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밑 연꽃이 천년을 산다
진흙 물결도 없는데
한 번 돋아나면 오직 적멸을 향해 움직인다
그러니 꽃은 피고 지는 게 아니라
화려함 뒤에 숨어
나무의 숨결과 함께
천천히 조금씩 흩어지고 있는 거다
처음엔 그저 썩지 않게
다스리는 일이라 여겼다
그런데 틈 하나 없이
나무를 껴안고 놓지 않는다
이것은 밀봉이 아니라 밀착
색(色)이 공(空)을 향해 걸어가려는 의지
봉황의 춤이 허공중에 스민다
바람이 색을 민다
풍경 소리가 찰방찰방 헤엄친다
지붕 아래 꽃들이 소리 나는 쪽을 본다
색과 색이 만나 서로의 색을 탐독한다
꽃의 안쪽을 볼 수 있는 안목이 될 때까지
나는 화두 밑을 걷고 또 걷는다
머리 위에 꽃의 말이 내려앉는다
대웅전 안쪽 문수보살이
아무도 모르게 웃을 것만 같다
몸속이 화심(花心)카지노 쿠폰 가득 찬 기분
꽃의 마음이란
식물성 부처를 만나는 일이었을까
절 쪽만 바라봐도
날개를 편 단청이 꿈속카지노 쿠폰 날아왔다
2022 제1회 천태카지노 쿠폰 당선작
* 카지노 쿠폰(別紙畵) 또는 별화(別畵)는 단청에서 화조, 산수, 인물, 동물 등을 회화적 수법으로 그린 단독 문양을 말한다. 주로 사찰 건축에서 쓰이며, 부재의 계풍 중앙이나 포벽 부분 등 여백이 큰 공간에 그려진다. 그러나 단순히 공간을 메우기 위한 장식적 의도 외에 설화적⋅교화적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도 많다. 카지노 쿠폰의 소재로는 용, 봉황, 기린, 거북 등의 상서로운 동물들과 불상, 나한, 비천 등을 그린 인물화, 연화, 모란 등의 식물화, 사군자 등과 불교 경전에 나오는 내용을 그린 장면화 등이 있다.
카지노 쿠폰의 취지에 따라 불교적 소재라는 한계는 있을 것이나, 우리가 어떤 작품을 읽을 때 이만한 감동을 느끼기도 쉽지 않다.개인적카지노 쿠폰 이 시가 지닌 좋은 점을 적어보자면 일단은 시의 호흡이 매우 안정돼 있다는 것이다. 어느 구절에서도 숨차는 법 없이 한 번의 호흡카지노 쿠폰 읽힌다. 거의 모두가 종결형 어미 '-다'로 끝맺음에도 단조롭다기보다는 오히려 현란함을 걷어낸 단아함카지노 쿠폰 읽히는 건 아무래도 종교적 경건함을 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좋은 점은 12~13행의'이것은 밀봉이 아니라 밀착/색(色)이 공(空)을 향해 걸어가려는 의지'라는 구절과 24행의'몸속이 화심(花心)카지노 쿠폰 가득 찬 기분'이라는 명사형카지노 쿠폰 완결됨카지노 쿠폰써전체의 중간과 마무리에서 시의 정서를 확실하게 붙잡는 동시에 앞의 내용을 다시금 환기시킨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는 핵심어로 등장하는'식물성 부처'라는 쌈박한 표현법이다. 이 작품 이전에도'식물성'이라는 표현은 곧잘 등장하지만 이를 '부처'와 연결한 시구는 없었기에 더 도드라져 보이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이 점에서 또 하나를 배우는데, 말하자면 어떤 단어와 단어의 낯선 결합이 주는 제3의 어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대개 이런 경우는 공감각적 표현이 많을 것이나 이번처럼 명사형+명사형의 결합 또한 꽤 괜찮은 시도로 보인다. '식물성' 대신에 쉽게 떠오르는 것이 '불면성'이라든가 '야행성'이 있으니 시를 습작할 때 이런 점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지 싶다. 참고로당시 심사자 6인이이 작품을 뽑으면서 했던 평을 한번 보자.
"응모작 중에서 시 부문의 출품작 '별지화'가 단연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은 사찰 당우에 그려진 '연꽃'을 매개로 자아가 본래면목과 만나는 과정을 탄탄한 구성과 감각적 표현으로 형상화했다"며 "특히 '몸속이 화심(花心)카지노 쿠폰 가득 찬 기분/꽃의 마음이란/식물성 부처를 만나는 일이었을까/절 쪽만 바라봐도/날개를 편 단청이 꿈속카지노 쿠폰 날아왔다'는 끝부분에서 보여주고 있는 '식물성 부처'라는 전혀 새로운 표현과 불이(不二)와 원융에 이르렀을 때 자연스레 번져 나오는 '환희심'을 결구로써 갈무리하고 있는 것이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당시 천태카지노 쿠폰의 공모요강을 보면 대승불교의 대자대비 사상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을 요구했는데 이는 불교적 세계관을 주제로 하라는 말이다. 지난 글 06화 쉬어가기를 보면 카지노 쿠폰은 주제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뉘는데 복습하는 차원에서 다시 한번 보자면 역시나 주제가 있을 때는 서정적으로 쓰는 게 유리함을 알 수 있다.
■카지노 쿠폰 – 주제가 있는 경우 : 쓰고자 하는소재에 집중해서 서정적카지노 쿠폰쓰는 게 유리.
주제가 없는 자유 주제일 경우 : 조금 과장해서 알 듯 모를 듯한 멋진 표현 100%
내용을 해석할 필요는 없겠고, 다만 불교적 세계관에 관한 시를 쓸 때 어떤 시어를 쓰면 좋을까? 그런 측면에서 몇몇 시어를 따로 정리해 두면 나중에 불교적 주제로 작품을 쓸 때 크게 도움 되지 싶다. 카지노 쿠폰 이름은 '천태종'이라는 특정한 종파지만, 어차피 조계종이든 태고종이든 불교적 세계관이야 크게 보면 통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어 : 처마, 연꽃, 천년, 진흙, 적멸, 숨결, 색, 공, 허공, 바람, 풍경, 화두...
표현 : '흩어지고 있는 거다'처럼 어쩌다'~거다'라는 표현을 쓰면 시의 전반적인느낌이 꽤나 객관적카지노 쿠폰 살아난다.2023년 13회 천강카지노 쿠폰 시부문 당선작 '막판의 자세'에도 '~거다, ~것이다' 이런 표현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날 불교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을 살피면서 어떤 시어가 좋았는지 이 역시 함께 정리하면 좋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시어 역시 다른 불교적 작품에서 수시로 나오는 시어임을 안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어를 어떻게 서정적카지노 쿠폰 연결하느냐가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지 싶다. 또한 등대나 바다(해양) 카지노 쿠폰, 혹은 항공카지노 쿠폰, 4.3 평화카지노 쿠폰처럼 특정 주제로 쓴 작품 역시 각각의 폴더에 바다(해양), 항공, 불교, 4.3이라는 제목의폴더를 만들어두고 자주 사용하는 시어라는 파일로 분류해 두면다음에 시를 쓸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천태카지노 쿠폰이 2022년 1회 이후로는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단발성으로 끝난 것 같은데 그럼에도 굳이 소개한 건 이 작품을 올해 불교신춘문예에 낸다 하더라도 충분히 당선권에 들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