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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베리코 Jul 25. 2024

비와 함께한 카지노 게임 추천 만난 쌍무지개, 그리고 축구

스페인 아르수아에서 페드로우소로

드디어 산티아고 카지노 게임 추천을 시작한 지 4일 차가 되는 날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Pedrouzo(페드로우소)로, 19km만 걸어가면 되는 가장 짧은 구간이었다. 평소 26km 정도 걸었을 때 5~6시간 정도 걸린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목적지는 빠르면 4시간~4시간 30분 사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제 최종 목적지가 가까워져서 그런지 휘파람이 절로 나왔다. 멜론에서 지난 5년 간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최애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신나게 출발했다.


내가 자만하는 걸 하늘이 안 것일까, 출발한 지 얼마 안 되고 나서부터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내일이면 이제 카지노 게임 추천을 다 마치는데, 우의, 가방 레인커버를 사야 할지 또다시 고민에 휩싸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 첫날에 눈과 비바람 공격을 호되게 당했기 때문에, 비가 오고 나면 카지노 게임 추천 여행의 질이 엄청나게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다. 온몸이 다 젖은 상태의 찝찝함과 젖은 몸에 강한 바람이 불면 체온도 낮아져 금방 체력이 떨어지게 된다.

집 나오면 고생..

한편으로, 지난 3일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쌓은 카지노 게임 추천 내공도 무시 못했다. 비가 오면 대략 20~30분 정도 강하게 오고, 그 후에는 고어텍스 재킷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정도의 부슬비가 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짐을 늘리지 않고 계속 전진했다. 거의 매일 비를 맞았는데 오늘 하루 비를 안 맞다는 다고 내 인생에 큰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비가 심각하게 많이 내렸고, 이번 구간은 유독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서 흡사 등산 루트같이 느껴져 아주 고행길이었다. 다행히 울창한 나무들이 폭우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었지만, 중간중간 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길도 진흙탕으로 변해서 바짝 긴장을 해야 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될 것 같아 근처에 보이는 바에 그냥 들어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의 Bar(바)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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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Bar에는 예상치 못한 폭우에 쫄딱 젖은 순례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와중에 우의가 없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커피를 마시고 있던 스페인 순례객들과 눈이 마주쳐서 가볍게 인사하니, 나에게 우의가 없냐는 제스처를 취했다. 본의 아니게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는 순례길을 하게 됐다고 하니, 갈리시아의 날씨를 너무 얕봤다고 가벼운 농담을 해주었다. 주스 한잔을 마시는 사이에 비가 좀 잦아들자, 후딱 계산을 하고 다시 걸었다.


비가 온 후라서 그런지 카지노 게임 추천의 목가적인 풍경이 더욱 편안해 보였다. 비록 비는 쫄딱 맞았지만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록의 푸르름을 더욱 만끽할 수 있었다. 향긋한 풀내음이 금세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어두컴컴한 날씨에 딱 맞는 라디오헤드 노래를 들으며 걸었다. 1시간 정도 걸었을 때, 갑자기 또 후드득 소리가 나더니 이내 비가 퍼부었다. 당시 나는 숲 속 한복판에 있어서 비를 피할 곳이 전혀 없었다.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고 싶어서 가방에 있던 수건으로 머리 위 쪽을 막아보려 했으나 당연히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왕 비에 젖은 김에 그냥 당당하게 맞으면서 걸었다. 그런데 이번 비도 뭔가 심상치 않았다. 비가 쏟아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한참을 거의 뛰다시피 하여 숲 속에서 빠져나와 그냥 눈앞에 보이는 Bar에 또 들어갔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려서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셨다. 이 와중에 낭만을 즐긴다고 지붕이 잘 갖춰진 테라스에 앉아서 빗소리를 들으면서 커피를 마셨다.

Bar에서 커피를 마시며 고어텍스 재킷을 한참을 말렸다. 지금 나에게 가장 간절한 것은 행복도 아니고 주식 대박도 아니고 로또 당첨도 아니었다. 그저 목적지인 페드로우소(Pedrouzo)까지 카지노 게임 추천 오지 않는 것이었다.

이제는 정말 비가 그치고 해도 보이는 것 같아서 잽싸게 계산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카지노 게임 추천. 그렇게 조금 걷다가 비로 인해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었는지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그래서 또 걷다가 나온 바에 들려 참치 샌드위치를 하나 사 먹었다. 이번 루트는 가장 짧은 루트였는데도 3번이나 바를 들락거렸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가장 길었던 어제 루트보다 더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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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을 무렵,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렸다. 지난주에 저장해 놓았던 UEFA 챔피언스리그(유럽 축구 대항전) 4강 경기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이 1차전 경기를 알려주는 알람이었다. 18년 차 레알마드리드 팬인 나에게 있어 카지노 게임 추천보다 오늘 경기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경기가 저녁 9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얼른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샤워, 빨래 등을 모두 마치고 근처 괜찮을 펍을 찾아서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드디어 비와 함께 걸은 4번째 순례길의 목적지 Pedrouzo에 도착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야 하늘이 맑아져 있는 것을 보니 약간은 화도 났지만, 어쨌든 도착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서둘러 알베르게에 도착하여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젖은 옷들을 빨았다. 내가 배정받은 침대 앞에 큰 창이 있었는데,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노래를 들으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잠깐 졸다 말다 하면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창 밖으로 쌍무지개가 보였다. 사실 쌍무지개는 한국에서도 종종 봤었고, 예전에 근무했던 콜롬비아에서는 꽤나 자주 봤었다. 그래도 고층빌딩이 없는 카지노 게임 추천 본 쌍무지개는 더욱 완전한 모습으로 보였다. 쌍무지개를 보면서 오늘 비에 쫄딱 젖으며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고, 다시 한번 순례길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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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이 되자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나의 저녁 메이트, 스테파노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Whatsapp 메신저를 해보니, 이 녀석은 오늘 Pedrouzo까지 19km은 너무 짧아서 그냥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한 번에 걸어가기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비도 많이 왔었고, 총 40km를 걷는 거리라서 잘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든든히 먹고, 힘들면 중간중간 쉬면서 목적지까지 잘 도착하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알베르게 사장님께 근처에 축구를 볼 수 있을만한 pub이 있는지 물어봤다. 주인은 이 동네가 카지노 게임 추천자들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이 많아서, 대부분이 밤 10시 이전에 닫는다고 했다. 축구 경기가 9시~11시였기 때문에 혹시나 경기를 후반전 끝까지 다 보지 못할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알베르게 바로 앞 멕시코 식당에서 챔피언스 리그 중계를 틀어준다는 포스터를 발견했다. 간단하게 물, 과일, 초콜렛 등 카지노 게임 추천 중간중간 먹을 비상식량을 구입하고 저녁 9시를 손꼽아 기다렸다. 경기 시작 30분 전에 미리 들어가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맥주와 타코를 먹으며 기다렸다. 축구 경기를 보러 온 것이지만, 식당 창문 밖 풍경에 감탄했다. 숲 속 산장과 같은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축구 클럽의 중요한 경기를 보면서 맥주를 즐기니 이것이 행복인 거구나라고 깨달았다. 그러나 1차전 경기는 2:2로 끝나서 조금은 찝찝했다. 그래도 일주일 뒤 2차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부디 2차전은 승리하기를 바라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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