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카지노 게임 사이트
포카라에서 지프를 타고 등산로 입구까지 오르는 것으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시작된다. 지프는 여럿이 탈수록 인당 차비가 저렴해진다. 총 일곱명이 탈 수 있는데 지금까지 여섯명이 모였다. 이대로 출발해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지만 이때 지프를 못찾아 헤매는 한명이 짠하고 나타나 준다면? 상부상조 일석이조다.
"앗, 저분 한국인이다! 대박. 내가 가서 말 걸어볼게."
때마침홀로 외롭게 지프를 기다리는 한 남성분을 발견했다. 첫눈에 한국분 같아서 당당하게 내가 나섰다.
"안녕하ㅅ.."
"니슈쭝궈런마?"
앗. 잘못짚었다. 내가 한국말로 시작하기도 전에, 다가오는 나를 먼저 발견하신 그분이 급 화색을 띠시며 '중국인이세요?'하고 중국말로 물어온것.
"앗. 헬로우. 아임 코리안. 나이스 투 밋 유."
"아~ 코리안. 하하."
어쨌든 지프를 기다리고 계셨던 건 맞았기에 혹시 원하시면 우리 지프에 같이 타고 가자고 제안했다. 그분도 싸게 가려고 자리가 거의 찬 지프를 찾고 있던 거라서 잘됐다며 같이 가기로 했다.
지프는 우리를 '간드룩'이라는 마을에 내려주었고 본격적으로 ABC 산행이 시작되었다. 히말라야 등산 루트는 중간에 마을들이 있어 쉬어가기도 하고 숙박도 가능하다. ABC 루트도 이런 식으로 4박 5일 정도를 걸으면 다녀올 수 있다고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로 오는 바람에 식사를 못했더니 뱃속이 요동을 친다. 금강산도 식후경. 제 아무리 히말라야라도 식사가 먼저이기에 우린 아침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오? 헬로우!"
식당엔 아까 같이 지프를 타고 온 중국사람이 앉아 있었다. 우린 자연스레 합석을 해서 셋이 함께 식사를 했다. 중국친구의 이름은 '수OO'. 성은 '수'인데 이름은 중국어 발음이 어려워서 기억이 잘 안난다. 그래서 우린 그를 'Su'라고 불렀다. 그는 베이징에 살고, 고향은 베이징 근처의 작은 도시인 '꾸이링'이라도 했다.
"너희 이 담에 베이징 오면 연락해. 내가 드라이브 시켜줄게."
호오. 베이징에 가면 Su에게 꼭 연락해야겠다.
"고마워. 너도 한국 오면 꼭 연락 줘."
이렇게 대화내용만 보면 무슨 아침만 먹고 헤어진 사람들 같지만 우린 이때부터 하산할 때까지 쭉 같이 등산을 했다. 원래는 Su가 혼자이기도 하고, 한 10kg은 되는 가방도 너무 무거워 보여서 도와주려고 같이 등산을 한 것이었다. 근데 막상 Su의 도움을 더 많이 받은 것 같다. 그의 가방은 무슨 도깨비 주머니처럼 없는 게 없었다. 중국에서 가져온 간식, 네팔에서 산 상비약, 샤워 대용으로 닦을 수 있는 물티슈, 보조배터리 등등. 빈손으로 여벌옷 정도만 두세벌 챙겨서 털레털레 온 우리와 달랐다.
걷다가 남편의 무릎 통증이 심해지자 Su는 기꺼이 갖고 있던 등산 스틱 중 하나를 내어주었다. 우리는 Su에게 무릎 보호대 하나를 나눠주었다. 좀더 걷다가 내가 파키스탄에서 다쳤던 꼬리뼈의 통증이 심해지자 Su는 네팔에서 산 바르는 파스를 주었다. 아주 효과가 좋았다. 또 걷다가 땀을 너무 흘려 기력이 달릴 때는 Su가 중국에서 가져온 사탕을 주었다. 오래 걸으니 가방이 가장 무거운 Su가 뒤쳐지기 시작했다. 우린 그의 가방에서 몇 가지 물품을 꺼내 우리 가방에 나눠 담았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없는 걸 채워주고 서로의 짐은 덜어주며 같이 걸었다.
