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단편선
4.
그 이후로 7년이 지났다. 그 사이 등산로를 보수하고, 체육시설을 새롭게 조성하는 공사도 있었다. 무엇보다 산불 예방을 위해 벌목을 하고 난 뒤 세윤은 실망할 뻔했으나, 다행히 지상의 나무를 잘라내는 일에만 급급했던 덕분에 지하의 아버지는 무사했다. 세윤이 뿌리 근처에 새긴 X 표시도 등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세윤은 한 달에 한두 번씩은 꼭 아버지를 찾아 희열을 만끽하고 돌아왔다. 특히 겨울은 뒷산을 오르기 좋은 계절이라 더 자주 다녀왔다. 상대적으로 등산객이 적어서 ‘그 장소’로 향하는 데 제약이 덜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막차에서 형 태윤과 함께 내렸던 날도 세윤은 아버지에게 다녀왔다.
“오늘 회식 있다. 늦게 오니까 알아서 밥 챙겨 먹고 먼저 자라.”
카지노 가입 쿠폰 입꼬리를 비집고 나오려는 비웃음을 참으며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형인 태윤이 마치 자신의 보호자라도 되는 양 굴 때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홈페이지 외주 작업을 완료하고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자, 카지노 가입 쿠폰 다시 희열을 느끼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며칠째 길고양이를 만나지 못한 탓에 괜한 헛걸음을 하고 싶지 않아 곧장 뒷산으로 향했다.
겨울, 평일의 산에는 유난히 인적이 드물었다. 게다가 시간은 오후 2시. 등산로에서 만나는 몇 안 되는 사람이라고는 죽일 수 있는 것이 시간뿐인 노인들이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익숙한 걸음으로 노란 표식이 달린 참나무까지 올랐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오른쪽 비탈로 빠져 걸었다. 곧이어 평지. 익숙하다면 익숙한 장소인데도 올 때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설렘을 느꼈다. 이 순간을 위해 집에서 나오기 전 아랫배를 찌르던 요의를 꾹 참아왔던 것 아닌가. 카지노 가입 쿠폰 바닥에 코를 박고 엎드려 있을 아버지의 뒤통수에다 소변을 갈겼다. 오래 참은 탓인지, 겨울인 탓인지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전율이 유난히 강했다. 고개를 하늘로 쳐든 세윤의 눈은 흰자로 가득했고 입에선 허연 입김과 함께 신음인지 탄식인지 모를 소리가 새어 나왔다.
바지를 추스르고 언제나처럼 등걸에 앉아 ‘그날’을 떠올리려는데, 무언가 카지노 가입 쿠폰의 눈에 들어왔다. 필터 부분 가까이 피우고서 버린 짧은 담배꽁초. 누런색의 필터 바로 위에 그려진 빨간 말보로 레드 로고. 카지노 가입 쿠폰이 떠올릴 수 있는 건 한 사람뿐이었다. 이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 이곳에 와서, 이 등걸에 앉아서 담배를 필 만한 사람. 그것도 말보로 레드를.
세윤은 이내 의아함에 휩싸였다. 태윤은 모든 정황을 알고 이곳에서 담배를 핀 걸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장소는 세윤과 태윤이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았던 곳이기도 하고, 성인이 된 후로도 둘이 종종 찾던 곳이니까. 단지 개인적인 답답함을 풀기 위해 태윤 혼자 이곳을 찾았다가 잠시 담배를 피운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굳이 산에서 담배를? 세윤이 아는 태윤은 그런 류의 위험한 일탈을 할 인물이 못 된다. 산불 예방 목적으로 벌목이 이뤄졌을 때도 ‘나무가 문제가 아니라, 산에서 불 피우는 인간들이 문제인데’라고 했던 태윤이다. 하지만 모든 정황이 태윤을 가리키고 있다. 태윤 이외의 인물이 굳이 이런 곳을 찾아올 이유는 하등 없다. 어쩌다 길을 잃어 들어왔다면, 다시 돌아나가거나 얼핏 봐도 오르기 편해 보이는 물줄기를 따라 올랐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십여 개가 넘는 등걸 중에서도 하필 이 등걸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는 사실이, 세윤의 심기를 건드렸다. 더 나아가 태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고 있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동생의 앞날을 위해 가슴에 묻기로 한 걸까.
‘죽일 때 죽이더라도, 확인은 해봐야겠네.’
카지노 가입 쿠폰 휴대폰으로 아버지가 묻힌 자리를 찍었다. 프레임의 하단에는 소변 줄기로 옴폭해진 곳이, 우측 상단에는 등걸이 함께 나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