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좋아하는 편이었고, 점수도 곧잘 받았다. 그런데 6.25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는 배운 기억이 없다. 그 참혹함을 읽었다면 분명 잊을 수 없었을 텐데… 카지노 쿠폰 4.3 사건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카지노 쿠폰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마을 사람들을 한꺼번에 몰살한 학살이었기에 카지노 쿠폰 마을에서는 제사가 겹치는 집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4.3 사건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단순히 4월 3일에 일어난 사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4.3이라는 날짜는 몇 년에 걸쳐, 아주 오랫동안 줄줄이 이어진 학살을 가리킨다. 검색해보니 읽을수록 고통스러운 연대기*가 나왔다. (차마 요약할 수 없어 그대로 싣고, 마을 집단 학살이 기록된 부분을 굵게 강조했다. 물론 다른 날짜에도 죽음은 계속 기록되어 있다...)
1947년
3.1 - 제28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응원경찰의 발포로 주민 6명 사망, 8명 중경상을 당하는 ‘3·1사건’ 발생
3.10 - 3·1사건에 항의하는 민·관 총파업 돌입
3.20 - 미군정보팀, “카지노 쿠폰의 총파업에는 좌·우익이 공히 참가하고 있으며, 카지노 쿠폰도민 70%가 좌익단체 동조자”라고 보고
6.1 - 경찰, 삐라 살포 혐의로 카지노 쿠폰읍내 중학생 20명 검속
8.13 - 경찰이 삐라를 붙이는 소년 추격 과정에서 발포해 주민 3명 총상
9.21 - 22개 우익 청년단체 통합, 대동청년단 발족
11.2 - 서북청년회 카지노 쿠폰도본부(위원장 장동춘) 발족
12.7 - 카지노 쿠폰 CIC, “경찰 당국이 카지노 쿠폰도 경찰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라고 상부에 보고
1948년
2.7 - 전국에 비상경계
3.6 - 조천지서에서 취조받던 조천중학원 학생 김용철 고문치사
3.14 - 모슬포지서에서 대정면 영락리 청년 양은하 고문치사
4.3 - 4·3 무장봉기 발발. 경찰 4명, 민간인 8명, 무장대 2명 사망
4.5 - 미군정, 카지노 쿠폰 해상교통 차단하고 미군 함정 동원해 해안 봉쇄
4.13 - 제9연대, 카지노 쿠폰읍에 특별부대 파견
4.14 - 최종 선거인 등록(5·10 총선거) 결과 카지노 쿠폰도는 64.9% (전국 평균 91.7%)로 전국 최하위 기록
4.24 - 미국 〈워싱턴포스트〉, ‘한국 섬 폭동 발발 46명 사망’이라는 제목 아래 카지노 쿠폰사태 첫 보도
4.28 - 제9연대장 김익렬과 무장대 총책 김달삼 평화협상 합의
5.1 - 세칭 ‘오라리 방화사건’ 발생해 평화협상 파기
5.6 - 미군정, 김익렬 9연대장 해임, 신임 9연대장에 박진경 중령 임명
5.31 - 제헌국회 개원. 이승만, 국회의장에 선출
6.2 - 카지노 쿠폰 주둔 미군사령관 브라운 대령, “카지노 쿠폰도의 서쪽에서 동쪽까지 모조리 휩쓸어버리는 작전을 진행시키고 있다”라고 밝힘
6.18 - 박진경 제11연대장 숙소에서 부하에 의해 피살
8.15 - 대한민국 정부 수립 공포
9.8 - 카지노 쿠폰읍 삼양리 거주 13세 소년, 삼양지서에서 고문치사
10.17 - 송요찬 9연대장, 카지노 쿠폰 해안에서 5㎞ 이상 지역에 통행금지를 명령하면서 이를 어길 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총살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포고문 발표
10.18 - 카지노 쿠폰 해안 봉쇄
10.19 - 여수·순천 10·19사건 발생
