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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Nov 29. 2024

나의 인생만사 카지노 가입 쿠폰

서재 털기 3번 -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2024-

베스트셀러인데도 읽지 못한 책이 있다. 개미(베르나르 베르베르), 상실의 시대(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유홍준)가 그렇다. 여러 번 시도했지만 읽기 어려워 중도에 포기한 책들이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명석이 특히 소중히 여기는 책인데 나의 뇌 구조와는 부조화를 일으켰다. 결국 책을 덮으며 유홍준 작가와는 인연이 아니구나 했다. 깨끗이 미련을 버린 줄 알았다. 세 번째 서재 털기의 책을 고르려고 책장 앞을 서성대기 전까지는.


뭘 읽을까 고민하던 중 유홍준 시리즈 위에 얹힌 낯선 표지를 발견했다. 저건 또 언제 산 거야? 책을 꺼내 봤더니 ‘나의 인생만사 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책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라… 일단 문화유산보단 관심 있는 분야라 호기심이 생겼다. 게다가 2024. 11. 1. 초판 1쇄였다. 아. 이런! 속물인 내게 신상(新商)의 유혹은 치명적이었다. 일전에 인연 어쩌구 했던 사실은 잊어버리고 나는 그 자리에 선 채로 ‘나의 인생만사 카지노 가입 쿠폰’를 읽어나갔다.


김훈이 등산을 그만두고 술과 멀어지고 담배를 끊게 된 과정을 소재로 ‘허송세월’의 문을 열었다면 유홍준은 담배와의 이별을 애도하는 고별연(告別煙)으로 ‘나의 인생만사 카지노 가입 쿠폰’를 시작했다.


조선시대 유씨 부인이 바늘을 의인화하여 쓴 수필 조침문(弔針文)을 차용하여 카지노 가입 쿠폰 45년간 피운 담배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첫 글의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 그가 건강 때문이 아니라 흡연자의 처지가 서럽고 치사해서 담배를 끊었다는 사실이 더 매혹적이었다. 이미 매료된 이상 뇌 구조의 부조화는 온데간데없고 작가의 이야기 속으로 사정없이 빨려 들어갔다.


그를 따라 청옥산 태농장의 잡초공적비를 구경하고 그의 취미인 바둑에 관심을 가졌다. 촉석루, 영남루에 대한 추억을 떠올렸고 우리가 가진 문화유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와인연이 깊었던리영희, 백기완, 신영복 선생님에 대한 회상부분은 읽는 내내 부러웠고 김민기와의 추억은 아름다웠다.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와 관련한 사건은 그의 손끝에서 생생하게 재현됐고 그밖에 소개된 예술가와 첨부된 사진으로 격변기를 살아낸 여러 증인을 엿볼 수 있었다.


이뿐 아니라 책 속엔시대적 변화에 따른균형감각도드러난다.민주화 투쟁 시절에는 집단적이고 공통적인 목표를 향하는 자세가 필요카지노 가입 쿠폰면 지금은 시대의 아픔을 넘어서려는 공통의 이상인 ‘나’를 찾아야 한다며밝히고있었다. 그의 책 제목에 '나의'가 붙은 이유이기도 했다.


그리고 카지노 가입 쿠폰 곳곳에 글의 재미를 더할 유머를 심어놓았는데, 친구들끼리 만나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한 1970년대에자신의 결혼식장이 합법적인 회합의 장소가 되었다는 부분에선 웃지 않을 수 없었주례를 맡았던 리영희 선생님의 충고에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선생님은 부부의 의견이 다를 때 작은 일은 어느 쪽을 따라도 무방하지만, 결정적인 일일 때는 반드시 신부의 의견을 따르라고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이 충고를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긴 사례를 제시하며 자신이훌륭한남편임을 과시했다.


책의 마지막엔 후배들을 위한글 쓰기 팁을 알려준다. 제목만으로 주제를 전달할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된다는 조언과 글 쓰기 전에 부채를들고 다니며 메모한다는 그의 방법은 매우 유익했다. 예시로 부채 메모 사진까지 첨부하고 있어 그의 자상함을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책 속 이야기에 홀려 나는 일방적으로 그와의 친밀감을 키워나갔다. 이번 책에선 자타 공인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확실히 드러난다. 카지노 가입 쿠폰 백기완, 황석영과 함께 ‘조선의 3대 구라’로 꼽히게 되었다고 하는데 가히 그럴만했다. 책을 읽다가 짜릿짜릿 도파민이 분비되기도 했다. 도파민과 관련된 부분을 공유하고 싶은데 그대로 옮기기엔 길어서 간략히 정리해 봤다. 이하는 제3장 답사 여적(餘適)에서 두 번째로 실린 글이다.


2005년 카지노 가입 쿠폰 문화재청장으로서 북경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카지노 가입 쿠폰 외국에서 온 손님을 맞이하는 중국의 방식에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모든 것이 상상 이상이었고 진정한 의전을 받은 기분을 느꼈다. 그들의 의전에 기죽지 않고 싶었던 카지노 가입 쿠폰 조선시대 사신들처럼 학식과 시문으로 자존심을 세우려고 했다. 마침 만찬 자리에서 부시장이 북경을 위해 좋은 글 하나를 써달라고 방명록을 내놓았을 때 카지노 가입 쿠폰 “북경이 중국이다(北京是中國)”라고 적었다. 박수갈채를 받은 다음 날 서안 시장과의 오찬 자리에서 같은 요청을 받았다. 카지노 가입 쿠폰 진, 한, 당의 수도가 서안인 것을 생각하면서 “서안이 있어서 중국이 있다(西安有 中國有)”라고 썼다.


남경에서의 만찬에서는 시인민위원장이 또 한마디 남겨달라고 했다. 카지노 가입 쿠폰 남경이 남북조시대 여섯 나라의 수도이고 신해혁명 후 쑨원이 중화민국 임시정부 수도로 삼은 곳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남경이 일어날 때, 중국이 일어났다(南京興 中國興)”고 적었다. 귀국길에 안내를 맡은 연구소 부소장이 자신의 고향 상해를 생각하며 한마디 써달라고 했을 때 서세동점 시절을 떠올리며 “상해가 흔들리면 중국이 흔들린다(上海搖 中國搖)”고 대미를 장식했다(145~146p 참조).


이후에도 그의 학식과 순발력을 확인할 수 있는 구절이 이어지는데… 이쯤에서 생략하겠다. 여러분의 책 읽는 재미를 방해할 순 없기에 스포는 이 정도에서 마치겠다. 다만 글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의 속삭임은 밝히고 싶다.


‘대박! 역대급 인문학적 소양이구나. 그래, 이 정도는 돼야 의전이라 할 수 있지.’

이번 책을 통해 나는 똑똑히 보았다. 그가 베스트셀러 작가일 수밖에 없는 까닭을, 조선의 3대 구라로 등극하게 된 연유를.

아. 오늘은 참으로 유홍준이 부러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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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운동 중 마주하게 된 서쪽하늘 달과 별 달 아래 밝게 빛나는 별이 있어서 금성인가 했더니 금성은 새벽녘 동쪽 하늘에 뜬다고 하네요. 그러면 저것은 무엇인가? 인공위성인가? 궁금해서 올려봅니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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