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애가 또 한 건 했어요."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말을 하고 다니는지 선생님도 잘 아시죠? 우리 애는 참... 말을 너무 잘해요. 너무 잘해서 "얘가 정말 지적장애를 가진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이번에도 저를 빵 터지게 만든 일이 있었어요. 선생님께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애가 한동안 저한테 이러더라고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늙지 마세요."
처음에는 그냥 애정 표현인가 싶었어요. 근데 계속 그러는 거예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 진짜 온라인 카지노 게임 늙는 거 싫어, 온라인 카지노 게임한테 갱년기 오면 나 어떡해?"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갱년기 오면 그냥 버텨야지 뭐." 했더니, 이 녀석이 갑자기 갱년기 각서라는 것을 들이밀었어요.
갱년기 각서? 처음 들어보는 신개념 계약서에 귀가 번쩍 뜨였어요.
내용이 이렇더라고요.
'강진선(온라인 카지노 게임 이름)은 갱년기가 오면 나한테 2만 원을 내야 한다.'
아니, 이게 무슨 계약서인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걸 내가 왜 써?" 했더니, 우리 애가 뭐라는 줄 아세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갱년기가 되어서 나한테 막 짜증 내고 그럴까 봐 그래. 내가 사춘기라고 하면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나한테 막 뭐라고 하면서 힘들다고 했잖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어요. 결국 그냥 사인해 줬는데, 그날 이후로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애가 슬쩍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내미는 거예요. 2만 원을 달라는 거죠.
아니, 이걸 진짜 적용할 줄은 몰랐어요.
이건 4년 전의 일이에요.
4년이 흐른 지금 우리 애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저는 50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이에요.
우리 애는 또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어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제발요. 다른 아줌마들처럼 뽀글이 파마하지 마세요."
제가 피곤해서 "그래도 편하잖아~" 했더니 우리 애가 기겁을 하면서 말하더라고요.
"왜 아줌마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뽀글이 파마를 하고 여포화를 신는 거예요?"
선생님, 여기서 여포화라는 것은 여자임을 포기한 신발을 뜻하는 거 아시죠?
그러면서 또 말을 하는 거예요. 이 녀석이 요즘 점점 더 말이 많아지면서 별 말을 다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수다스러운 애라는 것을 새삼 느꼈네요.
"자, 친구들아! 우리 이제부터는 중년이니까 모두 오늘부터는 뽀글이 파마하고 여포화만 신는 거다. 우리 손 잡고 약속하자. 아줌마들은 늙으면 다들 이렇게 동시에 손잡고 약속하는 거예요? 엄마는 그 손 잡지 말아요. 그런 친구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잡으면 안 돼요."
선생님, 저는 이 얘기를 듣고 너무 웃겨서 죽는 줄 알았어요. 얘가 대체 어디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이 녀석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저도 예쁜 구두보다 편한 신발을 더 찾게 되고, 스타일보다는 실용성을 더 따지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늙어가고 있구나.' 하는 걸 깨닫죠.
근데 우리 애는 그게 싫은 거예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늙지 않고 그냥 자기 눈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남아 있길 바라는 거죠.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아줌마의 표준 스타일’이 되는 것이 싫다는 거죠. 어디선가 아줌마들의 비밀스러운 회의가 열리고 “자,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 뽀글이 파마를 하고 여포화만 신는 거다.”라고 했느냐는 우리 애의 생각이 어찌나 신박하던지요.
참, 말을 이렇게 하면 또 감동적인데... 현실에서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속을 엄청 썩이면서도 내가 조금이라도 화를 내면 그냥 갱년기 각서나 들이미는 귀여운 협박꾼이랍니다.
선생님, 우리 애... 참 재미있는 아이죠?
이 이야기는 우리 반 학부모께서 눈물콧물 흘려가면서, 배꼽을 잡아가면서 나한테 들려주신 이야기다.
우리 학교에서도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민성이의 이야기다.
외부로 체험학습을 나갈 때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 손을 놓지 말고 꼭 잡으라고 늘 가르쳤더니 민성이는 엄마에게 "엄마는 그 손 잡지 말아요. 그런 친구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잡으면 안 돼요."라고했나 보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님아, 그 손을 잡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라고는 안하던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