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선물 아홉
샤워기에 눈가가 부딪혔다. 씻는 동안 아프진 않았으나 수건에 피가 묻어났다. 거울을 보니 살갗이 까져 있었다. 연고를 바르는데 따끔거렸다. 새살아 솔솔~~ 주문을 외우다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연두색 용기의 마데카솔이 마법을 부렸다.
때는 초등 4년. 두 살 터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2학년이었다. 우리는 단짝 친구였고 서로를 많이 아꼈지만, 여느 자매처럼 자주 싸웠다. 다툼의 주제는 모르겠다. 아마도 사소하고 이상한 일로 각자 고집을 부렸으리라. 새끼 고양이같이 뒤엉켜 장난치고 경쟁하며 토라졌다 풀어지길 반복했다.
그날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나란히 밥상에 앉아 아침을 먹던 중이었다. 가볍게 시작한 실랑이가 심상치 않았다. 수위가 높아지자 내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밀쳤다. 평소 같으면 바로 반격이 날아왔을 텐데, 아뿔싸!
밀리지 않으려고 바닥을 짚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손이 냄비와 부딪혀 국이 쏟아졌다. 순간 뜨거운 국물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윗옷에 스며들었다. 엄마가 서둘러 옷을 벗기려는데 피부가 달라붙었다. 으악!!
엄마는 가위로 옷을 잘랐고 벌건 살점이 드러났다. 나는 놀라서 엉엉 울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더 놀라서 울지도 않았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화상을 입었다.
당시는 병원에 갈 수 없을 정도로 가세가 나빴다. 요즘같이 습윤밴드도 없었기에 엄마가 직접 소독하고 붕대를 감았다. 엄마가 바쁠 땐 내가 대신 붕대를 갈았다.
회복은 더뎠다. 엄마는 흉 질까 걱정이 많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나는 호기심 쪽이 우세했다. 붕대 갈이는 놀이가 되었고 한동안 싸우지도 않았다. 진물을 흡수한 붕대, 연고, 새 붕대의 순환 속에 새살이 돋아났다. 어느덧 팔에 솜털까지 보였을 때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들의 단순함이란. 쩝.
몇 개월 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팔은 복구되었다. 한바탕 난리에도 흉이 남지 않았다. 그때 발랐던 연고가 마데카솔이다. 지금과 같이 연두색 용기에 담겨있었다. 마법의 약 때문인지 너그러운 성격 탓인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그 일로 나를 원망한 적이 없다. 밤마다 끙끙 앓았으면서 말이다.
우리는 심하게 가난했고 대체로 외로웠지만 서로 의지하며 자랐다. 갑자기 코끝이 시큰하다. 과거를 생각하며 눈물을 훔치는 걸 보니 나도 참 주책이다. 원래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 기분 전환 겸 선물 자랑하려던 게 이야기가 길어졌다. 흠흠.
우선 아래의 사진을 보라.
자화상이다. 가르치는데 아무런 의욕이 없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선생님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그린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학원에 다닌 삼 년간 선생님이 한 말은 “일단 그려봐요.” “정성을 들여요.”“더 그리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망쳐요.”뿐이었다. 과장이 아니다. 첫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마지막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수준이 같았으니. 어쩌면 더 나빠졌을 수도…
그래도 자화상이라고 부엌 한쪽에 붙여뒀는데 석 달 전 놀러 온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손보겠다며 가져갔었다. 처음엔 빛과 카지노 게임 사이트자, 수평선을 고쳤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어느 날은 따뜻한 분위기로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어차피 망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고 더 망치기도 어려웠기에 마음대로 하라고 했더니 등대를 그려 넣었다 한다. 조금 지나서는 벤치를 그렸다, 하고 꽃도 그려 넣었단다. 마지막으로 대두를 줄이고 빗자루 같은 머리카락을 다듬고 어깨를 날씬하게 바꿨단다. 그리하여 액자까지 만들어 보내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 짜잔~~
하하하. 완전히 다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이다. 이것이 설날 선물 1호. 여기에 곁다리 선물도 받았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물었더니 집 근처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샀단다. 갖고 싶어서 샀는데 갑자기 언냐가 생각났단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 ‘신의 몽둥이’라고 쓰여 있으니 글 쓰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재밌지 않냐며…
공책에 그어보니 글이 써지긴 했다. 나무와 흑연으로 만들어졌고 지우개도 달렸다. 너무 커서 사용은 힘들겠지만, 상징성은 있으니 접수.
새해 선물 1, 2호를 보고 있자니 인생의 아픔이 솔솔 치료되는 것만 같다. 아침에 찢어진 눈가도 곧 나을 것이고 머지않아 꽃피는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