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단편적인 사고의 위험성
'요즘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큰일 나요~'
남녀가 섞여있거나, 부장과 사원 정도의 세대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한 데 모인 곳에서 사담을 나누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해봤을 표현이다. '정치적 올바름(PC)'을 위시한 사회 곳곳에 스민 차별적인 표현을 바로잡는 분위기가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필자 역시 특정 표현에 차별적 의도나 인식이 담겨있다면 시대적 흐름에 맞도록 합의와 절차에 따라 변경을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생각한다.그러한 논의가 충분한 근거와 합의를 거쳤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여직원, 여교수, 여의사 등과 같이 특정 직업이나 호칭에 ‘여(女)’자를 붙여 성별을 특별히 강조하는 표현이 성차별적 표현이라는 지적은 자주제기되어 왔다. 서울여성가족재단이 2018년부터 2020년간 발표했던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에 그 내용이 실려있다.직업 앞에 ‘여’ 자를 붙이는 언어는 그중에서도 개정돼야 할 성차별적 언어 중 1위로 꼽히기도 했다. 해당 표현이 남성이 기본값이 된 표현이며 그것은 해당 직업의 표준이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심거나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론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성별 붙이는 것이 차별을 목적에 둔 오남용이 아니라 구별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남초 조직에 여성 직원이 소수라면 편의상 그 직원을 지칭할 때 특정할 수 있는도드라지는 특징 중 하나가 성별이 된다. 그건반대의 경우도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는 남자직원이나 남직원이라는 표현도 등장할 수 있다. 성별이 앞에 붙는 것이 단순한 지칭의 역할을 넘어서필요에 따른 거름망의역할도 한다.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할 때 여성의 입장에서 같은 성별의 의사가 심리적으로 더 편한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여의사', '여자 원장' 등의표현에 차별의 의도나 의미가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도 성차별적인 표현에 대한 대국민적인 합의와 논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활터는 오죽하랴. 활터는 기본적으로는 전통의 형태를 갖춘 곳이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느리게 변하는 곳일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활터에서의 호칭이다.
06화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운영하는 사람들에서도 다룬 바 있지만, 활터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은 활을 쏘지 않는 사람들이 들었을 땐 생경한 표현들이 주를 이룬다. 활터의 대표자인 '사두'부터 시작해서, 활을 어느 정도 쏠 줄 알게 된 사람을 지칭하는 '접장'이라는 표현도 있다. 하지만 활터에서 만나는 사람들끼리 상호존중하는 차원에서 부르는 뜻으로 쓰이는 게 더 일상적이다. 반대로 스스로를 낮추는 겸양의 표현으로는 '사말'이라는 말도 있다.
접장은 보통 남성들에게 쓰이는 말이었다.활터 내의 여성을 부르는 말로는 '여카지노 가입 쿠폰'가 있다. 여자 카지노 가입 쿠폰(武士)라는 뜻인데, 여기서 카지노 가입 쿠폰는 활을 쏘는 사람을 가리킨다.카지노 가입 쿠폰는 문사(文士)에 대응되는 말이다. 과거에는 활터에 무과를 준비하는 사람들, 즉 무예를 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었으니 카지노 가입 쿠폰가 곧 활 쏘는 사람을 뜻했다.
이는 그만큼 활쏘기가 무예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스스로가 국가 비상시에 투입될 수 있는 능력 있는 존재라는 자부심이 담긴 표현이었던 것이다. 현대에 와서 쓰이는'궁사'에는 그러한 시대적 배경이나 의미는 없이활 쏘는 사람이라는 뜻의 기능적 정의만 담겨있어서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단어와 깊이와 무게감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신분이 존재했고 유교적 가부장제가 만연했던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때 '여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표현이 단지 앞에 '여'가 붙었다고 해서 성차별적인 표현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생각해 보라, 여성이 활을 쏘는 것이 올림픽을 보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해 보일지도 모르나, 조선시대 여성들이 흔히 활을 쐈다고 생각하는가? 남자들 중에서도 무과 준비생들이나 양반들이 활을 주로 쐈다.
그런 맥락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당시 전쟁에 동원되지 않는 성별임에도 남성들 틈에서 '무사'라는 표현을 얻었다는 것에 더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여성이라고' 낙인을 찍은 것이 아니라,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당당히 활을 쏠 수 있었던 위풍당당함을 상징하는 표현인 셈이다. 아마 그런 남녀의 대등함이 펼쳐졌던 유일한 무대가 활터였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여무사라는 표현이 갖는 의의는 상당하다.
