
새로 이동한 시골 I중학교에서 중 3 담임을 맡게 되었다. 겨울방학과 겹쳐서 출산 휴가도 덜 끝났는데 학교를 이동하게 되니 출근을 안 할 수가 없다. 요즘처럼 출산휴가는 세 달도 아니고 두 달인데 3주 정도 밖에 안 남았으니 기간제 교사를 불러 주지도 않았다. 출산 휴가 중이라고 해도 학교에서는 3학년 담임을 맡으라고 했다.
그날은 실장 선거를 하는 날이다.
후보 추천을 하라고 하니 5명 정도 이름이 불리었다. 소견발표를 하라고 하니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이제 중3이 되었으니 고등학교 입학에 신경을 써야 해서 실장은 못 하겠습니다.”
J시와 가까워 부모들이 자녀를 좀 더 큰 곳, 좋은 고등학교로 보내기를 원했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추천한 아이가 무색하게
“엄마가 실장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등 주로 이런 말들을 하는데, 아직도 생생하게 윤아가 한 말이기억이 난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예쁘고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제가 1, 2학년 때 실장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실장이 되면 최선을 다해서 우리 반을 위해서 일할 것입니다. 혹시 제가 실장에 떨어져도 우리 반을 위해서 뒤에서 열심히 도울 것입니다.”
전부 서로 안 하겠다, 못 하겠다고 치밀고 있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가 또박또박 이렇게 말하니 모두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거의 압도적인 표로 당선되었고, I중학교에서 1,2,3학년 전체 9반 중 우리 반이 유일하게 여학생이 실장이 되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일 년 동안 자신의 말처럼 성실히 실장으로서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담임을 많이 도와주었다.
책장에 많은 앨범들이 꽂혀 있는데, 유난히 손때가 묻은 앨범이 있다. I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졸업하면서 나에게 만들어 준 앨범이다. 졸업할 때 학급 대표인 윤아가 나에게 앨범 선물을 주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그 정성에 깜짝 놀랐다.
앨범 속에는 한 면에 한 명씩, 우리 반 학생 번호 순대로 나에게 한 장씩 편지를 썼으며, 소풍이나 체육대회 등 나와 찍은 개인별 사진을 넣었다. 사진이 없는 학생은 미안하다며 편지를 대신 길게 썼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 명씩 모두 재촉해서 편지와 사진을 받아서 정리했을 텐데...’
그 기발한 아이디어와 정성에 감동을 받았다.
가끔씩 사진과 편지를 보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고 사진 속의 그 학생이 그 얼굴로 생각난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공부도 열심히 해서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세월이 많이 흘러 내가 거의 30대 후반이되었을 무렵 윤아에게서 연락이 왔다. 결혼을 한다며 나에게 주례를 해 달라고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울산에서 논술학원을 경영하고 있었다. 신랑은 우리 반 남학생 준호였다. 신랑은 울산에서 회사를 다닌다고 했다.
윤아와 준호는 직접 찾아와서 제일 기억나는 선생님이 나라며 여러 차례 간곡히 주례를 부탁했다.
그때 나는 속으로
‘이제 나이가 사십이 되어가는데, 안동에서 여자가 주례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나 자신도 완벽한 결혼 생활도 못하고 세 아이를 정신없이 키우며 부모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주례를 할까?’
하는 자격지심에 부끄럽기도 하고 거절했었다.
윤아와 준호가 우리 반 제자였으니 제일 기억나는 선생님이 나였을 텐데...
그때 무료 카지노 게임와 준호는 얼마나 상심했을까? 두고두고 후회되는 일이다.
지금 주례하라고 한다면 당장 했을 것이다.
결혼식은 신라 예식장이어서 가서 축하해 주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지만, 윤아와 준호는 마음속으로 많이 섭섭했을 것이다.
그때 왜 나는 용기가 없었을까? 지금이라면 기꺼이 기쁘게 해 주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가 영어 교사에서 특수 교사로 전과하고, 출장을 가서 윤아의 동생을 보았다. 나에게 윤아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동생을 통해 내 번호를 받고 전화를 해왔다.
선생님 생각만 해도 눈물이 왈칵 난다며 한참 동안 둘이 서로 안부를 묻고 통화를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도 아이 둘 키우며 이제 학생들 가르친 지20년이 되어가고 첫 제자가 곧 결혼을 한다고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도 이제 주례를 할 나이가 되었다.
아무리 우리들 인생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무료 카지노 게임는 꼭 한번 만나러 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