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향한 지지이며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헌법재판소는 헌법 재판관 8인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카지노 게임을 선고했다.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카지노 게임한다.
이 한 문장이 진정 예상 밖이었다는 듯어젯밤 쏟아낸 염려가 무색할 만큼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다거나 누가 다쳤다거나 누가 죽었다는 뉴스는 없었다. 선고 전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 탄핵을 반대카지노 게임 사람들 중 40%가 헌법 재판소의 선고에 승복하지 않을 거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혹시라도 2017년 3월 10일처럼 큰 충돌과 유혈사태, 사망자 발생이라는 비극이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걱정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성숙했다. 숨 죽여 눈물 흘리거나 답답함에 소리를 질렀는지는 몰라도 자신을 해치거나 타인을 해코지하지 않았다. 사실, 이 장면이 윤석열 카지노 게임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진정 윤석열 씨가 대통령으로서 하는 말과 주장을 신뢰했던 것이다. 적어도 자신들이 보낸 지지라는 신의를 간단히 저버리는 비겁한 사람들은 아닌 것이다.
정치인들과 선동에 앞장서던 단체의 우두머리들은 달랐다. 전날 까지도 대통령을 지키는 일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라 말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지키려던 건 대통령 윤석열이 아니라고 했다. 기각과 각하의 성격이 전혀 다름에도 자신에 차서 기각, 각하일 수밖에 없다던 입은 꾹 닫혔다. 사과하는 사람도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파면 당사자인 윤석열의 첫 메시지는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는 거였다. 덧붙인 말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였다. 마치 자기 스스로 부족함을 실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듯한 메시지다.
선고문 속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라는 문장이 없던 것처럼, 그 앞에 적힌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습니다"라는 말은 애초에 자신의 책임이 아니었다는 것처럼, 어느 때와 다름없이 또다시 지지자와 국민을 배반한 것이다. 이 메시지가 지지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을까.
선고 당일임에도 텅 비어 적막한 한남동 관저 앞 풍경이 그 의미를 보여준다. 대통령이 아닌 윤석열은 더 이상 지지의 대상이 아니라는, 지키거나 회복시키기 위해 자신과 우리를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선언 아닐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말도 참으로 가벼웠다. 첫 번째가 현실부정이었고 다음은 카멜레온도 놀랄 만큼 즉각적인 태세전환이었다. 다음 대통령 자리가 자기 앞에 놓인 것처럼 굴며 벌써 지자체장 자리를 내놓는가 하면, 원내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일갈했고, 여러 잠룡들은 표현은 달라도 하나 같이 지나간 건 묻고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자신들이 대통령으로 세운 이의 과오에 대한 반성이나 사죄, 책임은 물론 지지에 대한 철회나 자신들의 말을 믿고 힘을 보태준 지지층 국민들에 대한 사과는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보수 원로조차 10년도 안 되는 기간 내에 두 명의 대통령이 탄핵되고 파면되는 파국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하는데도 잘못으로 인한 결과는 있으나 잘못이 있는 사람은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반성보다는 자신의 의견과 다른 쪽을 공격하거나 더 극단으로 치우친 지지층에 호소하는 못난 모습. 이것이 민낯이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지지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인에게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모습. 그 얼굴들이 거기 있었다.
이슈가 되지 않으니, 돈이 벌리지 않으니 사라지는 선봉대도 다르지 않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속인 놈은 나쁘지만 속은 놈도 잘못이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온갖 증거와 주장, 여론을 빌미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가 쓸모가 다 하니 무책임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발뺌할 준비를 서두르는 장면. 정말 속은 사람에게 잘못이 있고, 그 잘못이 어디에 하소연하면 욕을 먹을 정도로 중대할까. 믿고 싶은 마음, 신뢰하는 사람을 향한 지지가 무지했고 눈멀었으므로 구제될 수 없는 걸까.
사회의 중진이라 하는, 현명하다고 하는 정점에 있는 학자, 정치인, 언론인들이 하나 같이 이것은 진실이다라고 말하는데도 그런가.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자신은 모든 걸 걸고 지키겠다고 앞장서는데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는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인들, 교주의 말은 어겨서는 안 되는 절대적 명령이라고 믿게 된 사람들, 그루밍과 가스라이팅 같은 고도의 심리 조작의 피해자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외면당하는 게 당연한가. 그들 모두가 나쁘다면 누가 가장 큰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가.
적어도 정치인 중에는 책임지고 은퇴든 사퇴든 하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는 게 이제 놀랍지도 않다.
지지자들이 보낸 지지는 누구를 향한 것이 되었는가.
정치인들이 열 올리던 정치는 누구를 위한 정치였는가.
국민은 이미 심리적 내란 상태에 빠진 지 오래이므로 이제는 치유와 진정한 이해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입으로는 말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정치는 최악의 정치다.
내란 수괴를 옹호카지노 게임데 앞장서던 국회의원들은 모두 어디 갔는가.
지금도 내란이 아니었다, 그건 계몽이었다고 말할 셈인가.
내란 선동, 내란 동조에 앞장선 정당의 앞날엔 무엇이 있는가.
내란 선동을 계획했다는 이유로 정당이 해산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 정당의 대표가 짧지 않은 실형을 선고받은 게 고작 10년 전 일이다. 그때 정당 해산과 대표의 실형 선고에 목소리를 높였던 새누리당은 국민의힘의 전신. 같은 논리로 내란을 선동하고,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이 당연하고 그 당대표와 선동에 가담한 의원들의 실형 선고 역시 동일한 잣대에서 단죄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책임질 시간이다. 실컷 휘둘렀으니 이제 겸허하게 책임질 마음의 준비를 서두르시길.
죗값을 모두 치른 후에 다시 한번 자신과 자신들을 향한 지지를 호소하기를 바란다.
개운한 게 분명한데 서글프다.
언제까지 정치인과 정당으로 국민이 갈라져 다투고 갈등해야 하는지.
그 갈등과 다툼으로 이익을 보는 이는 보통의 국민이 아닌 1%는 될까 싶은 소수의 배신자들인 것을.
여전히 아픈 밤이 깊어 간다.
국민을 선동하고 갈라지게 하는 정치인들에게 윤석열 카지노 게임 선고의 문장 중 하나를 가져다 주문을 선고한다.
"피청구인은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가짜 국회의원과 가짜 선동가들의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됩니다. 이에 국민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가짜 국회의원과 가짜 선동가들을 카지노 게임한다.
껍데기는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