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날이 갑자기 견딜만해졌다. 우리 세 사람 각각 KTX와 SRT를 타고 부산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모두 서울에서 출발하는 거지만 각자 자기가 가장 편한 곳에서 출발과 도착을 하기로 한 까닭이다. 같이 여행하는 사람끼리 ‘정’ 없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며 가는 길에 옆에 앉아가게 되면 수다를 떨게 될지 모른다. 평일 이른 아침 열차라서 피곤한 눈을 감고 출장 가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건 예의가 아니지.
그런데 참 신기한 게 내가 무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있는지 알고 있는 것처럼 카톡이 왔다. 흠칫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내 뒷좌석에 지금사진 작가님이 지그시 눈을 감고 있다. 아니, 하필 그 많고 많은 자리 중에 이 자리를 잡았다고? 나중에 서로 쳐다보면서 어이없어했다. 아마 좌석을 고르는 로직이 비슷했나 보다. 예를 들면 중간열차 중간자리 중에 순방향. 암튼 묘하게 취향이 겹친다.
부산역. 딱 도착해서 지마음 작가에게 전화를 넣으니 2분 후 도착이란다. 참 시간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라서 좋다. 약속시간보다 내가 조금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이 마음 편한 사람들이라서 5시 약속을 하면 4시 40분에 만나는 경우가 많다. 살다가 이런 모임은 처음이다. 지금은 3박 또는 2박의 짧은 여행을 함께 하고 있지만 조만간 2주간을 같이 지내야 하는지라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문제없어 보인다.
원래 계획으로는 우리 집 꼬맹이도 함께 와서 지마음 작가랑 같이 돌아다니면서 인생상담을 좀 받기로 했는데, 사춘기 소녀의 말을 믿은 우리가 잘못했다. 마지막 순간에 ‘나 안가’ 해버리는 바람에 맥이 좀 빠졌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거제를 중심으로 한 숙박계획도 취소하고 부산으로 돌리고 차량도 작은 것으로 바꾸느라 지금사진 작가님이 부산을 좀 떨었다. 쫌 미안하다.
부산역을 기준으로 숙소는 동쪽,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서쪽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가기로 하고 계획되었던 여행이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완전히 빼버리기는 서운하고 그렇다고 부산에 숙소를 두고 날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가는 것도 힘든 일인지라(원래 놀멍놀멍 여행이 우리 컨셉이다) 도착한 날 딱 하루만 가기로 했다. 거가대교를 지나 거제로 가는 길이다. 부산에 터널과 다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진짜 많네. 거가대교를 지나 거제로 들어서니 풍경이 확 달라진다. 내가 알고 있는 거제가 어떤 곳인가. 한국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 지금은 선박제조기지. 조선업 호황으로 선박 수주가 넘쳐날 때 이곳에서는 개도 만 원짜리는 거들떠보지 않는다고 했던가. 아침이라서 그럴까 그런 예전의 기운이 넘치지 않고 차분해 보인다.
점심은 굴국밥을 잘하는 집이라고 한다. 거제토박이들이 추천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11시 조금 넘은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이 버글거린다. 출장 온 듯한 외국인 아저씨도 보인다. 같이 온 한국인 동료가 열심히 매생이국밥에 대하여 설명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있다. 외국인 아저씨 눈빛이 호기심보다는 걱정이 앞서 보인다. 아마도 국밥에 듬뿍 담긴 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아니, 그 귀한 굴을 고작 물에 끓여 먹는다구?’ 하면서 어이없어할지 모르겠다. 유럽에서 굴의 몸값은 우리네의 그것과 너무 다르니까.
겨울철 국밥은 역시 진리!
