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너무 귀엽죠?]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카지노 게임을 보여주며 나에게 동조를 해달라는 듯이 물었다. 마지못해 다들 귀엽다고 이야기해 주지만, 얘가 오늘은 또 무슨 헛짓거리를 하고 있나 하는 표정이다.
새해를 맞이해서 올리브 영에서 바셀린 카지노 게임을 구매했다. 가격과 성능, 편의성과 용량등을 따져서 구매하지 않고 단순히 이뻐서 구매한 것이다. 블로그에 검색해 보니 빨갛다고 해서 색이 있는 건 아니라서 선뜻 구매할 수 있었다. 두 개가 들어 있었기 때문에 아내에게 하나를 줬지만 사용하지 않고 식탁에 모셔두고 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카지노 게임을 바르고 다녔다. 건조하기도 했고 갈라지면 안 되는 소중한 입술을 언제 사용할 지도(?) 모르니 촉촉하게 유지해야 했다. 수년간, 카지노 게임을 사지 않다가 올해 갑자기 구매한 것이다. 새해를 맞이해서 내가 하지 않는 것들을 하나씩 해보려고 산 것이다. 사소하지만 나를 이롭게 만드는 것이 카지노 게임 바르기다. 그것도 스틱형이 아니라 굳이 손으로 발라야 타입으로 산 것이다.
카지노 게임을 산날, 7번 이상을 발랐다. 아내는 한 번만 바르면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새끼손가락에 발라 입술에 문지르는 재미가 있었다. 작은 바셀린통도 귀여웠고 딸기향도 좋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내시경과 관련이 있냐고? 사실 크게 관련은 없지만 내가 직장에서도 수시로 발랐기 때문에 나름의 연관은 있다. 오전 검사를 끝내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러 가는데 마스크 안쪽이 핑크빛으로 가득했다. 카지노 게임을 가득가득 바르니 그대로 마스크에 묻은 것이다. 다행히 마스크 바깥쪽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유심히 보면 빨간 마스크처럼 마스크가 붉게 물든 것을 볼 수 있었을 거다.
오늘도 내일도 카지노 게임을 발라가며 일을 할 생각이다. 카지노 게임 바르기야 말로 온전히 나를 위한 행동이다. 내 건강을 위해 카지노 게임을 바른다. 내시경을 하러 오는 수검자들 중에, 입술이 갈라져서 피가 나는 분들도 왕왕 있다. 그런 분들께 카지노 게임 전도사가 되어 꼭 바르고 다니라고 이야기해야지. 우리 모두가 입술이 촉촉해져서 내시경을 할 때에도 피가 나지 않게끔.
입술 건강,
우리 모두의 건강,
나라 건강.
p.s - 글을 쓰고도 내가 뭘 썼는지 의문을 가질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