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의 카지노 게임 부분에 대한 성찰...
읽고 나서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나, 엄두가 나지 않는 책들이 있다. 얼마전에 읽은 파스칼 카지노 게임의 책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내용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우리 생의 은밀한 비밀을 이성과 감성, 여기에 직관까지를 이용해 파헤치는 것, 이지만 그렇게만 말하고 책의 정리를 마치려면 어딘지 미흡하지 않은가, 말이다.
일단 책의 장르부터가 불분명하다. 그러니까 작자가 사랑한 한 여인과의 관계라는 큰 줄거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딱히 소설로 분류하기에는 민망하리만큼 소극적인 서술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철학으로 분류하기에는 작가의 심상이 너무 노골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에세이로 분류하려하면 툭툭 불거져나오는 아포리즘이 길을 가로막고 잠언집이라고 하기엔 에세이적 성격이 강하다. 어쩌면 그것은 작가 자신의 폭넓은 양식의 탓도 있을지 모른다.
"그 자신이 첼로 연주자이며, 베스트셀러(긍정적 의미의) 작가이고, 시나리오 작가(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상영되었던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원작자이다), 고대 그리스 시의 번역가, 라틴어와 그리스어에 능통하고 실존주의와 구조주의의 물결을 통과한 철학자인 카지노 게임에 대해서 말하려면 아마도 그가 누구인가라는 질문보다는 그가 누구들인가라는 질문이 적당할지 모른다. 그러나 정작 카지노 게임는 자신이 그 누구이기 이전에 독자라고 말한다 : 나는 원래 한 명의 독자이다. 내게는 평생의 열정인 독서가 마법의 양탄자여서 나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게 해준다. 나는 매일 글을 쓰지는 않지만 매일 칙을 읽는다. 어떤 것도 내게 독서를 포기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어찌되었든 작가 자신이 자신은 무엇이전에 독자라고 말하는 것처럼, 책은 장르의 설정이전에 사랑과 존재의 비의를 건드리는 조금 두꺼운 찌라시와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내 가슴은 놀란 토끼처럼 발기하기도 하고, 둔중한 무엇에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내려 앉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마음의 헛헛함을 적당히 채워주는 듯도 하고, 이성의 소진을 막아서는 듯도 하지만 때로는 육체의 갈증을 돋구고, 서걱거리던 욕망을 발끈하게 하는 야릇한 경험.
한꺼번에 읽을 필요는 없고 침대맡에 놓고 자기 전에 잠깐씩 하지만 꾸준히 읽으면 많이 위로될만한 책이다. 아래는 밑줄 친 부분들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사랑은 열정으로부터 솟아나든가, 그렇지 않으면 결코 생겨나지 않든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극히 사소한 동요만 있어도 다른 세계 속으로 잠수카지노 게임..."
"...우리가 과거를 향해 절망적으로 손을 내밀 때 과거로부터 나온 것은 새로운 시간과 맞바꾸어질 뿐만 아니라, 그 시간에서 생겨나는 감동에 사로잡히기도 카지노 게임. 그렇지만 우리를 감동시킨 것에서 비롯된, 우리를 부추기는 것은 여전히 과거 그 자체 안에서 감동을 받는다..."
"간통이 가장 강렬한 관계라고 그녀는 생각했던 것일까? 완벽한 비밀이 거짓말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고 더 밀도가 높은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부부간의 부정(不貞)이 인간의 언어에 뚫릴 수 있는 어떤 틈새, 나날의 인간 관계와 교류 그리고 주어진 약속의 완전한 노예로 만드는 거역할 수 없는 인접성에 뚫릴 수 있는 틈새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배우는 것은 강렬한 쾌락이다. 배우는 것은 태어나는 것에 속카지노 게임. 몇 살을 먹었든 간에 배우는 자의 육체는 그때 일종의 확장을 체험카지노 게임."
"우주 안의 모든 것은 뻗어나와 한 극으로 쏠린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지상에 있는 것이든 모든 것은 표출되어 흘러나온다.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장소 위로 확장되는 침묵, 스스로를 가리는 육체 위로 확장되는 비밀, 이러한 확장과 닫힘, 넓게 퍼져나가는 대양과 극도의 내밀함 속으로 집중되는 고립된 섬은, 다른 누구와도 아닌 오로지 우리 두 사람만이 공유하고 있던 어떤 심층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나체는 독자적인 것이 되었다. 그리고 단수적인 것이 되었다. 다음에는 다수가 되었다. 이어서 격정적인 것이 되었다. 그런 다음 기상천외한 것이 되었다. 그러고 나면 예측 불능한 것이 되었다..."
"...음악의 원천은 소리의 생산에 있지 않다. 그것은 듣기라는 절대 행위 안에 있다. 창조 행위에서 이 절대 행위는 소리의 생산에 선행카지노 게임. 작곡이라는 행위가 이미 그것을 듣고, 그것으로 작곡을 카지노 게임. 연주가 이미 들은 것으로서가 아니라, 지금 듣고 있는 것으로서 그것을 솟아오르게 카지노 게임. 그것은 의미하기가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드러내기도 아니다."
