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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레테 클래식 May 02. 2025

1-6 들풀도 입히시는 카지노 게임

구원의 손길

다음 날 아침, 에녹은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문 앞에 놓인 쌀 포대와 김치 통, 라면 박스, 그리고 그 위에 조심스레 얹힌 메모지 하나.


“주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 좋은이웃교회”


에녹은 얼어붙은 손으로 메모지를 들여다보았다. 잉크는 삐뚤삐뚤 번졌지만 그 안에 담긴 따뜻함은 오히려 분명했다. 문득, 형을 데려간 경찰서에서 만났던 중년 형사의 얼굴이 떠올랐다. 거칠어 보이던 얼굴에 눈길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따뜻했던, 그 형사.


며칠 뒤, 한 남자가 찾아왔다. 검은 코트를 입은 중년의 남자, 교회의 목사였다. 그는 허름한 방 안으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마음이 아프네요. 이런 곳에서 두 형제가 이렇게 견뎠다니…”


목사는 자신을 소개한 뒤, 형제의 안부를 조심스레 물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교인들이 돌아가며 형제의 집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따뜻한 된장국을 가져온 아주머니, 낡았지만 튼튼한 외투를 챙겨준 청년, 매번 묵묵히 반찬을 놓고 가던 중년 부부.


그날 이후, 형도 돌아왔다. 피곤하고 말라버린 얼굴이었지만, 형의 손에는 경찰서에서 풀려나며 형사가 몰래 쥐여준 단팥빵 카지노 게임가 들려 있었다. 형은 말없이 에녹의 손을 꼭 잡았다.


“미안하다, 에녹아. 형이…”


말을 잇지 못한 채 형은 눈물을 삼켰다. 카지노 게임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형.“


그 겨울, 에녹의 삶은 조금씩 달라졌다.


새벽이면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양말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교회로 달려갔다.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서가 아니었다. 그냥, 해야 할 일 같았다. 마치 그 일이 자신을 다시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의식처럼.


카지노 게임 낡은 걸레를 들고 교회의 마룻바닥을 닦았다. 성가대의자가 줄지어 있는 회중석 사이를 누비고, 유리창에 낀 성에를 손으로 문질러 햇빛이 들어올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도, 설교자가 서는 강대상을 닦을 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형광빛이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빛 아래, 카지노 게임 십자가 밑에 머리를 숙였다.


“카지노 게임… 저희 형제를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저도 세상에 꼭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될래요.”


그 순간, 카지노 게임 느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따뜻한 숨결이 마음 깊은 곳을 스치고 지나갔음을. 그 감정은 두려움도 아니고 눈물도 아니었지만, 분명한 위로였다. 세상이 끝날 것만 같았던 밤,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던 기도의 침묵 속에서 그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손길을 느꼈다. 바로 그 교회의 기도, 그 손길, 그 마음이 에녹에게 닿았던 것이다.


어느 날, 주일 설교 시간이었다. 목사는 예수의 말씀 중 한 구절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늘 피었다 지는 들풀도 카지노 게임께서 입히시거늘,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카지노 게임 그 말을 듣고 숨을 멈췄다. 그 한 구절이 마치 자신의 삶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했다. 그가 어릴 적 엄마 손에 이끌려 들었던 찬송가, 그 가사 속 한 줄이 다시 떠올랐다.


“오늘 피었다 지는 들풀도 입히시는 카지노 게임…”


그날, 카지노 게임 조용히 눈을 감고 속삭였다.


“카지노 게임, 나… 버티고 있어요. ”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작고 단단한 믿음 카지노 게임가 피어났다. 그것은 언젠가 다시 흔들릴지라도, 그날만큼은 분명히 존재한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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