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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송이 Apr 01. 2025

카지노 쿠폰 오십인가, 힘 빠진 오십인가

카지노 쿠폰 핫플 입성. 트민녀(트렌드에 민간한 여자) 되어보기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한여름에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인다.

가을이 되면 서쪽 연못에 연꽃을 구경하러 한 번 모인다.

국화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겨울이 되어 큰 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인다.

세모에 화분에 심은 매화가 꽃을 피우면 한 번 모인다.

모일 때마다 술과 안주, 붓과 벼루를 준비하여

술 마시며 시 읊는 데에 이바지한다.


김신지작가의<제철행복을 읽다가 알게 된 다산 정약용이 만든 문예 모임 <죽란시사첩서의 규약이다.

나에게도 그렇게 가끔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죽란시사의 규약처럼 살구나무 꽃눈이봉긋해졌다기에만났. 우리가 오늘 만나는곳은 연희동과 종로 서순라길. 싱그러운 계절이니 카지노 쿠폰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자 했다.오늘 우리는 카지노 쿠폰처럼먹고 카지노 쿠폰처럼보고 카지노 쿠폰처럼논다.


그러므로 오늘의 동심은 따라 하기.카지노 쿠폰 따라 하기다.


홍대입구역에서내려연희동까지 걷는다. 연희동 웨이팅 맛집을 찾아 브런치를 먹고, SF팝업 서점,플라뇌르를 갔다. 요즘 우리는 SF소설을 함께 읽는 중이다. 손님이 4명만 되어도 만석이 되는 작은 공간, 내가 지금까지 가본 서점 중에 가장 작은 서점이었다. 2층에는 SF소설이 3층에는 도시 산책자 플라뇌르 컨셉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카지노 쿠폰처럼 조용히 책만읽고 가면 좋으련만, 기어코고요함이그윽했던 서점에 말의 폭풍우를휘몰아치게 만든다. 서로가 창피해지려는 순간 다시 거리로 나갔다.


저긴 뭔데 줄을 섰지? 이럴 땐 일단 줄부터 서는 게 오린이 세계의 국룰! 들어가 보니 요즘 핫한 카지노 쿠폰들의 소품샵이었다. 한쪽에는 독립서적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카지노 쿠폰들과 줄을 서서 얇은 시집 같은 에세이집을 읽는다. 살랑한 문장들이 밀당을한다. 이 책은 사야겠는데 가격이 보이지 않지? 혹시비매품? 공짜? 설마? 쪼잔한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계산대에내밀어보니 만육천 원.오린이의 주특기인 김칫국부터 마시기.만일나도 책을 내는 날이 온다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잠시 즐거운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연희동의 골목골목을 휘젓고 다니다 보니 벌써 오후 4시가 되었다. 우리는 서순라길로 향했다. 종묘를순찰하던 순라청 서쪽에 있다고 하여 서순라길이 되었다. 작년 여름, '나 혼자 산다' 전현무 씨와 유튜브 채널 '할명수'의 박명수 씨가 다녀간 뒤에 더 힙해졌다.


캐리커쳐가게앞을 지난다. 전현무 씨와박명수 씨도 들렸던 가게다. 이런 걸언제 보겠어. 우리들이잽싸게 줄을 서자곧이어 카지노 쿠폰들이 뒤로줄을 다.우리가카지노 쿠폰보다빨랐다니.치하고도 설레는감정은 무엇인가.두구두구두구 1분 캐리커쳐 완성. 내 얼굴의 포인트는 처진 눈인가잠시 실망했다가풍성한 머리숱을 보니 금세기분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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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카지노 쿠폰들이 종묘 담벼락에 서서사진을 찍어댄다. 그렇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우리도 찰칵,8등신 아니 9등신은 돼야 카지노 쿠폰스럽지. 두상이 이 비율이면 우리의 조상은 조류인 게 틀림없다고생각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전현무도 박명수도 먹었던 '비틀비틀, 비틀스타코' 가보기. 여기야말로서순라길의 핫플 중에 핫플이다. 평일 퇴근 시간 전이라 그런지 어마무시한 대기는 아니었다.대기가 19팀 정도. 솔직히나는 타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그런데오늘만큼은 카지노 쿠폰를, 그들을 따라 했던 연예인을 따라 하고 싶었다. 힙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오늘만큼은 힙한 오린이가 되고 싶었다.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가 아니라, 나 혼자 살고 싶다의 오린이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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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가 저물었다. 우리는집으로 간다. 종로 3가 지하철역으로 걸어간다. 한때 예비 신랑 신부들의 예물의 거리도단성사 피카디리 극장 자리도 지나간다. 처음 종로 3가를 본건 중학교 2학년 때. 최재성 팬 사인회가 열리는피카디리 극장 출구를 찾기 위해 두더지게임처럼 지하철출구에머리를 내놨다 넣었다.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는데 그때는 그런 것이하나도 힘들지 않았다.이제는 1호선, 3호선, 5호선이 얽혀있는 이 복잡한 지하 세계를 생각만 해도 힘이 빠지다니.카지노 쿠폰 따라 하기는 여기까지다.


카지노 쿠폰들이 사는 세상은 나에게는 너무 먼 세상일줄 알았다.마치 카지노 쿠폰에 D를 앞에 넣어 D카지노 쿠폰, 비무장지대인줄 알았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청춘의 비무장지대같았다. 그들이 먹는 밥을 먹고, 그들이 가는 카페를 고, 그들이 즐기는 문화를 즐기다 보니그 순간만큼은 카지노 쿠폰 감수성이차고 넘치듯했다.그런데밤이 되니 조용한 곳, 편안한 의자에서 커피 한 잔이나 마시고 싶은갱년기 감수성이 늑골까지 치고 올라온다.


안 되겠다. 우리가 다시 한번 모일 때면 포천 광릉 숲길이나 걸어보자. 피톤치드가가득한그곳에서 들숨날숨을번쯤쉬고 나면 그때는우리의마음이 아닌폐가젊어질 테지. 그때는 헤어지는 저녁 시간에도 몸이 가뿐해질 테지.

힙하지 않아도 돼

힘들지 않으면 돼


아카시아꽃이 진동할 때, 다시모인다.

제철 미나리가 마트 매대에 흐드러질 때모인다.

가장맛있는 커피와 빵을 준비하여

서로가 읽었던 책을 음미하는데이바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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