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빌려줘서 읽게 된 '카지노 쿠폰 자리'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제목을 알고는 있었는데 스릴러인줄은 몰랐다.
친구가 같이 읽고 감상에 대해 나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해서 열심히 읽은 책.
마지막 반전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이야기이다.
스릴러 장르는 정말 오랜만에 읽었는데 역시나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하면서 읽는 과정이 참 재미있다.
<카지노 쿠폰 자리
저자: 정해연
[리뷰]
제목에도 있고 이야기 중간에도 계속등장하는 '홍학'의 장치에 대해서 무언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홍학에 대해 굳이 찾아보지 않았는데, 결론적으로 찾아보지 않길 잘했다. 혹시 이후 읽어볼 사람들이 있다면 역시 절대 찾아보지 말고 읽기를 바란다.
이 작가는 카지노 쿠폰들이가지고 있는 편견을 마지막 한 순간에 와장창깨부수었다.당연히 그렇겠거니 생각한 것에 반전을 주면서 이것을 위해 이야기가 이렇게 달려왔구나 싶다.
잘못 읽은 줄 알고 다시 읽었고,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다시 읽었다. 말 그대로'헉' 했다.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고 속도감 있게 흘러가서 책을 어렵지 않게 빨리 읽을 수 있었다.
뒷 내용이 궁금해서, 과연 범인이 누구일지 너무 궁금해서 버스에서도, 약속 시간 전 먼저 들른 카페에서도 빠르게 페이지를넘겼다.
맥거핀없이 이야기에 떡밥을 잘 심어 놓았고 그것들을하나씩 풀어낸다.
'그건 왜?'하는 의심 없이 '아, 그래서 그랬구나'하게 되는 것이다.
홍학의 자리 이야기에는 불쌍한 인물들이 많다. 채다현의 엄마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들, 목숨을 잃은 사람들, 그리고 잘못된 어른들의 행동으로 인해 망가진 아이들. 그 중 가장 불쌍한 인물은 당연 채다현이다.
채다현의엄마는많은짐을채다현에게지우고 갔다. 그리고채다현과 잘못된 관계를 가졌던 김준후는 한 번도 채다현의 죽음에 슬퍼하거나 애도하지 않았다. 그저 그 죽음이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기만을 바랐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인정욕구와 부모의 마음, 그리고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카지노 쿠폰 자리에서 큰 키워드는 작가가 말했듯 '인정욕구'다.
이 욕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분출되면 오히려 자신을 망가뜨리게 된다.
사실 주인공인 김준후 보다는, 주인공의 주변 카지노 쿠폰들이 인정욕구를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김준후는그저 그릇된 욕망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카지노 쿠폰들을 망가뜨렸다.
불륜 관계였던 채다현은 김준후가 이혼하고 자신을 받아들여 인정받기를 원했으며
김준후의 아내는 김준후가 잘못된 일을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아내로 인정해주기를 원했다.
'너를 제일 잘 아는 카지노 쿠폰은 나'라는 착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새삼다시 느낀다.
그리고 '너가 나를 제일 잘 알잖아'라는 말이 상대를 얼마나 안심시키는 지도 안다.
실제 요즘 내가 많이 드는 생각이다. 이제는 꽤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 상대에 대해잘 안다고 생각할 때쯤 불쑥 튀어나오는 낯섦에 당황할 때가 있다.
내가 제일 잘 아는 카지노 쿠폰은 나뿐이고, 나를 제일 잘 이해 할 카지노 쿠폰도 나뿐이다. 상대에게서 어떤 것을 얻어내려 하거나 바라지 말고 그냥 나 자체로 만족하며 존재해야 한다고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