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추천진 사람들에겐 부족한 카지노 게임 추천진 아름다움...
마지막으로 시집을 구입한 것은 일년쯤 되었을까, 하지만 마지막으로 카지노 게임 추천 읽은 것은 (그러니까 누군가의 시집을 찬찬히 읽은 것은) 언제쯤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사실 나는 시인을 꿈꾸었다. 고등학교 시절 김지하의 시집 『애린』을 읽고 또 신동엽의 ‘산문시2’를 읽고 난 후 난 시인을 꿈꾸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문학회에 가입을 한 것도, 매일매일 받던 용돈을 아끼고 아껴 시집을 산 것도 그 꿈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황지우 시의 그 실험성에 기대어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빈 백지의 카지노 게임 추천 썼고, 황동규의 카지노 게임 추천 읽으며 낮술을 마셨다. 중독에 가까운 알콜 섭취의 기억은 김영승의 시 ‘반성’ 을 읽으며 합리화 시켰고, 박노해와 백무산 그리고 이산하의 카지노 게임 추천 읽으며 가슴의 끓는 피에 기름을 붓기도 하였다. 장정일의 시 ‘프로이트식 치료를 받은 여교사’를 들먹이며 여자를 꼬시거나 그의 시 ‘낙인’을 읽으며 아메리카와 자본주의에 대한 야릇한 적개심을 은유하는 기술을 익혔다.
이성복의 카지노 게임 추천 읽고 아내와 4박 5일의 남해금산 여행을 다녀왔으며, 오규원의 시에 나오는 화살표를 따라 우유팩을 땄다. 박남철의 꼬장에 가까운 카지노 게임 추천 발견했을 때는 흥분에 겨워 잠을 설쳤고, 기형도의 시에 쏟아지는 찬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대학생활을 해야 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 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엄혹한 시대의 부름에 합당하다는 판단에 집단 창작이라는 형태로 카지노 게임 추천 쓰기도 하였고, 그렇게 씌어진 카지노 게임 추천 낭송하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학교 뒷산에 후배를 끌고 올라가 카지노 게임 추천 낭송하게 하고 옆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낭만적 추태를 부리기도 했고, 여관을 잡아놓고 함께 카지노 게임 추천 쓰다 홀짝홀짝 마신 술에 그만 쓰러지기도 했다.
그렇게 길고 긴 세월이 흐르고 내가 마지막으로 흠모하였던 것은 이시영의 짧아진 시였다. 소소한 자연의 풍광에 빗대어 인생을 관조하는 잠언과 같아진 그의 카지노 게임 추천 읽으면서 폭풍같은 이십대 말의 나를 다스렸다. 그래서 나는 자살을 기도하였던 한 여인의 병실을 방문하면서 이시영의 시집을 들고 가기도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 시란 삶에서 나오는데, 삶이 누락되면 ‘골방의 시인’이 되어버린다. 부지런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서, 가난과 신산(辛酸),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면 직장이야말로 시가 샘솟는 자리이다. 시란 고상한 것이 아니라 밥에 얽매여 있는 샐러리맨의 고뇌와 내면이 될 수도 있으며, 점심 무렵 홀로 골목이나 고궁을 거닐면서 사물들과 자신만의 화법으로 나누는 대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저런 이유로 시를 쓰겠다는 꿈을 접은 지 오래이다. 그럼에도 어떤 부채처럼 시를 읽지 않는 나의 삶을 반성하고는 한다. 시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해서 시를 읽지 않는 것까지 용서되는 것은 아니라고 되뇌이고는 한다. 그 변명을 온통 나의 바빠진 삶으로 돌렸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의 글에 보이는 위와 같은 부분을 읽다보니 그것은 정말 변명에 불과한 것이구나, 혼잣말 하게도 된다.
“... 어떤 흐릿한 이미지가 떠오르면 그것에 죽어라고 매달려서 피를 돌게 하고 살을 붙이고 형상을 만드는 것. 삶과 동떨어져 있다고 해서 절망하지 않고 늦은 밤 창가에 떠오르는, 삶의 깊숙한 곳에서 샘솟는 구체적 형상을 만들어보는 것. 그러다보면 시는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중얼거리는 음악의 형상으로 나오는 게 아닌가 하고. 그럴 때 골방의 시인이 바라보는 창은 ‘카지노 게임 추천 허기진’ 사람이 처한 시적 현실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를 ‘골방의 시인’이라며 자책하던 시인이 또한 스스로를 향해 ‘카지노 게임 추천 허기진’ 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호하는 순간, 나의 시에서 멀어진 심경 또한 변명거리를 찾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를 향해 범람하는 모든 시들이 우리들의 삶으로부터 자꾸 스스로를 멀리 떨어뜨리는데, ‘삶에 허기진’ 사람들을 향해 ‘카지노 게임 추천 허기진’ 시를 들이미는 시인들로 가득한데, 어떻게 생활인인 내가 시에 밀착할 수 있었겠느냐고 되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불만스러운 것은 스스로를 아름다움에 허기진 사람으로 표현한 시인이(아마도 동시에 대학에서 문학을 하겠다는 이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이는 작가가) 한 권의 책을 선보이는 데 있어서는 그다지 정밀한 아름다움을 추구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꽤 여러 해 동안 작가가 발표한 시 이외의 글들을 (대부분은 시에 대한 짧거나 긴 서평이나 평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간간히 스스로를 되짚는 산문들이 섞여 있는) 산문집이라는 이름으로 두서없이 묶은 것으로 보이는 책은 어떤 형식적인 일관성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시가 아닌 글은 모두 산문이니 산문집이라고 말한다면 할 수 없겠지만, 아름다움에 허기진 시인이 한 권의 책을 묶으면서 그 책 전체의 통일성과 완결성이 가지는 아름다움에 이토록 무관심하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박형준 / 카지노 게임 추천 허기지다 / 창비 / 359쪽 /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