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처럼 사는 것도 좋으나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않는 자산(玆山) 같은 검은색 무명천으로 사는 것도 뜻이 있지 않겠느냐."
1801년(순조 1년), 카지노 가입 쿠폰의 기억은 그가 선왕인 정조대왕을 알현하던 때에서 시작된다. 정조는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자기 밑에서 벼슬을 살고 있는 카지노 가입 쿠폰과 정약용 두 형제가 서학을 믿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것이 다른 벼슬아치들에게 약점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과 벼슬을 사는 자에게 필요한 것은 온갖 음해에도 버티는 것이라는 조언을 해 준다.
정조 사후, 순조가 11세의 나이로 즉위를 하게 된다. 정조의 우려대로 정약용, 카지노 가입 쿠폰을 제거할 기회를 노리던 신하들은 서학을 믿는 정약용과 카지노 가입 쿠폰이 황사영 백서 사건에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순조에게 이들을 벌할 것을 요구한다. 순조는 선왕이 아끼던 두 신하를 처벌하는 것을 원치 않지만 어린 나이의 순조 대신 수렴청정을 하던 정순왕후는 이들을 처벌하기로 한다.
결국 카지노 가입 쿠폰, 정약종, 정약용 3형제는 의금부로 끌려가 심문을 받는다. 정약종은 서학을 버리지 않아 이후 잡혀온 황사영과 함께 처형당하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과 정약용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적극적인 변호 덕분에 자신들이 황사영과 뜻이 다르다는 점이 참작되어 처형을 면하고 유배를 가게 된다. 본래 정약용이 흑산도, 카지노 가입 쿠폰이 강진으로 유배를 갈 예정이었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이 더 위험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신하들은 둘의 유배지를 바꾼다. 이후 두 형제는 나주에서 헤어져 각자 유배길에 오른다.
흑산도에 도착한 카지노 가입 쿠폰은 가거댁이라는 과부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러면서 카지노 가입 쿠폰은 장창대라는 마을 청년을 알게 되는데, 창대는 과거 장 진사가 흑산도에 머물다 마을 여성과 정을 통해 얻은 서자로, 이후 장 진사는 창대가 어릴 때는 흑산도에 가끔 들르고는 하였으나 지금은 발길이 끊긴 지 오래라 섬에 그대로 버려진 상태였다. 그래서 창대는 어릴 때에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이후에는 출세를 하고 싶어서 글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섬에 책이 얼마 없는데다 글공부를 해도 출세를 할 수 없어서 섬의 다른 주민들처럼 고기잡이나 하고 있는 신세였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강진에서 저서 활동과 제자 양성에 힘쓰는 정약용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저서에 대해 논하는 한편, 백성들을 위해 어류도감을 쓰기로 결심하고 창대에게 접근해 자신은 글을 가르칠 테니 창대에게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줄 것을 요구한다. 나름대로 성리학 공부를 한 창대는 처음에는 서학을 배운 대역죄인에게 배우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카지노 가입 쿠폰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데...
이야기하고자 한 것을 말하기 전에 카지노 가입 쿠폰의 전체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카지노 가입 쿠폰는정약전의 회상에서 시작이 되고 창대의 시선으로 맺음이 된다. 당시 기득권이었던 양반들의 시선에서 하층민의 시선으로 바뀌는 것이다. 사실 창대 또한 양반의 피를 가지고는 있으나 서자이기에 벼슬길에 들 일이 없었으나 정약전의 곁에서 공부를 하며 벼슬길에 오를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는 픽션이기에 이준익 감독의 의도가 다분히 들어가 있는 플롯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혼란했던 시기라 해도 기득권의 자리는 흔들림 없던 시기였기에 개인의 노력 여하로 서자 신분을 지닌 이가 벼슬길에 든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선의 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의 도입 부분 정약전의 시선은 위에서 아래로 즉, 하늘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섬으로 이어지지만, 창대의 시선은 정약전의 시선과는 다소 다르다. 바다 위 배에서 바라보는 흑산도의 모습이 창대의 시선에 머무르는데, 이는 양반의 피가 섞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거두지 않아 어머니와 함께 하층민으로 살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위치를 보여준다.
카지노 가입 쿠폰는 정약전을 비롯한 정씨 삼형제의 모습을 초반부에 보여주며 그후 유배 생활에서대립되는 입장을 카지노 가입 쿠폰의 종반부까지 보여준다.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조선시대. 현대에 이르러서는 평등을 기초로 하여 이분법적 사고가 많이 옅어졌으나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구분을 짓는 것들이 많았고 구분을 지어야 할 일들 또한 많았다. 이는 카지노 가입 쿠폰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성리학과 서학의 대립으로 시작하여 양반과 상놈, 남자와 여자, 귀한 것과 천한 것, 기득권과 피지배층(하층민)으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카지노 가입 쿠폰과 창대는 서로의 연구와 공부를 돕게 된다. 창대는 본인이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끝없이 표하지만 카지노 가입 쿠폰은 이를 그리 좋게 바라보지 않는다. 그의 내심은 창대의 지식을 활용하여 후대에 실용적인 물고기 도감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나, 창대는 벼슬길에 올라 본인의 이상을 펼치고자 함이니 지향점이 달라 화합 속 작은 다툼이 일어난다. 우선, 카지노 가입 쿠폰이 창대를 칭하는 호칭은 "야, 창대야.", "상놈"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과 창대의 만남 초반부에는 '상놈'이라는 호칭이 창대의 학구열을 건드려보는 것이었다면,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창대에게 신분의 한계를 알려주는 하나의 제어장치가 된다. 아무리 공부를 하더라도 '상놈'이라는 사회적 제약에 갇히면 '글을 좀 읽는 상놈'에 지나지 않을 뿐인 것이다. 한편, 이 호칭은 창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방아쇠가 되는데 비록 흑산도에서 물질을 하고 물고기를 잡는 그임에도 아버지는 양반이었기에 아버지를 찾아가 본인의 의지를 나타낸다. 하지만 또한번의 좌절을 겪고 창대는 흑산도로 돌아오게 된다.
