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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쪽나라 Feb 07. 2025

그리스 세계의 위대했던 도시 - 카지노 게임 추천 1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다시 만난카라바조

카타니아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Siracusa)까지는 레지오날레(Regionale, 완행열차)로 1시간 20분 거리이다. 오후 2시경 도착하여 역을 나오는데 우리는 약간 어리둥절해진다 여기가 한때 아테네도 제압했던 2,700년 역사의 카지노 게임 추천 맞아? 초라한 역 앞에는 그 흔한 조그만 광장 하나 없고 버스는커녕 택시도 안 보인다. 당연히 물어볼 사람도 없다. 완전히 낯선 어느 외진 시골 역에 내린 느낌이다. 우리는 별수 없이 짐가방을 질질 끌고 넓지도 않은 차도를 무작정 따라 걷는다. 3~4분 정도 걸으니 집과 차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반바지 차림의 한 건장한 젊은 남자가 우리를 향하여 걸어오고 있다. 민박집 주소를 보여주고 무조건 묻는데 잘 모르는 눈치다.


남자는 카지노 게임 추천를 잠시 기다리라 하고 조금 가더니 어느 집 2층을 향하여 누군가를 부른다. 조금 후 한 노인이 베란다로 나오는데 아버지인가 보다. 노인보고 남자가 큰 소리로 물으니 노인은 금세 어디라고 가르쳐 주는 것 같다.남자는 대뜸 길옆에 세워둔 차의 문을 열고 카지노 게임 추천더러 타란다. 시칠리아에서 벌써 3번째다. 이렇게 차를 얻어 타는 게. 이제는 이런 호의가 시칠리아 사람들의 인심이고 진정성임을 느끼게 된다. 차 안에서 이 남자는 경찰이라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며 오늘은 주말이라 쉰단다.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혹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연락하란다.


Grazie(감사합니다)! 를 반복하며 민박집 앞에 내리니 2층 발코니에“Caravaggio B&B”라고 크게 써 붙어 있다. 민박집은 고풍스러운 건물의 2층에 있다. 수줍은 듯하면서 선량해 보이는 실비아라는 40대 초반의 안주인이 따뜻하게 우리를 맞아준다. 조금 있으니 부인 못지않게 순박해 보이는 주인 안토니오가 지도를 가지고 들어온다. 그는 우리에게 오르티자(Ortigia) 섬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영어로 이야기해 준다. 우리는 보통 숙소를 1~2일 전에 예약한다. 이번 숙소는 카라바조라는 이름 하나만 보고 무조건 예약했다. 방값도 싸고 방도 크고 주인도 좋고 위치도 오르티자 섬에 가까워 아주 좋다. 카라바조(Caravaggio) 덕이다.


우리는 짐을 방에 두고 오르티자 섬으로 향한다. 오르티자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오랜 역사가 담겨 있는 구(舊) 시가지로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조그만 섬이다. 지금은 2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벌써 유명 관광지 냄새가 난다. 다리 주위에는 멋진 요트와 보트들이 여기저기 정박해 있다. 우리를 부자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착각하는지 여러 사람이 우리더러 보트를 타라고 호객한다. 섬 입구를 조금 지나니 판칼리 광장(Piazza Pancali)이다. 꽤 넓은 광장 주변의 카페와 상점들엔 사람들로 붐비고 주변 벤치에도 앉을자리가 별로 없다. 관광객보다는 주말 나들이 나온 현지인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카지노 게임 추천아폴로 신전의 유적


카지노 게임 추천디아나 분수


광장 한가운데는 BC 7세기에 세워졌다는 아폴로 신전이 있다. 하지만 다 부서진 기둥 몇 개와 잔해만 남아 있어 별 관심이 가질 않는다. 메인 도로인 코르소 마테오티(Corso Matteotti)를 따라 걸으니 금세 아르키메데 광장(Piazza Archimede)이 나온다. 광장은 <유디카를 외치던 카지노 게임 추천 출신의 그 유명한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우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도 아르키메데우스의 흔적은 눈엘 띄질 않는다(나중에 알고 보니 아르키메데우스의 동상은 오르티자 섬 입구 다리 부근에 있다). 대신 한가운데에 디아나(Diana) 분수가 시원하게 물을 뿜고 있다.


안토니오의 말로는 오르티자의 골목들이야 말로 오르티자의 진면목이란다. 카지노 게임 추천는 좁은 골목길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닳고 닳은 좁은 길 사이로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식당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골목길이지만 우중충해 보이질 않고 뭔가 따뜻한 사람 냄새가 묻어난다. 안토니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바닷가 큰 식당에는 가지 말라고 충고했다. 현지인들이 찾는 좋은 식당들은 이런 골목길에 다 숨어 있단다.



골목길을 빠져나오니드디어 두오모 광장이 나온다.카지노 게임 추천에 정통했던 로마 시대의 철학자 키케로(Cicero)는'카지노 게임 추천는 그리스 도시 중에서도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도시'라고 칭송했다. 시오노 나나미도 그의 책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는 아름답고 풍요롭고 역사적으로 언제나 중요했던 '지중해의 진주'라는 별명의그리스 도시'라고 했다. 아름답고 위대했던 카지노 게임 추천의 중심, 두오모 광장.이곳 사람들은 한술 더 떠 '이 두오모 광장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자랑한다. 과연 그럴지 궁금하다. 광장엘 들어서니 생각보다는 광장은 넓지 않고 기다랗다. 왼쪽으로 광장의 상징처럼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성당이 서 있다. 이 성당은 원래 BC 5세기에 세워진 아테나 사원의 토대와 도리아식 원기둥 20개를 받침으로 7세기에 세워졌다가 1,693년 대지진으로 파괴되자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첨가하여 지은 것이란다. 성당 파사드의 코린트식 이중 기둥과 아이보리 색깔 대리석 건물이 5월의 태양 아래 눈부시게 그 화려함을 자랑한다.