11.7 - 토벌대, 구좌면 행원리 주민 10여 명 총살 /군경 합동 토벌대, 남원면 중산간 마을인 의귀리·수망리·한남리 노인과 어린이 총살, 가옥 방화 /무장대, 서귀면 서귀리 급습해 민가에 방화
11.13 - 토벌대, 애월면 하가리 주민 25명 집단 총살, 소길리 원동마을 주민 50~60명 집단 총살
11.17 - 이승만 대통령, 카지노 쿠폰도 전역에 계엄령 선포
11.28 - 무장대, 남원면 남원리와 위미리 주민 집단 살해, 가옥 방화
12.3 - 무장대, 구좌면 세화리 주민 50명 살해, 가옥 방화
12.13 - 서북청년회 단원 620명 정식 경찰로 임용
12.15 - 토벌대, 표선면 토산리 주민 150여 명을 표선국교로 끌고 가 12월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집단 총살
12.18 - 토벌대, 하도리·종달리 주민 10여 명이 있던 ‘다랑쉬굴’ 발견, 질식사시킴
12.19 - 토벌대, 조천면 관내 주민 150명 ‘박성내’로 데려가 집단 총살
12.22 - 토벌대, 표선면 가시리 주민 76명을 ‘버들못’ 위쪽 밭에서 집단 총살
12.31 - 카지노 쿠폰도지구 계엄령 해제
1949년
1.3 - 무장대, 카지노 쿠폰읍 삼양리, 남원면 하례리, 한림면 협재리 주민 살해 /외도지서 경찰과 특공대원들이 무장대로 위장해 카지노 쿠폰읍 도평리 주민 70여 명 총살
1.4 - 토벌대, 카지노 쿠폰읍 화북리 곤을동 주민을 이틀에 걸쳐 집단 총살
1.13 - 무장대, 성읍리 주민 38명 살해, 방화
1.17 - 토벌대, 조천면 북촌리 주민 400여 명 집단 총살
1.21 - 이승만 대통령, “미국 측에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많은 동정을 표하나 카지노 쿠폰도, 전남 사건의 여파를 완전히 발근색원(拔根塞源)하여야 그들의 원조는 적극화할 것이며 지방 토색(討索) 반도 및 절도 등 악당을 가혹한 방법으로 탄압하여 법의 존엄을 표시할 것이 요청된다”라고 유시
1.22 - 토벌대, 안덕면 동광리·상창리 주민 등 80여 명을 서귀포 정방폭포 부근에서 집단 총살
2.4 - 카지노 쿠폰읍 봉개지구(봉개·용강·회천리)에 대한 육해공군 합동작전 전개. 토벌대, 도망가는 주민 수백명 총살
4.9 - 이승만 대통령, 부인과 함께 카지노 쿠폰도 방문
5.15 - 카지노 쿠폰도지구전투사령부 해산. 서북청년회 단원으로 구성된 2연대 3대대 철수
6.7 - 무장대 총사령 이덕구, 경찰에 의해 사살
10.2 - 카지노 쿠폰비행장 인근에서 249명 총살형 집행 후 암매장
1950년
6.25 - 6·25전쟁 발발. 카지노 쿠폰도 해병대사령관이 카지노 쿠폰도지구 계엄사령관 겸임
7.11 - 치안국장으로부터 ‘불순분자 검거의 건’ 카지노 쿠폰도경찰국장에게 하달
7.25 - 무장대, 중문면 하원리를 습격해 민가에 방화
7.27 - 토벌대, 예비검속으로 카지노 쿠폰읍 주정공장 수감된 주민들 사라봉 앞 바다에 수장함
7.29 - 서귀포경찰서 관내에 예비검속됐던 수감자 150여 명 바다에 수장됨
8.4 - 카지노 쿠폰경찰서·주정공장 등지에 수감되어 있던 예비검속자 수백명 카지노 쿠폰항 앞바다에 수장됨
8.19 - 카지노 쿠폰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었던 예비검속자 수백명 카지노 쿠폰비행장에서 총살 후 암매장
8.20 - 모슬포경찰서 관내 한림면·대정면·안덕면 예비검속자 344명 중 252명 송악산 섯알오름에서 집단 총살됨
10.10 - 카지노 쿠폰도지구의 계엄 해제
1951년
4.24 - 카지노 쿠폰 경찰, 1950년 10월1일~1951년 4월22일 7개월간 무장대 사살 56명 등의 전과 발표
1952년
4.1 - 카지노 쿠폰 경찰, ‘카지노 쿠폰도지구 잔비섬멸작전’ 전개
9.16 - 카지노 쿠폰방송국에 무장대 5명 침입해 숙직 중인 방송과장 등 3명 납치
10.31 - 무장대, 서귀포발전소 습격·방화
1954년
4.1 - 한라산 부분 개방. 산간부락 입주 및 복귀 허용
9.21 - 한라산 금족구역 해제
하루가 멀다 하고 이루어진 학살 기록을 믿을 수가 없다. 반복되는 집단 총살이라는 글자만 읽어도 참혹하다. 다들 미쳐있었던 걸까?
