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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민 May 12. 2018

완벽히 특별한 카지노 게임

Raymond Carver 2.

카지노 게임




처음만났을때부터그는훌륭했어요.

카지노 게임한카지노 게임였죠.

물론독특한테이블매너를제외하면말이에요.”



교과서 편집자 일은 카버에게 좋은 만남의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카버는 출판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이들과 만나 현실의 감을 익히고 자신의 이름도 조금씩 알릴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테이블 매너를 가진 이가 카버의 인생에 깊이 파고들 줄이야…. 카버는 물론이고 그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그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말이다.


그 날 카버는 다른 편집자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그들을 초대한 것은 교과서 편집 일을 하고 있었던 고든 리시였다. 그는 다양한 음식을 준비했고 사람들이 모이자 식사를 시작했다. 카버를 비롯한 편집자들은 맛있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고든 리시였다. 고든 리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음식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포크를 들지 않았다. 그는 그저 카버와 다른 편집자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카버와 편집자들이 식사를 마치자 그때야 남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가 왜 그러는지 카버는 알 수 없었다. 그와 먼저 알고 지냈던 편집자 역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카버는 리시라는 인물 자체에 흥미가 가기 시작했다. 카버가 그를 관찰하려고 눈을 돌리는데 리시는 이미 수많은 편집자 사이에서 카버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눈치챈 것이었을까? 카버는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그때, 리시가 카버에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카버는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그것은 쓸데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리시가 먼저 카버에게 말을 건넸기 때문이다.


“당신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아주 훌륭해요. 무척이나 마음에 들더군요.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카버는 그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무슨 상관이랴. 테이블 매너 따위. 능력 있는 편집자가 내 작품이 좋다는데.




서로에게 어떤 통성명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두 사람은 이후 자주 식사를 함께했다. 그때마다 두 사람은 문학적 교감을 나눴는데 리시는 언제나 카버를 비롯한 창작자들을 향해 존경심을 내비쳤다. 자신은 절대 그러한 창작을 하지 못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말이다. 그러는 중에도 리시는 자신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작품을 보는 눈만큼이나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는 눈 역시 뛰어났다. 좋은 카지노 게임와 좋은 작품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은 리시가 스스로 자부하는 능력이었다. 리시는 그 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계획을 그려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계획의 밑그림이 완성되자 리시의 발걸음은 빠르고 가벼워졌다. 때로는 발걸음이 너무 빨라 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빠른 걸음으로 그가 도착한 곳이 바로 <에스콰이어였다. 당시 <에스콰이어가 문학, 특히 소설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컸다. 문학계에서 이름을 날리고자 하는 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곳이었지만 모두가 노리기에 그만큼 어려운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 <에스콰이어에 리시는 직진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는 자신의 큰 그림을 받아주기 위해서 그 정도 영향력은 당연히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보였다. 마치 <에스콰이어가 자신을 택한 것이 아닌, 리시 자신이 <에스콰이어를 선택한 것 같았다.


리시는 <에스콰이어의 소설 담당 편집부로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밑그림을 완성해줄 퍼즐에 집중했다. 그가 완성해야 할 그림은 ‘소설'이었는데 미국 내에서 인기가 식어가고 있던 단편소설 분야에 다시금 바람을 몰아치게 하고 싶었다. 리시는 지금껏 모아둔 여러 퍼즐 조각들을 만지작거렸다. 그중에서 가장 작은 조각 하나가 계속해서 리시의 손을 스쳤다. 리시는 아직 덜 다듬어져 뾰족하기만 한, 그래서 더 반짝여 보이는 퍼즐을 손에 들었다.


리시의 손에 잡힌 퍼즐 조각. 거기에는 ‘레이먼드 카지노 게임'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리시가 퍼즐을 준비하는 동안 카버도 조금씩 서랍 안의 종이 뭉치를 원고로 바꾸어가고 있었다. 단편 <제발 조용히 좀 해요가 잡지 <디셈버에 실리는 행운과 함께 <1967년 전미 최우수 단편 선집에 수록되었다. 기쁜 일이었지만 그 정도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카버는 여전히 가난했고, 여전히 자신의 이름이 전면에 박힌 단편집 한 권도 손에 넣지 못한 카지노 게임였다. 그런 카지노 게임를 카지노 게임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카버는 점점 불안해졌다. “내일이면 극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기에 너무 늙어버린 것이 아닐까?” 카버는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을 견디지 못하고 술에 의지한 채 생각을 흩날렸다.


술에 취해 있을 때 카버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을 때 글을 썼고, 술에 취했을 때 아내 매리앤과 별거를 했다. 그리고 두 번째 파산신청을 하고 나자 술에서 깰 기운을 찾을 수 없었다. 어느덧 36살이었다. 정말이지 술에 취해 있을 때 카버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카버의 흘러간 시간을 보상해줄 이는 없었다. 그의 문학 스승 존 가드너도, 별거한 아내 매리앤도 그것만은 해줄 수 없었다. 하지만 카버에게는 교과서 편집자 일을 하며 만났던, 독특한 테이블 매너를 가졌던,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인정해주던 고든 리시가 있었다. 그는 불가능한 선물을 카버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가 가져온 선물 상자는 카버의 흘러간 시간을 보상해주고도 남을만한 것이었다.




카버가 고든 리시의 연락을 받던 당시, 그의 위치는 대단히 높아져 있었다. 타고났다고밖에 볼 수 없을 카지노 게임를 발견하는 눈. 누가 봐도 과했지만, 결과에 관해선 이견을 달 수 없었던 편집력. 그는 이 두 가지 능력을 양손에 쥐고 자신이 꿈꾸던 문학의 그림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그런 그의 그림이 완성되면 완성될수록 미국 단편 문학의 흐름과 열기 또한 빠르게 올랐다.


카버가 그런 리시와 미리 만났다는 것. 뉴욕 출판 시장 한가운데서 거침없이 펜을 휘두르고 있는 리시와 미리 만났다는 것. 그것은 카버도 모르게 찾아온 그의 첫 번째 기적이었다. 리시는 언제나 카버를 눈여겨보고 있었고 카버 역시 온갖 불운 속에서도 펜을 잃어버리는 불운만은 피하고 있었다. 리시가 처음으로 주목한 카버의 단편은 <이웃 사람들이었다. 그는 <이웃 사람들을 비롯해 몇몇 단편 작품을 <에스콰이어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에 소개하려 애썼다. 그는 문학인들의 모임이 있으면 “이 사람이 바로 다음 세대 카지노 게임 중에서 가장 중요한 목소리가 될 사람입니다.”라며 카버를 추켜세워주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리시는 카버가 자신이 발굴한 카지노 게임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능력만큼이나 소유욕이 높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소유욕을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덕분에 카버의 서랍 속 종이뭉치들은 빠른 속도로 원고가 되었고 잡지에 실렸으며 먼지 대신 사람들의 시선을 쌓을 수 있었다. 카버는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우편배달부를 만난 것이었고 리시는 모든 편집자가 꿈꾸는 카지노 게임한 카지노 게임의 시작점을 함께하는 영광을 얻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은 앞으로 다가올 사건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두어야 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작품이 미국 문학에 가져올 섬광에, 그리고 독자들의 끝도 없는 사인 요청에.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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