"옛날이야기에서 사랑은 언제나 세 가지 특성으로부터 정의된다. 즉 이해하기 어려운 쌍둥이와 같은 사랑(낯선 두 사람이 서로에게서 거의 근친상간적인 화합을 발견카지노 게임), 한눈에 반하기(갑작스럽고, 예비되지 않았으며, 말없는, 매개되지 않은 홀림), 끝으로 자살이나 살인 혹은 그를 죽게 하거나 그들을 저주받게 하는 치정 살인이 그것이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느꼈는지 모른다. 나는 그녀의 진짜 본성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한 여자를 소유카지노 게임 하더라도 결국 아무것도 소유하지는 못하므로 내가 그녀를 소유한 적이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한 여자를 꿰뚫는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꿰뚫지 못카지노 게임. 내가 그녀를 품에 안았을 때 그녀를 이해하지 못했음을 나는 안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욕망이 침묵하면 할수록 언어의 저항은 초가 녹듯 더욱 녹아내리며, 욕망은 더욱 시원적(始原的)이 된다."
"음악이란 틀림없이 가장 오래된 예술이다. 모든 예술에 선행되는 예술이다. 박동하면서 살에 혈색이 돌게 하는 심장, 말을 하기 위해 입이 호흡한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폐, 이것들의 들쭉날쭉한 리듬을 연주하는 예술이다. 그리고 이 리듬을, 박자를 맞추는 다리와 손뼉 치는 손의 리듬에 결합시키는 예술이다."
"침묵이 그저 입다물기는 아니다. 그것은 침묵과의 공모를 통해 피부를 관통하는 감각과 기호를 의미하는 특수 용어가 되었다."
"영혼을 가진다는 것은 비밀을 가진다는 의미카지노 게임. 결론.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랑, 타인에 대한 비밀, 이것들은 동일한 것이다. 나체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랑은 비밀 같은 것이다: 나체의 가장자리에 있는 비밀."
"생각, 사랑은 비밀과 관련된다. 그것은 카지노 게임 것이고 사적인 것이다. 그것은 비-집단적인 것이고 비-공적인 것이다. 비밀은 인간보다 더 오래되었다. 많은 동물들이 죽음을 예감할 때 숨을 곳을 찾는다..."
"오직 사랑의 비밀만이 여섯 개의 감옥의 철문, 즉 주관성, 섹스, 시간, 공간, 수면 그리고 죽음, 이런 것들의 문을 반쯤 혹은 활짝 열어젖힌다."
"사랑의 열정은 자신이 아닌 다른 육체로의 접근을 위한 비의지적이고 억제할 수 없는 집착이다. 이 갑작스러운 무언의 애착이 영혼을 끌어 올리고 - 혹은 영혼을 공포에 빠뜨리고 - 가족·부부·사회와의 관계를 위험하게 만든다."
"아무것도 사랑의 상실을 위로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은 무자비한 증여품이다. 사랑은 잃어버린 것과 연관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상실이 사랑을 입증카지노 게임."
"인류는 나체가 노출인 유일한 동물이다."
"책읽기는 영혼을 놀라게 카지노 게임. 책읽기는 자신의 내부에 등록된 모국어, 그곳에서 속삭여지며 의식의 형태로 감시하는 반향 효과를 흐트러뜨린다. 책읽기는 사고의 시공을 확장시킨다."
"사랑이란 교환 이상의 것, 감정의 상호작용 이상의 것, 상호간의영향력 이상의 것, 심리적 유대감 이상의 것, 사회학적 매듭 이상의 것이다. 사랑은 모든 언어에 앞선 단락(短絡) - 즉 매혹, 봉인에서 빠져나온 단락 - 에서 발원카지노 게임. 사랑은 일가친척으로부터 떨어져나와 집어삼키든가 매혹하든가 하는 게걸스러운 탐식과는 다른 형태로 타인 안에 재통합되는 여행이다."
"...사랑에는 끝이 없다. 왜냐하면 사랑은 영원히 시작이기 때문이다..."
"텔레파시란 무엇을 뜻하는가? 멀리서 괴로워하기."
"...사랑은 집을 바꾸게 카지노 게임... 한 영혼을 그의 육체가 아닌 것 속에 살게 하는 것."
"나체보다 더 벌거벗은 것이 있다. 그것은 불안이다. 갑자기 한 시선을 찢어버리는 불안은, 그것이 돌연히 생겨나 육체에서 떠오를 때, 나체 자체보다 더 외설적인 나체라는 인상을 준다. 왜냐하면 나체는 육체를 드러내는 반면 불안은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정체성의 배후로는 그것이 육체에 뿌리박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폭로카지노 게임. 불안은 인류의 외설스러운 유일한 나체이다. 그 나머지 모두가 노출이다."
"여자는 성교에서 무엇을 만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여행하는지 나는 알지 못카지노 게임. 남자는 성교에서 자신이 출발했던 장소(출구)를 만난다. 그리고 과거로 들어간다."
"갈망된 성으로서의 사랑은 미광(반은 빛이고 반은 어둠인), 속삼임(반은 언어이고 반은 침묵인) 등등이다. 모두가 절반인 동시에 모두가 둘이다."
파스칼 카지노 게임 / 은밀한 생 / 송의경 역 / 은밀한 생 / 문학과지성사 / 2001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