더 믿을 수 없는 건 이것이 유일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품에서도 연결지었듯이 여순 사건, 보도연맹 학살 사건, 거창 양민 학살사건, 경산 코발트광산 학살사건, 대전형무소 학살 사건... 전국 곳곳에 학살이 있었다. 그것도우리나라 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들이다.『본 헌터』라는 책을 함께 읽길 권장한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이 책을 처음으로 민간인 학살을 인식했다.6.25 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로 죽은 유골을 발굴하고 추적하는 이야기다. 수많은 유골들은 그 참황을 그대로 껴안고 있다.
카지노 쿠폰 4.3 사건의 기록을 보면, 부당한 일에 저항한 시민의 파업을 ‘빨갱이’라며 적으로 몰아세웠던 미군정, 단일정부 수립을 탈 없이 마무리 짓고 싶어한 이승만 대통령의 권력욕, 그리고 학살을 실행한 서북청년단이나 토벌대의 잔인함이 비극을 초래했다. 그리고 어쩌면 좌우로 나누어 싸우던 서구 국가의 대립이 좁은 한반도 땅에서 압축된 결과다.
정치 이념을 둘로 나누어 싸워대던 서구 국가의 싸움이 우리나라에서 폭발한 탓에 한반도에서는 아직까지도 그 잔열이 맹렬히 흐른다. 6.25 전쟁은 북한과 남한의 싸움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좌익과 우익을 나누어 서로를 의심하느라 믿을 수 없는 학살이 이루어졌던 전쟁이다. 편을 가르는 것이 이리도 위험하다. 적으로 분류되는 순간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좌와 우로 나뉘어졌기에 얼마나 많은 ‘잠재적’ 적을 색출하고 죽여댔는지.
냉전은 직접적인 전쟁 없이 얼어붙은 국제적 상황을 표현한 단어라지만… 이건 오직 서구 국가의 관점이다. 그 충돌은 한반도에서 이루어졌다.이 비극의 원인을 모두 서구의 국가로만 돌릴 수는 없겠지만(국내에서도 누군가의 권력욕, 이기적인 생존욕, 또는 무지 등이 잔인함으로 이어졌을 테니), 6.25 전쟁이 ‘대리전’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을 떠올리면 억울함이 솟구쳐 비극을 삼켜내는 걸 더 어렵게 만든다. 그렇게도 바라왔던 광복 후… 우리는 국가 체제의 정비라는 중요한 과제를 앞두고 둘로 나뉠 수밖에 없었을까… 이념의 차이는 어떤 폭력을 불러오는가.
카지노 쿠폰 4.3 사건 역시 냉전이라는 단어로 가려진 한반도의 극심한 갈등과 충돌을 뼈저리게 담아내고 있는 사건이다. 짤막한 시간대를 가리키는 듯한 ‘사건’이라는 단어로는 그 비극을 호명할 수 없다. 왜 4.3 사건이라고 불리는 걸까? ‘미군정/대한민국 제1공화국의 카지노 쿠폰도 민간인 학살’ 정도로는 지칭해야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여전히 한반도는 반으로 잘려 나뉘어있다. 이제는 거의 분리된 국가로 여겨질 정도인 ‘분단국가’라는 현실은 수많은 피를 밟고 서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 피의 역사를 생각하면 ‘종북 세력’이나 ‘빨갱이’라는 단어를 그렇게도 쉽게 입에 담을 수 있을까? 그 단어가 불러온 적대감과 그로 인한 참상을 생각하면, 그 단어는 단순한 이념 차이 이상을 뜻하고 있다.
국문과 대학원 수업에서 실제 사건들을 다룬 문학, 특히 소설의 역할은 그 사건을 정서적으로 전달하고 일깨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검증하고 기록하는 르포의 역할과는 달리… 작품의 인물 중 어느 누구도 울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담백한 서술들을 읽으면서도 주룩주룩 울었다. 우리나라에서 홀로코스트만큼 6.25 전쟁 민간인 학살이 알려져 있을까? 5.18을 비롯해 꼭 기억해야 할 참담한 역사를 잊을 수 없는 방식으로 기록해준 한강 작가에게 감사하다.
*위 연대기의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