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카지노 게임는 힘이 될까?
"아비투스(Habitus)"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
계층 및 사회적 지위의 결과이자 표현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에서 아비투스(Habitus)란 타인과 나를 구분 짓게 만드는 것으로,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한 외형이나 습관만이 아닌, 나를 나타내는 모든 무형의 '나'를 의미하기 때문에 나를 둘러싼 환경과 과거 모두를 통해 형성된다.
아비투스는 심리 자본, 문화 자본, 지식 자본, 경제 자본, 신체 자본, 언어 자본, 사회 자본의 일곱 가지로 나뉜다. 그중에서'신체 자본'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인생은 카지노 게임가 출중한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이며, 사회적 지위는 우리의 몸에 새겨진다. 이들은 더 쉽게 살고, 사람들을 더 쉽게 자기편으로 만들고, 직장에 더 빨리 취직하고, 동료보다 더 많이 번다. 이런 관련성을 무시하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이 중 눈에 꽂히는 문장은 '이런 관련성을 무시하는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였다. 바로 내가 카지노 게임가 주는 사회적 관련성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케이스였다.
내가 학생일 때만 해도 우리 사회는 '카지노 게임'나 '돈' 같은 보이는 것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2000년대 초반, 내가 30대였을 때도 이런 분위기는 여전했고,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당시 땅값이 올라 갑작스럽게 부자가 된 사람을 '졸부'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카지노 게임를 가꾸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그런 모습을 마냥 좋게만 보지도 않았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아서 카지노 게임에 신경 쓰면 사치스럽다는 선입견이 있었고, 남자들 역시 남성성이 강조되던 시절이었다.
졸부라는 비아냥이 사라질 즈음, '예쁘고 잘생긴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말이 유행했고, '카지노 게임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이제는 육각형 인간의 조건에 카지노 게임가 포함되고, 경쟁력을 넘어 기본 소양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 시절에도 카지노 게임나 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라기보다 이중적인 시선이 존재했다. 카지노 게임만 뛰어나면 오히려 팔자가 사납다며 비하했지만, 카지노 게임에 다른 재능이 더해지면 카지노 게임 또한 재능으로 인정받았다.
내가 어릴 때 '카지노 게임'라고 하면 '얼굴이 얼마나 예쁘냐, 잘생겼냐'였다. 그러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패완얼)'이라는 말이 유행했고, 이어 '패션의 완성은 몸(패완몸)'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인형같이 예쁜 얼굴보다 개성 있는 얼굴에 늘씬한 몸매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후엔 단순히 날씬함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만든 탄탄하고 균형 잡힌 몸이 선호되기 시작했다. 이런 몸은 자기 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얼굴과 몸을 가꾸는 것이 자기관리의 상징이 되자, 중년과 노년 또한 카지노 게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나이가 들수록 카지노 게임를 관리하라'는 말은 이제 모두가 따라야 할 선언문이 되었다. 미소가 어울리는 인상, 연륜이 느껴지는 표정, 반듯한 자세, 신뢰를 주는 말투와 목소리 모두가 '중년의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TV만 봐도 이런 사회 변화는 느껴지지만, 정작 직장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가 뛰어난 사람이 드문데다, 좋지 않은 카지노 게임라고 해서 티 내어가며 차별하는 경우는 더욱 없었다. 카지노 게임보다는 태도와 실력을 우선시하는 풍조가 강했다. 당연히 '학급 회장, 회사 진급, 식당 인기 메뉴에 카지노 게임가 무슨 영향을 주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알아두면 쓸모없는 질문을 동료들에게 해보았다.
동료 A의 경우
연작가: 카지노 게임가 경쟁력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연예인 말고, 일반인 기준으로. 일반인은 아무리 카지노 게임가 뛰어나도 상한선이 있으니 그 기준으로 말해줘요.
동료 A: 맞는 말 같은데요?
연작가: 본인이나 주변에서 직간접 경험한 거 있어요?
동료 A: 첫인상만 해도 카지노 게임가 크게 작용하잖아요. 괜히 이유 없이 미운 사람이 있긴 해요. 얼굴이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서 말투가 이상하거나, 눈빛이 진실되지 못하거나.
연작가: 결국 카지노 게임에 생김새뿐 아니라 말투나 분위기까지 다 포함된다는 거네요?
동료 A: 그렇죠. 첫인상이 별로여도 나중에 좋아질 수는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거예요.최소 6개월에서 1년은 걸릴지도 몰라요. 처음부터 이미지가 좋지 않으면 아예 엮이지 않으려 하니까, 진짜 모습을 알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죠.
