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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레 Apr 15. 2023

산 넘어 산, 그 너머 또 산

02. 험난한 무료 카지노 게임 리모델링

무료 카지노 게임 수리의 시작은 대청소였다. 살 때는 30년도 훨씬 더 된 무료 카지노 게임가 이 정도면 괜찮지 생각했는데 막상 청소를 해 보니 너무 더러웠다. 오래 방치되었던 탓에 묵은 때가 구석구석 두텁게 쌓여 있어서, 기름기를 제거하는 세제를 잔뜩 뿌려 몇 번이고 닦고 또 닦아야 했다. 마치 갯벌에서 진흙을 닦아내는 듯한 작업이었다.


며칠 동안 세제 한 통을 다 쓰며 초벌 청소를 마치고 나니 이번에는 또 다른 육체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납장들과 옷장 문, 화장실 문 등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해서 먼저 사포질을 해야 했던 것이다. 이 작은 무료 카지노 게임에 페인트칠 할 부분이 어찌나 많은지 하루 종일 사포질만 해도 시간이 모자랐다. 그런데 며칠을 매달려 이걸 끝내고 나니 화장실의 플라스틱 세면대와 수납장, 변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색이 바래고 코팅이 갈라진 상태라 도저히 그냥 쓸 수는 없어 이것도 다 사포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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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끝없는 사포질에 지쳐 가는 동안, 남편은 피노와 함께 차의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피노는 시어머니의 재혼 상대로, 다부진 체격에 다정한 성품을 지닌 분이다. 가족 모두 ‘Pino’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피노가 무료 카지노 게임 수리에 필요한 온갖 공구들을 다 가지고 있고, 뭔가를 만들고 고치는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인 덕을 정말 많이 보았다. 피노가 없었다면 우리의 무모한 계획은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솔직히 무료 카지노 게임 리모델링을 하면서 우리가 정말로 무지해서 용감했다는 사실을 내내 절감했다. 이걸 둘이서 무슨 수로 하려고 한 거지 정말. 그저 피노에게 감사, 압도적 감사를 보내며 힘들지만 순조롭게 리모델링을 이어가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침실의 한쪽 벽지가 수상쩍게 들려 있어서 뜯어보니, 엉망으로 썩은 벽이 드러난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의 벽은 얇은 금속 외벽에 붙여 고정한 각목 뼈대와 그 사이를 채운 스티로폼, 그 위를 덮은 합판으로 되어 있는데, 합판과 각목 뼈대가 죄다 썩어 있었다. 외벽에 난 구멍과 벌어진 틈으로 빗물이 오랫동안 스며들었던 모양으로,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었다. 벽을 새로 해 넣어야 하다니! 중고 무료 카지노 게임를 샀을 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벽이 썩어 있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이 가격에 사다니.. 이탈리아에 오자마자 호구가 돼 버렸다는 사실에 당혹감과 자괴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우리에게는 피노가 있었고 다행히 면적도 넓지 않고 창문도 없는 벽이라 너무 힘들지 않게 벽을 새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뭔가 찜찜했다. 이게 다가 아닐 것 같은 안 좋은 예감.. 우리는 혹시나 해서 나무패널과 벽지를 뜯고 이어지는 왼쪽 벽을 다 확인해 봤다. 정말 혹시나 해서.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거실에 해당하는 가장 큰 벽도, 그 옆으로 이어지는 화장실 벽도 모두 창문 언저리를 중심으로 불에 타기라도 한 것처럼 까맣게 썩어 있었다. 창문이 붙어 있는 게 용할 지경.. 최악의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망연자실해서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이 아저씨가 알고 판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 차는 이전에 야외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고, 전 주인인 아저씨가 사서 리모델링을 하던 중에 우리에게 판 것이었다. 아저씨 말로는 원래 아들에게 주려고 했는데 아들이 다른 무료 카지노 게임를 사는 바람에 파는 거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리모델링 중에 벽이 썩은 걸 확인하고 나무패널을 붙여 감춘 후 급하게 팔아 치운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벽이 다 썩은 무료 카지노 게임는 팔기도 어려울 뿐더러 팔더라도 그 값에는 절대 팔 수 없다. 우리가 너무 순진했던 걸까. 차를 팔고 신이 나서 우리에게 점심까지 사 줬던 인심 좋은 아저씨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가 벽이 썩은 것도 모르고 그 가격에 덥석 사 줘서, 그래서 그렇게 신났던 거였나. 다 썩어가는 차를 이 돈을 주고 사다니, 생각할수록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날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한참을 아저씨를 원망하고 순진하게 믿은 자신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다 어느 순간 정신이 들었다. 아저씨가 몰랐든 일부러 무료 카지노 게임를 속였든 이제 돌이킬 수 없고 이 차는 무료 카지노 게임 차가 됐으니, 사기당했다 생각하면 무료 카지노 게임만 더 괴로울 뿐인 것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이미 일어난 상황을 더 괴롭게 만드는 대신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행히 시간도 있고 장비도 있고 방법도 아니까 못 할 것도 없었다. 그까짓 고생, 더 하면 되지 뭐.



