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분명 우리를 살짝 미치게 만듭니다.
친구야, 소설가 김영하 좋아해?
그의 단편 몇 권 읽고도 내가 별로 주목하진 못했던 작가야.
몇 년 전 그의 산문집들을 읽고 그를 재발견하게 된 거 있지. 김영하가 가장 많은 외국어로 번역되어 읽히는 한국 작가란 거 너는 알고 있었니?
10여 개의 문학상을 휩쓸었고. <위대한 개츠비의 번역자. 특히 ‘김영하의 팟캐스트’로 책 읽어주는 작가,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 그의 TED 강의도 많지. 문학 사랑 책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들어볼래?
나는 수천 권을 읽고
고작 스무 권 썼다.(9쪽)
만약 읽기와 쓰기 중 하나만 카지노 쿠폰 형벌이 있다면
읽지 못카지노 쿠폰 고통이 더 클 것이다.(213쪽)
김영하의 산문집<읽다(문학동네, 2015)는책 읽는 사람 김영하가, 독서하는 사람의 내면에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하면서 쓴 에세이야. “독서는 왜 하는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강의를 묶은 거야.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읽어온 책들, 특히 카지노 쿠폰 작가로 만든 문학작품들에 바치는 사랑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에 읽은 책들을 다시 읽었고, 어린이용 축약본으로 읽었던 책을 완역본으로 새로 읽었다.(214쪽)
이전 산문집 <보다 <말하다가 쉽게 읽힌 반면, 독자에 따라서는 <읽다가 살짝 어렵게 느껴질지도 몰라. 김영하 산문집 삼부작의 완결판인 셈이지. 후세에 에세이 고전 반열에 오를 거란 예감이 들어.
독서는 왜 카지노 쿠폰가?
책엔 시종 고전이 나와. <오디세이아 <소포클레스 왕 <시학 <리어 왕 <돈키호테 <마담 보바리 <성 <이방인 <롤리타 <죄와 벌. 작가의 소설 <빛의 제국<흡혈귀<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등도 나와. 국내외 소설,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작가는 모든 작품을 ‘문학적 경험’으로써 인용해.
이 사랑고백을 위해 그는 위의 고전을 모두 완역본으로 다시 읽었대.
독자들에게도 ‘다시’ 읽으라며 인용한 이탈로 칼비노의 정의가 인상적이었어.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ooo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ooo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책이다.
<읽다를 관통카지노 쿠폰 질문으로 돌아가 볼게. 첫 강의를 작가는 이렇게 요약정리해.
독서는 왜 카지노 쿠폰가? … 저 역시 여러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 과의 투쟁일 겁니다.
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읽으며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는
오만’과 ‘우리가 고대로부터 매우 발전했다고 믿는 자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독서는 우리가 굳건하게 믿고 있는 것들을 흔들게 됩니다.
독자라는 존재는 독서라는 위험한 행위를 통해 스스로 제 믿음을 흔들고자 하는 이들입니다.(29-30쪽)
심지어 비평가 해럴드 블룸은 독서가 자아를 분열시킨다고도 했어.그럼 책 읽는 사람이란 뭐지? 흔들리고 깨지기로 자청하는 사람들인 셈이지.
두 번째 강의부터 독자는 <돈키호테 <마담 보바리를 통해 좀 더 카지노 쿠폰리게 될 거야.
책은 우리가 생각카지노 쿠폰 것보다 훨씬 무서운 사물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인간을 감염시키고, 행동을 변화시키며, 이성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은 분명 우리를 살짝 미치게 만듭니다.(57쪽)
이런 책을 읽는 인간은 또 뭘까? 그러니까 소설을 읽는다는 건, '단순히 책을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거대한 세계와 영겁에 접속하는 행위'래. 길 찾기고 탐색의 과정이라고 하면서도 작가는 "책 속에 길이 없다"라고 말해. 책에 정해진 답으로서의 교훈은 없다는 말이지.
< 마담 보바리의 일부를 인용하는데, 소설이 허투루 묘사한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카메라 앵글’, ‘등장인물의 시선’등으로 찬찬히 보여 줘. 나도 이 책을 읽고 <마담 보바리를 '다시' 읽었지 뭐야. 마담 보바리, 너무 매력적이잖아? 사회적 통념과는 벗어난 행동을 하는 인물에 나는 왜 매력을 느낄까? 나는 괴물일까?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타인에 대한 경계심으로 시작해서 자기 내면의 동물성과 괴물 다움을 성찰하는 쪽으로” 간대. 우리도 잘 모르는 자신의 비밀에 대해 소설이 알려주니까. 이것이 소설의 힘이라며 작가는 우릴 초대해.
혼자만의 믿음에 갇혀 있는 존재는 어린아이와 같습니다.(198)
우리에게는 이 좁은 전망을 극적으로 확장해 줄 마법의 문이 있습니다.
바로 ‘이야기의 바다’로 뛰어카지노 쿠폰 ‘책의 우주’와 접속하는 것입니다.(210)
<읽다를 읽는 동안 떠오르는 책이 있더라? 일본의 니체라고 불리는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카지노 쿠폰 그 손을이야. 그 책의 부제가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이거든. 책을 읽는다는 건, 우리 내면의 혁명이라 말카지노 쿠폰 책이지. 읽는다는 건, 변화를 불러오는 행동이고, 피를 불러올지도 모를 혁명이라고 말이야.
독서(讀書)를 독서(獨書) 독서(毒書)라고 바꿔 쓰기도 하는 거 알아?독이 되는 홀로 독서라 할까.혼자만의 믿음에 갇힌 읽기. 읽지만 내면의 변화도 삶의 변화도 없는 읽기. 자기 성찰 없는 읽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 싫어하는 읽기. 오만과 자만을 강화하는 읽기. 한 분야에선 전문가인데 나머지 세계에는 마음과 눈을 닫는 읽기. 내가 아는 걸 과시하기 위한 읽기.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읽기.....
우린 이런 독서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까? 내면이 새로워지고 변하며 나이 들고 있는 걸까?대놓고 말은 안 해도 우린 알고 있었던 거 같아.나이 먹을수록, 자신을 더 안다고 할 수 없는 부끄러움. 새로워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야.시대에 뒤쳐질까 두려운데, 그렇다고 종종걸음으로 다 따라갈 수도 없다는 것도 늘 느끼잖아.
<읽다를 만난 건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어. 내면의 오만과의 싸움.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말 아니니?누구보다도 책을 사랑하는 친구 생각이 났어. 카지노 쿠폰림을 즐기며 이 싸움을 하는 친구니까.
< 읽다를 읽고 나면, 어느새 문학을, 고전을 손에 들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몰라.‘소설 나부랭이’ 읽을 틈 없는 이들에게 <읽다를 선물하고 싶네. 자녀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맛 보여 주고 싶은 부모들이 먼저 읽으면 좋은 책이야.독서도 글쓰기도 과제로만 주느라 지친 선생님들에겐 책이 생각할 시간을 줄 거야.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초자아를 추구하느라, 자기 속의 오만은 볼 수 없는 '종교인'들에게도 강추하고 싶다.
자아의 부서짐이란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는 책이야.책 읽는 내 친구야! 지금 손에 든책에게 속삭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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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앞날개의 작가 소개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게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 작가 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만 해 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최근 산문집 삼부작 중 <보다 <말하다를 출간했으며, <읽다는 그 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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