카지노 게임 추천두오모 성당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두오모 광장

카지노 게임 추천고 맞은편에는 시청사와 노천카페들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민박집주인 안토니오가 말해주지 않았다면이 광장이 영화 <시네마 천국의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의 영화 <말리나(Malina)가 촬영된 바로 그 광장임을 모를 뻔했다.그러고 보니 카지노 게임 추천의 뭇 한량들이색시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가 이 광장을 요염한 자태로 걸을 때마다침을 흘리며(?) 지켜보던 장면들이 기억난다.영화보다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더 오래 기억에 남지만.


산타 루치아 알라 바디아 교회

두오모 성당을 둘러보고 나오니 기다란 광장 끄트머리에 두오모 성당에 비하면 초라하기 조차한 바로크 양식의 조그만 교회 건물 하나가 보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앞에 모여 있어 뭔가 싶어 급히 가보니 카라바조의 그림이 소장된 산타 루치아 알라 바디아 교회(Chiesa di Santa Lucia alla Badia)가 아닌가? 입구에 <카라바조,산타 루치아의 매장이라는 강렬한 붉은 색깔의 현판이 붙어 있다. 바로 카지노 게임 추천가 애타게 찾던 교회이다.카지노 게임 추천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맨 먼저 제단 왼쪽에 높다랗게 걸려 있는 큰 그림 한 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성녀 루치아의 매장.그림은 좀 어둡고 칩칩한배경이지만 정말 리얼하다. 현장에서 보는 감동은 늘 특별하지만, 지하에 있는 그녀의 무덤 위에 그림이 걸려 있어 더욱 그러한가?


산타 루치아의 매장 (사진출처:Caravaggioinsicilia.it)


경비원 한 명이 엄숙한 얼굴로 지키고 서 있는데 그림이 워낙 커서 멀리서 보아도 정말 좋다. 성녀 루치아(Santa Lucia)는 우리에게 나폴리 민요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유럽 여러 나라에서 수호성인으로 섬겨지는 성녀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곳 카지노 게임 추천 태생이고 서기 304년 바로 이 교회 자리에서 두 눈알을 뽑히고 순교한 여인이다. 카라바조가 사람을 죽이고 시칠리아까지 도망 와서도 이런 그림을 남기다니 정말 놀랍다. 메시나와 팔레르모에도 그림들을 남겼으니 시칠리아 사람들은 카라바조에게 감사해야 할 판이다. 사실 그림에 문외한인 나지만 어쩌다 카라바조를 좋아해서 미술관을 찾을때면 카라바조 그림이 있는지부터 살핀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술관에 있는 카라바조 그림들은 크지 않은 사이즈에다 수많은 그림들 중의 N분의 1이라 크게 감동을 받지 못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카지노 게임 추천가 본 카라바조는 교회 재단에 걸린 대작들인 데다 워낙 유명한 그림들 아닌가? 게다가 고맙게도 입장료도 없고. 우리는 꽤 오랫동안 카라바조를 눈에 담다가 교회를 나와 아레투사 샘( Fonte Aretusa)이 있는 바닷가의 광장으로 나온다. 고대부터 있어 온 이 조그만 담수 샘은 아름다운 님프의 전설로도 전해 내려온다. 그러나 우리는 그 전설보다는 연못에 무성한 파피루스(papyrus)에 더 관심이 간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종이가 나오기 전까지 사용되던 파피루스가 이렇게 생겼구나. 나일강 늪지대에서 자란다는 파피루스가 왜 여기에 있을까?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도 그리스계였으니까 같은 그리스 문화권인 카지노 게임 추천까지 전해온 것일까?


아레투사 샘의 파피루스



바닷가 모래사장에는 아직 이른 5월인데도 성급한 젊은이들이 물에 뛰어들고 있고, 오목한 오르티자 만에는 한가롭게 뱃놀이를 하는 가족들과 연인들의 정겨운 주말 정경이 펼쳐진다. 해안가 북쪽으로는 영화 말리나(Malina)에도 나오는 해안가 산책로 포로 이탈리코(Foro Italico)가 넓게 뻗혀 있는데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남쪽으로는 프레데리코 2세가 세웠다는 단단한 해안요새 카스텔로 마니아체(Castello Maniace)도 보인다. 오르티자 섬은 아늑하면서도 아름답고 품격 있다. 그리고 역사의 두께도 만만찮다. 신약성경 사도행전에도 로마로 잡혀가던 사도 바울이 풍랑을 만나 이 섬 어느 곳에 구사일생으로 상륙하여 사흘간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로마와 비잔틴, 노르만의 흔적에 비해 오랫동안 지배를 받은 이슬람의 흔적과 냄새가 별로 없다. 지리적으로 사라센보다는 카지노 게임 추천와 더 가까워서인가?


오르티자 골목의 식당가

카지노 게임 추천는 피자 한 조각으로 때운점심 때문에 좀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안토니오가 가르쳐준 골목길 식당 두 군데를 어렵게 찾아가는데 둘 다 문이 굳게 닫혀 있고 8시에 문을 연다고 적혀 있다. 골목에 차려진 운치 나는 테이블이 계속 카지노 게임 추천를 유혹하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의 배꼽시계가 그때까지 못 기다리겠다고 신호를 한다. 할 수 없이 외식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서 빵과 야채, 프로슈토, 토마토 등 이것저것 먹거리를 잔뜩산다. 다 합해도 10유로 정도. 숙소에 들어와서 와인을 곁들여둘이서 실컷 먹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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