지난주의 강추위와 확 달라진 날씨에 겉옷이 조금은 거추장스럽다. 추위에 약한 지마음 작온라인 카지노 게임 다리까지 덮어주는 중무장, 더위에 약한 지금사진 작온라인 카지노 게임 겉옷은 벗어버린 가벼운 옷차림이다. 처음 찾아간 곳이다. 할머니가 한적한 포구에 남겨주신 집을 단장해서 카페로 만들었다. 나지막한 지붕에 누가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카페인 줄 모르고 지나칠 뻔할 정도로 수수한 외관이다.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시원한 커피음료를 주문하니 기름병에 담아 주신다. 아, 이런 곳이구나. 같이 주문한 카스테라도 직접 만든 모양새다. 단맛이 세지 않고 적당해서 좋다. 잘 부스러져서 흘리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내가 청소할 것은 아니므로 되었다. 할머니댁에 가면 있을법한 오래된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곳이다. 예를 들면, 날이 따뜻하면 마당에 있는 ‘평상’에 앉아 ‘오봉쟁반’에 놓고 마실 수도 있겠다. 껍데기만 남은 브라운관 텔레비전으로 연출사진도 찍으면서 놀 수도 있다. 이런 곳까지 누가 찾아올까 싶은데, 주말이면 대기표를 받아야 한단다.
다음은 윤이상 기념관이다. 서슬 퍼런 박정희 시대에 조작된 ‘동백림’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서독에 유학생 중 몇몇이 동베를린에 놀러 갔다가 온 일이 있었다. 박정희의 중앙정보부는 이 일을 간첩단 사건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당시에 한국사회에서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것은 인생의 모든 것을 앗아온라인 카지노 게임 것과 같았다. 하물며 ‘간첩’이라니. 윤이상 선생도 이렇게 간첩으로 몰려 옥고를 치르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선생의 재능을 몹시 흠모하던 유럽의 많은 유명인사들의 청원에 못 이긴 박정희 정부는 선생을 망가뜨리는 대신 영구추방하기로 한다. 이렇게 추방당한 선생은 결국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자그마온라인 카지노 게임 예쁜 기념관이었다. 선생의 악보도 전시되어 있다. 악보를 읽지 못하는 나로서는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오선지 안에 쓰인 음표보다 오선지 밖에 더 많은 음표들이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정착하지 못한 선생의 삶처럼 음표들이 오선지 밖에서 부유온라인 카지노 게임 있는 느낌이어서 그랬을까. 조용히 흘러나오는 BGM 역시 익히 들어왔던 클래식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을 조용히 울리며 다니는 것 같아서 좋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오면 가기로 했던 조그만 미술관은 휴무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계속 있기로 했으면 다음날 다시 오면 될 테지만 오늘 부산으로 넘어가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다시 오지 않을 곳이라서 아쉽다. 해가 짧다. 지금사진 작가님이 거가대교를 바라볼 수 있는 카페에 가서 노을구경을 해보자고 한다. 좋지. 오늘도 예외 없이 2 카페로군요. 시방리 카페인데 동네이름을 나지막하게 세게 발음하면서 서로 보고 웃는다. 이런 시방리 같으니라구
노을구경은 하지 못했다. 창문의 방향이 동쪽이라서 그랬을까. 아무리 기다려도 노을은 오지 않고 저녁 어스름한 기운이 몰려온다. 에잇! 고만 가자고 다시 길을 나선다. 숙소에서 저녁을 먹기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가까운 마트를 찾아보니 숙소 바로 옆에 있다. 이렇게 편할 수가. 먹는 것에 취향이 없는 사람인지라 이것저것 고르다가 다시 가져다 놓고 오늘은 중화풍으로 하기로 했다. 이유는 세일! 저렴한 가격에 세 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주기로 한다. 술은 각자 취향에 맞춰 적당히 고른다. 오늘도 지금사진 작가의 막걸리 사랑은 변함이 없다. 지마음 작가는 과일향의 나는 청주. 나는 맥주.
늘 그렇듯이 짠 샷과 함께 시작된 이야기는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아일랜드까지 갔다. 갑자기 아일랜드 여행을 구체적으로 짜보자면서 지도를 들여다보고 진지해지는 순간 그만 술이 확 깨버렸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그러니까 술 마실 때 너무 진지한 계획은 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교훈.
사족) 이렇게 술을 깨어가면서 열심히 아일랜드 여행을 계획해 두고 (올해는) 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