애써 마음을 비운 무료 카지노 게임는 며칠 동안 죽어라 고생해서 기존 벽의 뼈대를 자르고 도려내고 파내고 균일하게 긁어내고, 또 갈아냈다. 불규칙하게 썩은 벽을 균일하게 제거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 딱딱한 부분을 온 힘을 다해서 파내다 보면 온몸이 너덜너덜해졌다. 그 작업에 비하면 새로 벽을 해 넣는 작업은 수월한 편이다. 벽을 완성한 후 외벽의 작은 구멍과 틈을 모두 찾아서 실리콘으로 막는 것으로 벽 보수 작업은 마무리되었는데, 설마 하며 확인해 본 뒤쪽 짐칸 벽도 역시나 썩어 있었다. 맙소사!



짐칸 벽을 새로 해 넣는 것은 외벽을 뜯어내고 해야 하고 그쪽으로 지나가는 가스관을 건드릴 수 있어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빠지고 피노와 남편이 도맡아 몇 날 며칠을 매달렸다. 차 상태를 보아하니 모든 벽이 다 썩었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는 다른 벽은 뜯어보지 않기로 했다. 일단 가장 크고 중요한 벽들은 새로 해 넣었고, 또 이러다가 여행하기 좋은 시기를 놓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본격적으로 리모델링에 나섰다. 나는 청소와 인테리어를 도맡고 남편은 피노와 함께 엔진, 가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그리고 펌프와 수도 등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아무리 오래된 차라고 해도 이 차는 정말 고칠 것이 끝도 없었다. 벽지를 들춰 보면 벽이 썩어 있고, 바닥에 깔려 있던 더러운 카펫을 걷어내면 그 아래 바닥이 푹 패여 있는 식이었다. 냉장고도 작동이 안 되고, 전등도 다 깨져 있고, 펌프에서는 물이 새고..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지경이었다. 오래된 무료 카지노 게임를 사서 고친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고된 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매일이었다. 돈도 꽤 들어서 애초에 돈을 더 주고 좀 더 멀쩡한 차를 샀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후회한들 이미 늦은 일, 우리는 매일 쉬지 않고 리모델링에 매달렸다. 그저 봄이 다 가기 전에 차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 수 있기만 바랐다.


한창 추울 때 시작한 리모델링이 끝나갈 무렵에는 어느새 완연한 봄이었다. 이제 정말 끝났다 생각한 나는 원단 가게에서 할인하는 원단을 사 와서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방충망과 커튼을 만들어 달았다. 손끝에 물집이 잡히고 눈이 침침해질 정도로 바느질을 했다. 예시 색상을 믿고 샀던 페인트들이 다 실패하는 바람에 영 마음에 안 들었던 내부가 직접 만든 커튼을 달고 새로 산 쿠션을 놓으니 나름 괜찮아 보였다. 드디어 끝났다, 이제 정말 출발하는구나 싶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번 수리와 리모델링에 걸린 시간은 세 사람이 꼬박 매달려 두 달 반, 소요된 비용은 약 1,800유로로 차 값의 절반이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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