동료 B의 경우
연작가: 카지노 게임가 경쟁력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동료 B: 당연하죠.
연작가: 참, 너 님께서는 카지노 게임지상주의자인데, 질문을 잘못했네. 동성에 국한해서 생각해 봅시다. 아주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사람을 본다면 어때요?
동료 B: 동성이면 경쟁력이 아니죠. 동성이면 무조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지.이때부터 적이지, 적!
연작가: 에이 참, 그게 바로 경쟁력이라는 소리잖아.
동료 C의 경우
연작가: 카지노 게임가 경쟁력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동료 C: 경쟁력이죠. 혜택을 많이 보잖아요.어떻게 생각하세요, 본인은?
연작가: 저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카지노 게임로 인한 '불이익'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사람들은 카지노 게임로 차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카지노 게임를 별로 안 보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동료 C: 실제로는 불이익이 있는데, 님께서 겪어보지 않아서 그렇죠.
연작가: 음, 이런 비유랑 비슷할까요? 서울대 나온 사람은 '별 혜택 없던데?'라고 말하는데, 정작 서울대 못 간 사람이 더 잘 느끼는 혜택처럼요. 가진 사람은 모르는 걸, 못 가진 사람이 더 잘 아는 그런 느낌? 서울대 나오면 똑똑하고 성실할 거라는 기본 시선이 있고, 인맥으로 얻는 무형의 자산도 많은데 정작 본인들은 그게 혜택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동료 C: 비슷하네요. 가진 사람은 모르지만, 안 가진 사람은 알죠.
연작가: 불친절하다고 소문난 병원에 갔을 때, 까칠하다고 소문난 사람을 만났을 때, 자신에게는 친절하고 호의적이라면, 이런 것도 혹시 상대의 카지노 게임에 따라 달라지는 걸까요?
동료 C: 그렇죠. 카지노 게임도 카지노 게임지만 옷차림도 사람을 대할 때 크게 영향을 줘요.
깡지: 첫인상에 카지노 게임가 가장 큰 영향을 준다면, 한 번만 만나는 사람들에게 카지노 게임가 꽤 유리하겠네요.식당 갈 때, 물건 살 때, 택시 탈 때처럼 대부분 한 번 만나는 사람들이잖아요.
이번에는 가족 단톡방에 물어봤다.
남편은 아주 짧게 답했다."호감, 신뢰."
아들은 역시 스무 살 다운 답이다. 20대에게 카지노 게임는 큰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호감, 신뢰 맞아. 주변 사람들이 잠재적 연애 상대로 보기 때문에 더 잘 챙겨주기도 해. 인간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무엇을 하든 좀 더 자신감이 생기게도 해줘. 주변 사람들이 쉽게 대하지 않는 경향도 있어. 남자 한정으로는 이성을 사귈 때 노력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이성 관계에 덜 연연하게 되고, 그로 인한 인간관계 트러블도 덜 겪게 되는 것도 있어. 게다가 이성을 사귈 가능성이 높아져서, 이성에 공들일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지. 결론적으로 여러모로 인생 난이도가 확 줄어들어."
그러더니 갑자기 “감사합니다, 엄마 아빠”라고 한다. 아들은 자신의 얼굴에 꽤 만족하며 사는, 보기 드문 희귀종이다.
"20대는 카지노 게임로 인한 혜택이 많구나. 50대는 별로 없다."라고 말하니, 남편이 "20대부터 혜택 보고 늙은 거야."라고 대답한다.
정리해 보니 20대는 카지노 게임가 꽤 큰 메리트가 있는 시기이고, 이때 카지노 게임란 외형, 즉 예쁘고 잘생김이 크게 작용한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노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얼굴 생김새보다는 인상, 말투, 사고방식, 태도, 분위기가 훨씬 더 중요해진다. 나이에 상관없이, 신뢰와 호감을 주는 카지노 게임는 분명 인생에 유리한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카지노 게임'의 범주가 달라진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타고난 생김새는 어쩔 수 없지만, 평소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중장년 이후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에,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볼 때도 신뢰로 이어진다.
도리스 메르틴이 말한 '인생은 카지노 게임가 출중한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이라는 말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르겠다. 나는 20대였을 때 "이렇게 입으면 조커든요"라고 말했던 X세대다. 80대가 되었을 때도 "이렇게 입으면 내가 기분이 좋아."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면, 인생 게임에서 승리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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