여카지노 가입 쿠폰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대 남성과 여성의 지위나 역할 등이 일말의 차이도 없는 평등이 이미 이뤄진 것을 암시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역사 왜곡의 수준일 것이다.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굉장히 두드러지는 부분일 뿐, 현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는 그것이 그렇게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이런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대단한 표현이면 남카지노 가입 쿠폰, 여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하지 왜 여자만 여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하느냐고 말이다. 활터에 가보면 대부분이 남자이며 심지어 젊은 이들도 적다. 과거에는 오죽했겠나.그만큼 활을 쏘는 여성의 존재가 더더욱 드물었을 테니 자연스레 구분의 목적으로'여'라는 접두어가 붙었던 건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1930년대 신문 자료에 그 흔적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남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부르는 경우는 드물었다. 필자 나름의 추측으로는 카지노 가입 쿠폰는 활을 쏘는 사람을 일컫는 구분상의 개념이고, 실상 서로를 부르는 표현은 접장이나 한량(무과준비생)이지 않았을까 싶다. 마치 우리가 서로가 인간이지만 서로를 인간이라 부르는 게 아니라, 이름이나 직책 등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그런 칭호가 적거나 없었을 여성에게는 활터 내에서 남자와 대등하게 활을 쏜다는 그것만으로도 주목할만한 특징이 되기에 '여카지노 가입 쿠폰'라는 칭호를 얻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접장은 주로 남성이고, 여성은 여카지노 가입 쿠폰로 불렸던 것은 접장이라는 뜻 자체가 무리의 우두머리라는 의미가 있으니 그런 역할은 남성이 했던 그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온전한 평등은 당연히 아닐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런 당대의 불평등조차 지금으로서는 납득할 수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때에 비해 더 많은 평등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후대의 시선에서과거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지금 누리고 있는 각종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없다는이유만으로 많은 권력을 지닌 조선 시대 임금의 삶을 불행하다고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현대의 관점이 아니라 당대의 관점에서 그 표현이 갖던 위상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일상에서의 콜라 한 모금은 건강에 안 좋은 정크 푸드이지만, 사막에서 갈증으로 죽기 일보 직전에 발견한 콜라 한 모금은 생명수와도 같기 마련인 것처럼.
활을 쏘지 않았던, 아니, 쏘지 못했던 당대 여성들에게 여카지노 가입 쿠폰들의 존재는 어쩌면 지금의 우리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외의 대상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남자는 접장, 여자는 여카지노 가입 쿠폰로 부르자는 이런 단순한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시대의 무엇인가가 가치 있다고 해서 그것을 곧이곧대로 어떤 변화도 없이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나 <논어, <명심보감 등이 제 아무리 값진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현대에 와서 정규 교과서로 쓰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참 뜻은 현대 사회에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적어도 접장은 왜 접장인지, 여카지노 가입 쿠폰는 왜 여카지노 가입 쿠폰인지 최소한의 이해는 하고 난 뒤에야 각자만의 주장을 펼쳐야한다. 알지도 못한 채 여자는 여카지노 가입 쿠폰라고 부르는 것이 전통을 지키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때(조선시대)는 맞고, 지금은 틀린' 표현이 된다.해당 표현이 등장한 배경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은 채 단지 접두어에 여자가 불필요하게 붙었다는 이유로 여카지노 가입 쿠폰를 성차별적인 표현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맥락에 대해 조사하고 이해함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활터는 특수한 공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수한 공간에서 활용되는 용어를 일상적인 시선으로만 재단하는 것은 서양의 시선에서 동양의 문화를 바라보는 오리엔탈리즘과 다를 바가 없다. 활터는전통을 체험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전통의 흔적이 남아서 이어지는 공간이다. 활터에는 대한궁도협회의 스포츠적인 성격과 문화재청의 전통문화재로서의 성격이 공존한다. 활을 쏘는 현시대의 접장과 여카지노 가입 쿠폰들은 모두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스포츠 선수이자 전통 문화재 이수자가 된다.
활터가 갖는 특수성과 활터 용어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한 조금이라도 알고 난 후에여카지노 가입 쿠폰를 여궁사로 바꾸어 부르는 것을 고수하거나, 똑같이 접장이라고 부르자는 움직임을 유지할 수도 있다. 각자의 사정과 환경에 맞는 나름의 행보는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결과는 전과 똑같을지 몰라도 과정이 다르다. 그때는 적어도 무엇이 전통이고, 특정 표현에 어떠한 시대적/상황적 맥락이 있었는지를 지식으로나마 알게 된 상태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뭣도 모르고 무조건 '요즘이 어떤 시댄데'하며 전통을 비아냥 대거나 무시하던 처음과는 사뭇 다른 상태, 본인 나름의 판단과 기준이 새롭게 자리 잡은 상태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는 과거의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시대에 맞게 활용할 줄 아는 온고지신의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루한 것도, 느린 것도 아니다.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면서 우기고 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전통의 보전이라는 기반 위에서 현대적 활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싹수 있는 활쏘기를 하는 후손 된도리일 것이다.
1. 단어 하나가 생각을 바꾼다,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https://opengov.seoul.go.kr/press/15571757
2. 김소영.(2022).성차별 언어와 대안어의 성격-<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2018~2020)의 '성평등 단어'를 대상으로-(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 제64집 287~311쪽).https://korea.inha.ac.kr/sites/inhakorea/upfiles/tb_kor_study/64/08.pdf
3.세계일보. "[이슈+]여교수·여직원...이젠'女'빼주세요". 2018.6.29.https://www.segye.com/newsView/20180629004675
4.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의 젠더 프리즘]남성이 '기본값'인 언어...성차별적 언어 개선돼야", 2019.7.12.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555
5. 톱클래스. "'스튜어디스'가 성차별적 언어라고?", 2022.10.7.,https://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0828
6.스포츠한국. "<김주언 칼럼 성차별 표현과 젠더 감수성", 2019.1.31.https://www.dailysportshankoo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551
7.충청매일. "[활쏘기문화산책] 여카지노 가입 쿠폰와 여궁사", 2021.6.27. ,https://www.ccd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0752
8. "활터의 아름다운 호칭: 여카지노 가입 쿠폰", 온깍지궁사회, 2017.2.17.https://cafe.daum.net/onkagzy/GI4B/49
9. "여카지노 가입 쿠폰와 접두어 '여' 문제", 온깍지궁사회, 2020.5.5.https://cafe.daum.net/ongakzy/mfqe/43
10.서울신문. "'머리 올린거 축하해' 했다가...'제가 기생인가요?' 말을 들었습니다". 2022.6.3.https://www.seoul.co.kr/news/2022/06/03/2022060350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