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스크린 게임장에 갔다. 주로 몸을 움직이는 게임을 하였다. 그중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하였는데 잘 쳐보겠다고 온갖 용을 썼다. 후유증은 그날의 기억을 곱씹게 해 준다.
공이 날아오기 전 형광등 불이 켜지고 3,2,1 카운트다운을 한다. 생전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방망이를 잡아본 경험이 손꼽히지만 본건 있어서 방망이 손잡이를 위아래로 꼭 잡고 포즈를 취한다. 공이 날아오는 순간 있는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깡'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쩍 든다. 다음 공이 날아올 신호에 불이 켜지는데 내 눈도 같이 커졌다. 뚫어져라 바라봤다.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자세도 바로 잡았다. 파울도 쳐보고 안타도 쳤다. 허공에 방망이만 휘두르는 헛스윙도 많았지만 공과 맞닥뜨리는 순간의 소리와 느낌이 내 몸으로 스며든다. 공이 어디를 가든 상관없지만 세 번의 홈런은 강렬했다. 내가 휘두른 방망이에 공이 맞았다. 화면 속 다른 선수들이 내 공을 잡기 위해 일사불란 움직인다. 이래서 남편이 가끔 스크린온라인 카지노 게임장을 찾았구나라는 느낌을 조금 알 수 있었다.
다음날 몸이 막 쑤시게 아픈 건 아닌데 기운이 없달까. 누가 바닥으로 잡아당기듯 축 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눕고 싶었다. 집에 가자마자 자야지하고 퇴근 시간만 기다렸다. 집에 도착하니 남편이 시장에서 치킨과 떡볶이, 순대를 사고 만두를 쪄놨다. 허기는 달래야겠다 싶었다. 떡볶이 다섯 개, 어묵 두어 개, 순대 하나, 만두 하나를 먹었다. 치킨은 작은 껍데기조각 맛만 보았다. 분명 입맛이 없는 게 맞다. 밤 아홉 시 자이언트글쓰기 줌 수업이 없는 날은 저녁 먹고 걸으러 나갈 법도 한데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뜨끈한데 몸을 누이고 싶었다. 거의 열두 시간을누워 있었다. 회복되면 일찍 일어나야지 했던 마음은 온데간데도 없다. 다음날 출근이 아니었다면 더 누워있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슬럼프는 아닌데 뭔가 느리다(아니라고부정인가) 생각을 하지 않고 진득이 앉아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는다. 멍을 자주 때린다. 책이나 브런치 글은 수시로 읽는 편인데 내 것으로 만들 노력을 하지 않는다. 어제 아무 글도 쓰지 않아 마음에 걸렸다. 퇴근 후 카페에 가기 위해 노트북과 책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내 몸과 마음만큼 가방도 무거웠다. 굳이 이렇게 매고 카페에 가야 하나 싶었지만 가야만 했다. 한 달에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카페행이다. 시원한 카페라테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자양강장제를 들이켠 것 마냥 속이 뻥 뚫린달까. 이 시간이 그리웠나. 라테와 함께 글을 써 내려가는데 이상하다 할 만큼 몸이 멀쩡해진다.(믿음이 이렇게 무섭다)집에 가면 남편에게 같이 걸으러 나가자고 해야겠다.
두 번째 책을 쓰려고 목차를 받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두 꼭지 쓰다 말았다. 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진도는 나가지 않고 막막하기만 했다. 브런치 글도 써야겠고 운동도 해야겠고 지난달에 라이팅 코치 수업도 시작했다. 하나만 제대로 파고들어도 시원찮을 판국에 자꾸 일을 벌이는 나다. 그럼에도 새로운 일에 마음이 갔다. 내가 느낀 바를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비록 시작은 꿈틀댈지언정 나는 끝낸다.
딸 그 느낌 알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방망이를 휘두를 때 '깡' 나는 소리가 자꾸 맴돈다. 공이 날아오기 전 기다리는 순간이 긴장된다. 언제 맞을지 모르는 공과 방망이의 만남에 집중한다. 한 번을 맞아도날아올 때마다 쉬지 않고 휘둘렀다. 다음 날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써서 쉬어줘야 했지만 다시 일어나야 됨을 안다.
무거운 가방을 이고 카페로 와서 글을 쓴다. 내 마음을 내 경험을. 가라앉는다고만 적지 않는다. 무엇을 했는지를 적는다. 적지 않으면 내가 어디로 무엇을 위해 가고 있는지 안갯속을 헤매듯 희미해진다. 답을 찾기보다 방향을 알기 위해 적는다. 적다 보면 해야 할 일이 보이길 바라며. 그렇게 믿었고 그렇게 가고 있다. 두 손 꼭 잡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방망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