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에서 카지노 게임 향하는 마지막 도시 아구아스 깔리안떼까지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차가 가장 빠른(비싼) 교통수단이나 내가 여행하던 2월에는 쿠스코부터 출발하는 기차는 운행하지 않아 오얀따이땀보라는 중간 도시까지는 차로 이동해야 했다. 가장 저렴한 방법은 콜렉티보라는 승합차를 타고 이동하는 방식인데, 인당 30 솔 정도면 쿠스코에서 오얀따이땀보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최단거리 이동보다는 성스러운 계곡 카지노 게임를 겸하여 이동한다. 중간중간 꽤나 유명한 잉카문명의 유적들이 있어 이동하는 김에 보는 게 좋기 때문이다. 남미카지노 게임 네이버카페를 둘러보니 파비앙여행사에서 주관하는 투어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투어가 마추픽추까지 포함한 1박 2일 코스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미 마추픽추까지의 기차, 아구아스 깔리 안 떼 숙박, 마추픽추 입장권까지 따로 결제해 둔 상황이라 애매했다. 다행히 현지 택시투어가 잘 되어있다는 후기가 있어 쿠스코에 도착해 알아보니 taxidatum이라는 사이트가 있어 원하는 코스로 비용을 조율할 수 있었다. 비용은 승용차 1대(4인) 기준 1 day 80달러(US달러)로 파비앙투어대비는 비쌌지만 private투어이고 원하는 유적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가장 많이 가는 투어 코스는 친체로 - 모라이 - 살리네아스염전이다. 세 곳이 하나의 티켓(인당 70 솔)으로 입장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피삭에 반드시 가고 싶었다. 지리적으로도 돌아가야 하고 입장권도 별도로 구매해야 하지만 몇몇 후기에서 “카지노 게임보다 좋았다”라고 말하여 우리 루트는 카지노 게임 - 살리네라스 -모라이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피삭을 기대하던 우리가 처음 내린 곳은 알파카와 라마를 기르는 체험 농장이었다. 당황했지만 사람 좋은 얼굴로 웃는 기사님을 보니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나 농장 마지막에는 알파카 털로 만든 옷을 팔았지만 “사지 않겠다”라고 말하자 쿨하게 다음 장소로 이동해 주었다. 역시 호객행위는 하지만 거절하면 쿨하게 물러나는 페루사람다웠다. 다소 당황했지만 꽤 다양한 알파카와 라마를 볼 수 있어 나쁘지 않았다.
쿠스코에서 피삭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원래도 멀미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고산지대에서의 이동이기도 하고 비포장 도로를 빠르게 달리다 보니 평소보다 멀미가 심했다. 다행히 구토감을 느끼기 직전에 피삭에 도착했다. (이건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걸 이후에 깨달았지만..) 이 와중에 우리의 사람 좋은 택시기사는 한 번 더 흥정이 들어왔다. 피삭에서 현지 가이드를 붙여줄 테니 해보겠냐는 제안이었다. 2인에 1시간 동안 100 솔이었다. 3만 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금액이었으나 이미 알파카 농장에서 그에 대한 신뢰를 약간 잃은 우리는 망설였다. 호객은 한 번으로 족하는 페루인답지 않게 두 번이나 제안하는 그를 보며 이 정도 진짜 해야 하나 싶어서 그의 가이드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인생 가이드가 될 뻔한 시몬(Simon)을 만났다.
우리를 반갑게 마주한 시몬은 가장 처음 피삭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사실 피삭은 잉카시대에는 마추픽추보다 훨씬 크고 가치 있는 장소였다고 한다. 다만 스페인군에 의해 많이 파괴되어 현재 보는 유적 대부분이 재건된 것이고, 마추픽추는 스페인군에게 발견되지 않아 거의 100% 보존되어 현대에 유적으로서의 가치가 높을 뿐이라고 한다.
