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웨딩촬영을 하고 어언 10년 만에 친구의 웨딩촬영을 다녀왔다. 동생의 웨딩촬영을 제외하면 누군가의 웨딩촬영장에는 처음 지원사격을 나간 것이었다. 게다가 나는 야외촬영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라는 말에 '그럼 나는 인간 난로가 되겠어!' 하며 당찬 포부와 함께 달려갔는데, 나의 친구는 정말 강했다.
친구의 웨딩촬영장을 방문하게 되면서 어떤 것을 챙겨가면 도움이 될까 고민하게 됐다. 나의 웨딩촬영부터 동생의 웨딩촬영까지 복기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되짚어보다가 기억이 머무른 곳은 동생 웨딩촬영장에서 먹은 케이터링 서비스였다. 동생의 친구가 하는 업체였고, 결혼을 축하한다며 선물로 보내준 도시락은 진심으로 맛있었다. 크루아상을 좋아하지 않은 내가 그 자리에서 촬영하는 동생을 뒤로하고 세 박스나 먹어치웠으니 말을 다했을 정도다.
사실 동생에게는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동생의 결혼을 반대하고 싶었다. 웨딩촬영까지 하는 마당에 무슨 반대냐, 싶지만 마음이 그랬다는 거다. 게다가 '둘이 좋다고 하는데 네가 어찌 말리겠냐'는 남편의 만류에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자식 가진 부모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내 동생이라면 더 좋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미련이 자꾸만 남았다.
그래서 매년 사주를 보는 선생님을 찾아가 동생 부부의 궁합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하늘이 맺어준 카지노 쿠폰인지 선생님은 내가 넌지시 던진 속마음을 듣고 '반대해서 깨질 수 있는 결혼이 아니다'라고 했고, 동생이 결혼하기 좋은 날짜 몇 개나 꼽아달라고 해서 동생에게 선물로 건네주었다. 결국 동생은 그 남자와 결혼해서 시부모님 사랑도 듬뿍 받고, 건강하고 씩씩한 조카도 낳고 잘 살고 있다.
동생이 조카를 낳았을 무렵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변 연애 상담을 많이 해주곤 했는데, 특히 첫 연애를 오래 한 동생들에게 나는 ‘다른 사람도 만나보라'는 조언으로 포장된 폭력을 일삼지 않았나, 싶었다. 이는 결국 그들과 나의 관계를 부숴버리는 것으로 되돌아왔던 것 같다.
난 그 이후로 누군가의 결혼에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멈췄다. 동생의 결혼 덕분이었을까, 그간의 내가 굉장히 오만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대 중반의 나는 지인의 청첩장을 받는 그 순간까지도 '이 결혼 진짜 하셔야 해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예의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헤어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카지노 쿠폰와의 관계가 온전히 유지되지도 않았다. 나는 20년 지기 카지노 쿠폰에게 처음으로 하고 싶은 말을 건네지 못했고, 그로 인해 우리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나는 카지노 쿠폰에게 '연애만 할 거라며, 잘 만나봐'라고 말한 그 순간에 '그 사람 꼭 만나야 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그 말을 건네지 못한 것은 카지노 쿠폰의 남자카지노 쿠폰보다 내 카지노 쿠폰에게 더 실망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카지노 쿠폰와 카지노 쿠폰의 남자카지노 쿠폰가 우리 집에 방문했고, 반나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나는 카지노 쿠폰의 남자카지노 쿠폰에게 '무례하다'라는 감정을 여러 차례 느꼈다. 우리 부부에게 그가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는 없었지만, 편안하게 만나는 자리였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모든 행동을 카지노 쿠폰가 함께 봤음에도 불구하고 귀가한 카지노 쿠폰는 내게 연락해선 '내 남자카지노 쿠폰 어땠어?'라고 물었다.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밤을 보냈다. 답장을 채근하는 카지노 쿠폰의 연락에 고심 끝에 내가 보낸 말은 '피임 잘해'였다.
웨딩촬영에 서포트 나간 친구도 동생처럼 반대하고 싶은 결혼이었다. 하지만 서로 너무 좋아하는 게 보여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말한다고 한 들 그 둘이 헤어질 것 같지도 않았다. 동생과 다른 점은 이 친구는 나의 이런 마음을 여과 없이 다 알고 있다는 점이다. 친구는 먼저 나의 의견을 물어봐줬고, 나는 그에 솔직하게 답변했다. 내 이야기를 온전히 다 듣고 난 후, 본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줬다. 덕분에 나는 내가 범하던 우를 깨달았다.
나는 내 시선에서만 바라보고, 이야기한다는 한계를 깨달았다. 내가 아는 단편적인 이야기 속에서만 판단하고 있었고, 내가 아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 나는 카지노 쿠폰를 악역으로 만들고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타 다른 커플의 경우, 반대의 경우였을지도 모른다.) 먼 과거의 이야기까지 다 듣고 난 후, 전체의 이야기 속에서 그 누구도 악역은 아니었다. 서로의 방식대로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만 있었다.
정말 신기한 건 이 글의 초안을 다 쓰고 또 다른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결혼식장 잡았어!'라고 그 자리에서 뜬금없이 결혼 발표를 해버렸다. 정말 그 결혼도 반대하고 싶었다. 친구가 먼저 '내가 아까운 것 같아!'라고 말해줘서 웃으며 '맞아, 네가 아까워'라고 말했는데, 그간 내가 반대하고 싶다고 느낀 숱한 감정들이 내 사람들을 사랑함으로써 일어난 편파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았다.
사람마다 카지노 쿠폰이 있고, 그 카지노 쿠폰은 맺어지는 때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 반대한다고 헤어질 것이라면 그 또한 스쳐 지나갈 카지노 쿠폰이었을 뿐이지 않았을까. 주변 사람들이 맺는 카지노 쿠폰에 대해서 내 욕심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그들을 사랑하는지 살펴본다면 더욱 진심으로 그 관계를 응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