산에서는 등산객들 말고도 '포터'라고 불리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등산객들의 짐을 대신 날라주는 일을 하시는 현지분들이다. 짐과 연결된 넒은 끈을 이마에 걸치고 산을 타시는데 그 무거운 걸 메고도 우리보다 훨씬 빠르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는 모습이 그저 경이롭다. 한번은 길가에서 쉬고 계신 한 포터를 만나서 옆에서 같이 쉬는데 짐의 무게가 궁금하여 여쭈었다.
"아 이거요? 60kg 쯤 될걸요?"
"헉. 한번 들어보고 싶었는데 제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워서 못 하겠네요."
"껄껄. 한번 해보세요. 저는 몸무게가 60kg인데 100kg도 들어요."
본인 몸무게보다 더 나가는 짐도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사람들이 바로 포터분들이다. 전문 등산화도 아니고 낡은 운동화를 신고도 뚜벅뚜벅 잘만 걷는 등산 고수들. 심지어 어떤 분들은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가는 것도 보았다.
해가 중천을 넘어갈 때까지 우린 거의 쉬지 않았다. 걸을 만큼 걸은 것 같은데 아직도 다음 마을인'지누단다'는나올 생각을 않는다.
"헉헉. 우리 어디쯤이야?"
"구글지도에서는 보니까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
"뭐어?"
우리 세 사람 다 그 자리에 멈춰급히 핸드폰 지도를 들여다 보았다. 정말로 우린 지누단다로부터 멀어지는 중이었다. 우리가 택한 길은 지누단다를 통과하는 길이 아니라 좀더 머얼리 돌아가는 또 다른 길이었던 것이다.
"이런.. 아니 그런데 사실은 지누단다에서 시작할 줄 알았어."
"나도야. 그런데 지프가 간드룩에서 멈추더라고."
남편과 Su의 대화를 듣고 나만 벙쪘다. 지도를 대충만 보고 온 나는몰랐는데 남편과 Su는 지누단다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작을 하면 등산 루트가 단축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카지노 게임 사이트 우리가 잘 모르고 탔던 지프는 지누단다가 아닌 간드룩에서 멈추었고 우린 그렇게 몇시간을 더 걷는 루트로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간드룩에서 애초에 다른 방향으로 산을 올랐기에 조금만 걸으면 나올줄 알았던 지누단다는 점점 멀어지는 게 당연했다.
"이렇게 된 이상 계획을 수정한다!"
오늘의 목표는 간드룩카지노 게임 사이트 '시누와'까지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연 변수가 생겼기에 시누와 바로 전 마을인 '촘롱'카지노 게임 사이트 머물기로결정했다.
아직은해발 2000m에 가까운산의 아주 아래쪽이기에 낮에는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도 등산을 할 수 있었지만 밤이 다가오자 산공기가 차다. 촘롱카지노 게임 사이트 오늘 쉬어갈 롯지(lodge, 오두막이라는 뜻으로 산행 중 쉬어가는 숙소를 롯지라 부른다.)의 주인 가족은 우리가 저녁을 먹는 동안 난로에 땔감을 넣어 훈훈하게 불을 지펴주셨다.달밧이 아주 맛있어 싹싹 긁어 먹었더니 접시가 깨끗해졌다. 그러자 주인 아저씨께서 빈 접시 위에 밥과 반찬을 좀더 올려 주신다. 한 접시만 시킨 달밧이 마술처럼 두 접시가 됐다.
그동안 숱하게 산행을 해왔지만 숙박을 해가며 몇박 몇일산을 타기는 처음이다. 며칠을 연달아 산행하는 것은 또 다른 기분이다. 중간에 힘들면 언제든지 쉬거나 짐을 풀고 묵어갈 수 있고,카지노 게임 사이트 잘못들거나 조금 돌아가더라도 여차하면 1박 더하면 된다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밤이면 물소리와 나무 스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에 들고 아침이면 새소리에 깨어나는 멋진 날들이 이어진다. 오늘이 끝이 아니기에 다음날 또 어떤 경치가 펼쳐질지 매일 기대하게 되는 설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