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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Feb 19. 2025

나의 일속에 숨은 카지노 게임

내가 많은 글을 통해 일에 대한 카지노 게임 찾기를 시도하라고 하는 이유는 하나 밖에 없다.

이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기쁨의 양보다 고통의 시간이나 상처 받는 횟수가 더 많은 일이어서다.

그런 일을 함께 하는 동료들이나 이 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덜 상처받고 조금 더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유일한 이유다.

그래서 광고라는 업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광고는 서비스업이라 이야기 하기도 했고, 광고로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도 이야기 했으며 광고는 그저 밥벌이 수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취준생이나 사회초년생 혹은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우리 아들 같은 중고등학생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좋아하며 잘 하는, 거기에 더해 카지노 게임까지 있는 일을 찾는 다면 그 만큼 행운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단언하자면 그런 일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건, 광고 카피로 적당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서 조금씩 카지노 게임를 찾아가면 된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인쇄소 사장님이라는 단어에는 화려하고 멋있는 직업적 뉘앙스가 없다. 오늘 롱블랙의 인터뷰는 청산인쇄라는 인쇄소의 대표님이 주인공이었다. 롱블랙은 해당업에 특별함이 있는 분들과의 인터뷰를 많이 한다. 유명한 브랜드의 관련자는 관심이 가지 않지만 낯선 브랜드나 낯선 카테고리가 보이면 클릭하고 싶어진다.

처음 들어본 회사인데, 처음 들어본 인물인데 롱블랙은 왜 이 회사를, 이 인물을 다뤘을까? 라는 호기심이 일기 때문이다.

청산 인쇄 대표님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동료나 후배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의 카지노 게임는 어떻게 찾아가게 되는지 그렇게 찾은 카지노 게임는 나를 어떻게 감동시키고 또 나를 얼마나 밀고 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청산카지노 게임는 작은 카지노 게임다. 다른 카지노 게임에서 귀찮아 만들지 않거나 못한 인쇄물을 만들어줘서 유명해졌다.

대표는 지금의 일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걸 한번 보실래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에서 만든 전국 한지 샘플북*이에요. 각 지역의 전통 한지를 모아, 마치 벽지 샘플북처럼 만들었지.

가끔 사람들이 물어요. 그리 많지 않은 수량인 데다가 만들기도 어려운 걸 왜 하느냐고요. 그럼 저는 말해요. ‘전통 한지를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카지노 게임 있지 않느냐’고"


"저는 인쇄로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왜냐고요? 우리가 디자이너의 그림과 글을 마지막에 실물로 만들어내잖아요. 상상을 현실로 찍어내는 사람들인 거지"


전국 수 많은 인쇄소의 일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업의 카지노 게임를 찾은 건 아니었다.


"제가 카지노 게임를 시작한 지는 34년. 이 업에 몸담은 지는 39년 됐습니다. 오래 했습니다.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에요. 세월의 무게만큼 힘든 일도 많았죠. 뭐, 뻔한 이야기예요. 다 똑같이 밥 먹고 살려고 일하는 거지. 요청받은 일을 끝까지 알아보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그렇다고 대단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니고요."


"제가 처음부터 이 일을 즐긴 건 아니에요. 처음엔 그냥 먹고 살려고 시작한 일이었죠"


지금은 인쇄가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믿으며 일을 즐기고 있지만 누구나 그렇듯 그 역시 인쇄 일은 먹고 살려고 시작한 일이었다.

직업의 귀천이 없다지만 사실 인쇄업은 누구나의 동경을 받는 일은 아니다. 하물며 인쇄업이 '감동을 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광고업에 숨겨진 카지노 게임는 차고 넘칠 것이다.


" 일단 직업을 택했으면, 버티며 최선을 다하는 거죠. 그럼 어려운 상황도 뚫릴 수 있다는 걸 경험했어요.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죠"


"인쇄라는 일의 즐거움은 좀 더 나중에 알았어요. 사업이 자리를 잡은 뒤부터였죠. 내가 살만해지니까, 다른 사람의 어려움도 보이기 시작한 거야.

저는 누군가 공들여 만든 작업물을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어요. 그 마음이 너무 귀해 보였거든요. 이걸 지켜주고 싶어서 제가 아는 지식을 동원하기 시작했죠"


밤을 새고 욕을 먹으면서 일을 하다보면 '나에게 이 일이 맞나?' 하며 도망칠 곳을 찾는 업계 동료들도 많다. 하지만 버티며 최선을 다하고 그래서 잘 하다보면 언젠가 일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낮은 연차와 그에 적당한 부족한 실력 때문에 하루 하루 버티는 것도 힘든 후배들도 연차가 오르면 그에 맞는 실력이 쌓이고 여유가 생기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여유가 생기면 조금씩 나만의 일의 카지노 게임를 찾을 수 있는 날이 온다. 그런 시기가 오면 나의 일이 더 좋아지고 일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경험을 맡보게 된다.

그래니 지래짐작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할 필요 없다. 지금의 나를 힘드게 하는 것들 역시 영원하지 않다.


비딩을 끝내고 선정 축하메일을 보낸 모 기업이 2차 피티를 요청했었다. 2차 피티에서 기업의 대표님은 펜타클이 만든 전략의 유효함과 마음에 드는 크리안까지 지정하며 펜타클의 노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며칠 후 기업의 CMO는 달랑 메일 하나를 보내서 선정을 철회하고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3개월의 고생이 물거품이 되었다.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새로운 유형의 빌런들이 등장하는 곳이 광고판이다. 업의 카지노 게임 없이 이 일을 하다가는 정신병자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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