요즘 시대에는 귀함과 천함이 족보의 유무로 갈리는 일이 드물지만 주자의 성리학을 바탕으로 세워진 조선에서는 글을 읽는 이들이 자연스레 기득권 세력으로 군림하였으며, 글을 읽지 못하는 이들은 상민, 천민 등으로 기득권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물론 그전 시대 즉, 고려 시대때 정권을 잡은 이들도 당초 기득권 세력으로 군림하였고 결국 정쟁에서 승리를 한 이들이 자리를 잡았음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귀함과 천함은 다른 부분들도 작용을 하였지만 가장 근본적인 글을 알고 모르는 차이에서 비롯되어 수백년을 잇게 된 것이다. 또한 남존여비 사상도 오래 지속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자산어보]의 배경이 되는 흑산도에서는 남성의 일보다 여성의 일이 더 부각이 된다. 물론 남성, 여성할 것 없이 물질을 하고 물고기를 잡아 장에서 팔거나 세금으로 납부하지만 여성들의 일이 조금 더 상세히 다뤄진다. 시댁 선산 무덤가에 자라나는 소나무를 베고, 물고기의 배를 갈라 염장을 하고, 삼시세끼 끼니를 차리고 밤으로는 길쌈까지. 이는 전근대 여성 민속 생활사의 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 섬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크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어촌에서 행해지는 일과들을 뜯어보면 상대적으로 여성의 일거리가 많은 편이다. 남성 또한 일을 하지만 이는 배를 타고나가 생선을 잡는 일 외에는 집안 살림을 비롯하여 생활 전반적인 부분을 이끌어나가는 여성에 비하면 약소하다할 수 있다. 근래 많은 카지노 가입 쿠폰들에서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지거나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전세계적인 추세도 한몫을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여성 역할의 재발견이 아닐까.
다시 본 이야기로 돌아와 카지노 가입 쿠폰의 중반부, '조선은 주자의 나라'라는 말이 나온다. 정조 사후 급변하는 국내 정세와 시대의 흐름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주자의 성리학을 외치는 이들의 모습은 우물 안 개구리와도 같다. 물론 학자로서의 아집은 후에 큰 영향을 미치겠으나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는 다소 역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뿐만 아니라 학문의 길과 선비의 길 그리고 양반의 길은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달라 입으로는 삼강오륜, 백성을 위한 정치를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백성을 위하지는 못한다. 정약전과 정약용의 방향 또한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환경적 요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는 뭍과의 교류가 다소 빈약한 섬, 정약용의 유배지 강진은 사람과의 교류가 다소 빈약한 산골. 또한 강진은 정약전, 정약용 형제의 외가와 그리 멀지 않아 책을 포함한 물품 조달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으나 흑산도는 유일한 생산 자원인 생선마저 절반 이상을 관청에 세금으로 바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책을 읽고 쓰기에는 흑산도는 너무나도 척박했기에 단순히 실용적인 학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정약전에게 창대의 존재는 흑산도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지적활동이었을 것이다. 창대 또한 서학을 받아들인 죄인인 정약전이 처음엔 마땅치는 않았으나 유일한 지적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그의 존재가 나날이 커지는데, 한편으로는 최종 목표가 다른 스승이기에 창대의 배움에 다소 제동이 걸리게 된다. 양반과 천민의 신분적 제약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조선시대 전체를 아우르던 주자의 사상을 창대의 시선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반대로 예수의 사상은 생활과 밀접한 것들을 이야기하고자 한 정약전을 통해 이야기를 하며 스승과 제자의 대립을 보여준다.
이준익 감독의 지난 카지노 가입 쿠폰를 살펴보면 [왕의 남자]를 필두로 주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주인공으로 만든 작품들이 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황산벌, 평양성, 사도, 동주, 박열 등. 개개의 주제는 있으나 대체적으로 양반 또는 높은 신분의 인물이 아닌 하층민들의 삶에 시선이 맞춰줘 있는데, 이는 보다 더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드러내고자 함과 모든 사회의 중심은 민중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는 그의 지난 카지노 가입 쿠폰들을 총망라하여 최종적으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카지노 가입 쿠폰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정약전의 유배생활이 아닌 혼란한 시기에 이뤄진민중의 삶.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요즘 시대에 비추어 이 카지노 가입 쿠폰를 보고 또 하나의 희망을 품어봄이 어떨까. 우리가 지금껏 많이 극복을 해오며 삶을 지켜온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