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칫밥
그해 부모님을 모두 잃은 아이들은 엄동설한 길바닥에 나설 처지가 되었다. 사실 친가에는 아버지의 4형제, 외가에는 어머니의 7 자매가 있었다. 형제가 많았지만 큰아버지가 후견인을 자처했기에 형제는 큰아버지집으로 보내졌고 그후 다른 친인척들과의 연락은 단절되었다.
그해 겨울은 유독 추웠다. 땅은 얼어붙어 있었고, 외양간은 숨 막힐 듯한 짐승의 숨결과 짚풀내음으로 가득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형, 은호는 손에 낫을 들고 소에게 줄 여물을 썰고 있었다. 형은 열세살이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아홉 살이었다.
두 형제는 그날도 새벽 어둠 속에서 일어났다. 큰아버지는 이미 밖에 나가 고함을 질렀고, 사촌형 누나는 이불속에서 뒤척이며 고개만 내밀었다.
“느그 엄마 아빠가 남겨둔 돈으로 내가 학교 보내주는 줄 아나! 얼른 안 일어나나!”
그 말이 다였다. 에녹과 형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장화를 신고 외양간으로 향했다. 그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그날따라 형은 손에 힘이 없었다. 밤새 감기 기운이 있었던 탓이었다. 무뎌진 작두의 칼날은 거친 짚단 위에서 덜컥댔다. 그러던 중 그만 은호의 손등을 스쳐 지나갔다.
처음엔 아무 말도 없었다. 형은 움찔하며 손을 움켜쥐었고, 낫 끝에 매달린 무언가가 뚝 떨어졌다. 그건 잘린 검지의 끝마디였다.
“형! 형!!”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비명에 외양간이 뒤집혔다. 형은 얼굴을 새파랗게 질린 채 앉아 있었고, 그의 손끝에서는 검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혼란 속에서 잘린 손가락을 주워 움켜쥐었다. 너무 작고, 따뜻했다. 마치 형의 장난감처럼…
큰아버지는 그런 형의 손을 보더니 욕부터 내뱉었다.
“이 새끼는 손 하나 못 조심해서 또 병원비 깨지게 생겼네! 너거 엄마 아빠 목숨값이 그리 남아도나!”
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물을 참으며 어른들 눈치만 보았다. 병원에 가는 일은 사치였고, 아물기를 기다리는 것이 ‘운명’이었다. 며칠 뒤, 형의 손가락은 봉합되었지만, 끝마디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로 형은 손을 쓰다듬을 때마다 중얼거렸다.
“이게 엄마 아빠 대신 받은 벌인 것 같아…”
그 말은 에녹의 가슴에 깊게 남았다. 그것은 단순한 형의 자책이 아니라, 이 집에 살고 있는 ‘입양되지 않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들의 서사였다.
큰아버지는 둘째 형 은호가 다친 날, 술을 마시고 돌아와 집 안을 휘저었다.
“너거 엄마 아빠가 남겨준 돈, 내가 니들 살리겠다고 쓴 돈인데, 이게 꼴이 뭐꼬!”
실은 엄마 아빠의 보험금, 보상금, 장례비 명목으로 들어온 돈은 이미 도박과 술로 다 빠져나간 상태였다. 그날 밤, 큰아버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고, 은호는 그 앞을 가로막다가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큰집의 사촌 형제들은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았다.
사촌누나는 예쁜 원피스를 입고 학교에 다녔고, 사촌형은 게임기를 쥐고 살았다. 반면 카지노 게임 사이트과 은호는 밭을 매고, 외양간을 청소하고, 장작을 팼다. 낮엔 머슴이었고, 밤엔 짐승이었다.
그 겨울,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방 안의 불 꺼진 자리에서 혼자 눈을 떴다. 형의 손가락은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하얀 붕대 위로 얼룩이 젖어 있었고, 형은 자꾸만 그것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게… 하나님이 날 잊은 거야. 아니면, 내가 잘못한 거겠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그 말이 싫었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세상은 왜 가장 약한 사람만 벌주는 걸까. 그날 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처음으로 눈을 감고 기도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 아무도 믿지 않는 기도였다. 하지만 그는 속삭였다.
‘내 삶은 이대로 끝나지 않아. 신이 계시다면, 반드시 나를 기억하실 거야. 내가 울었다는 걸, 형 손가락이 잘렸다는 걸, 아무도 몰라도… 당신은 알잖아요.’
그리고 그는 마음속에 무언가를 심었다. 무언가 뜨겁고 단단한 것. 그건 훗날, 그를 서울의 대학으로, 신학의 길로, 그리고 또 다른 심연으로 데려가게 될 작은 불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