이는 보이는 풍경으로도 충분히 증명되었다. 드넓게 펼쳐진 농작지, 수백 개의 무덤, 높은 곳에 위치한 군사시설 등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곳에 살았는지가 느껴졌다. 특히 무덤에 대한 설명에서 태양신에 대한 잉카인의 열망이 느껴졌다. 땅에 묻는 것에 익숙한 우리와 달리 잉카인의 무덤은 산 위 동굴처럼 심어진 형태였는데, 죽어서도 태양과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반영된 것이었다. 해가 잘 드는 곳일수록 부자 또는 고위직이라고 했다.
인생가이드라는 설명에 걸맞게 시몬은 피삭에 대한 설명은 물론 잉카 문명에 대한 역사까지 설명하며 우리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inca cross를 보여주며 그 의미를 설명하고, 멀미와 고산병으로 어지러워하는 우리를 위해 중간중간 “마티코”라는 현지 식물로 만든 오일을 발라주며 민간요법도 설명해 주었다. 무엇보다 백미는 그의 피리연주였다.군사시설로 우리를 데려가서는 병사들이 보초를 서는 위치 안에 들어가 돌에 손을 대고 눈을 감으라고 했다. 고요한 그곳에서는 오로지 바람소리가 나를 감쌌다. 그 고요를 뚫고 아름다운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어떤 에너지가 느껴졌다. 남미카지노 게임을 돌이켜보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현지 가이드 안 했으면 어떻게 할 뻔했나 싶어 시몬에게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는 순간, 시몬은 우리에게 잉카크로스의 가격을 말했다ㅋㅋㅋㅋ 거절하자 마티코 오일의 가격을 말했다ㅋㅋㅋㅋㅋ 후에 시장에서 산 가격의 두 배에 달하는 가격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하나 사줄까 했으나 몽생이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시몬은 다소 풀이 죽었다. 시트콤 같은 순간에 웃음이 났다. 다행히 시몬도 페루인답게 우리의 거절에 두 번 이상 제안하지는 않아 투어는 잘 마무리되었고, 투어비 100 솔을 건네자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마지막 상술만 없어다면 정말 인생 가이드였을 것이다.
드라마와 시트콤이 함께한 피삭카지노 게임를 마치고 살리네라스로 출발했다. 피삭으로 빠져서인지 두 시간 넘게 달려야 했다. 잠잠해졌던 멀미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왔다. “와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은 순간 구역질이 났다. 찰나의 순간 다행히 차를 멈출 수 있었고 내리자마자…는 상상에 맡기겠다. 다소 흥정이 있는 택시기사였지만 그는 차는 걱정 말라며 나를 안심시켰주었다.
그러나 한 번 올라온 어지러움과 구토감은 쉬이 가시지 않았고 살리네라스에 도착해서도 어지러워 제대로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상비약을 한가득 가져왔는데 하필 멀미약이 하나도 없어 타이레놀 하나를 먹으며 플라시보 효과를 기대할 뿐이었다. 이 멋진 광경을 앞두고는 내내 성당 한구석에 쪼그려 앉아있었다.
이 상태로 모라이는 도저히 갈 수 없어 포기하고 5시쯤 오얀따이땀보역에 도착했다. 80달러인 카지노 게임비를 정산하고자 100달러를 내니 거스름돈이 없다는 택시기사였다. “이러지 마ㅠㅜ 나 아프잖아”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방법은 없었고, 긴 이동에 지친 나와 몽생이는 <총무로서 돈관리 해야지 vs. 기사가 잔돈 없는 게
내 탓이냐로 맞서다가 남미에서의 첫 싸움을 했다.
기사 앞에서 싸우고, 밥 먹다 싸우고. 별거 아닌 일이 여행의 피로와 겹쳐 자존심 싸움으로 번졌다. 그리고 침묵으로 이어졌다. 기차 타기 전까지 한두 시간 동안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쯤 갑자기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잉카레일의 고객서비스였다.
말도 안 되는 노래지만 넘치는 흥에 별안간 “풉” 웃음이 터졌다. 풉을 넘어 깔깔로 넘어가자 두 시간의 냉전이 자연스레 마무리되었다. 무엇보다 기차에서의 저 연기를 보는데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여행 속 우연의 도움으로 무사히 카지노 게임에 가기 전 마지막 도시 아구아스 깔리안떼에 도착했다.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음날 6시 카지노 게임 입장을 위해 빠르게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