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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쪽나라 Mar 04. 2025

노르만의 위대한 유산 - 몬레알레 카지노 게임

시칠리아 역사 속 가장 빛났던 시기

카지노 게임(Monreale)로 가기 위해 팔레르모역에서 318번 버스를 타고 인디펜단자 광장(Piazza Indipendanza)에서 다시 386번으로 갈아탄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386번 버스는 아침부터 만원이다. 팔레르모 시가지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산허리에 위치한 카지노 게임(Monreale)는 '왕의 산'이라는 뜻이다. 노르만 시대에는 왕의 사냥터였고 한때는 산적들의 은신처였다. 우리가 산적들이 들끓던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 노르만의 위대한 유산, 비잔틴 미술의 보물, 카지노 게임 대성당을 보기 위해서이다.


버스에서 내려 나지막한 언덕을 따라 올라가 어두컴컴한 성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온몸에 전율과 충격이 온다. 아니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카지노 게임가 있다니! 온 카지노 게임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화려하고 장엄한 황금색 모자이크 장식들에 눈이 아찔해지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웬만한 카지노 게임당들은 거의 다 보았지만 이런 감동은 처음이다. 내가 보았던 카지노 게임, 내가 상상할 수 있었던 카지노 게임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지노 게임라 할 만하다. 본당 안쪽 벽에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주요한 이야기들이 모자익 되어 있고 바깥쪽 벽에는 신약성서에 나오는 예수의 생애(탄생에서 십자가 처형까지)가 모자익 되어있다. 본당 제단 위에서 손을 크게 벌리고 넓이 13m, 높이 7m 크기의 <전능자 그리스도(Christ Pantokrator)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 아래의 성모와 12제자 상도 황홀하기 그지없다. 예수의 모습은 누구를 닮았을까? 모파상은 노르만 왕 굴리엘모 1세의 얼굴이라고 했는데.


카지노 게임전능자 예수의 모자익 상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 안벽에 모자익 된 성서의 이야기들

이처럼 카지노 게임당 내부에 모자익 되어 있는 그림이 130점이나 된다. 모자익 장식 면적은 터키의 소피아 사원에 버금가는 무려 6천 평방 m에 달한다. 보존 상태로만 보면 단연 세계 최고이다. 모자익 장식에 사용된 금이 무려 2,200kg. 우리는 지금 보석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그것도 노르만과 아랍, 비잔틴 예술이 가장 화려하게 융합된 보석 속에. 시칠리아만큼 화려(?)한 역사를 가진 나라가 또 있을까? 멀리는 기원전 8세기 페니키아와 그리스 식민 지배부터, 로마제국, 비잔틴, 아랍, 노르만, 신성로마제국, 프랑스 앙주가(家), 스페인 아라곤, 18세기 부르봉 왕가의 지배, 그리고 19세기에 가리발디의 정복으로 이탈리아 왕국에 통합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외세의 지배로 점철된 이 기나긴 시칠리아 역사 속에 가장 빛나던 시기가 있었다. 지중해 세계의 교역센터로 막강한 세력과 부를 이루었던 시기이자 르네상스의 시발점이 되었던 시기였다. <서로 다른 신을 믿는 사람들끼리 상대의 신앙을 존중하고 공생하던'지중해의 기적'을 이룬 시기이기도 한바로 노르만 시대이었다. 이 카지노 게임 교회는 노르만의 왕 굴리엘모 2세 (Gulielmo II, 영어명 William II)가 꿈에 성모 마리아의 계시를 받고 1,174년에 착공하여 8년 만인 1,182년에 완공한 건물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기독교의 생각과 이슬람의 기능이 한데 융합하여 만들어낸 “지중해의 기적”의 한 성과가 바로 카지노 게임 교회'라고 말한다.


카지노 게임몬레알레 카지노 게임 전면
카지노 게임 외관의 아랍식 장식

카지노 게임 밖만 보고서는 안에 그처럼 위대한 보물이 감춰져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앞에서 본 카지노 게임의 외관은 그저 수수하고 평범하다. 그런데 외벽 여기저기를 살피면 아랍 장인들이 솜씨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우리는 정신없이 성당 안을 배회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나와 광장 한쪽의 현지인 피자집을 발견하여 들어간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피자 한 판과 파스타 한 접시가 각각 3유로, 우리는 시칠리아에 와서 이렇게 싸고 맛있는 점심을 먹어 본 적이 없다.


베네데티니 수도원의 아랍풍 기둥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대성당에 붙어 있는 베네데티니 수도원(Chiostro dei Benedettini)카지노 게임. 정방형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아랍풍의 중정을 만난다. 중정을 가운데 두고 화려한 모자익으로 장식된 228개의 이중 기둥이 아랍식 아치를 이고 사면으로 회랑을 떠 바치고 있다. 기둥마다 새겨진 화려하고 정교한 모자익 조각들과 아치를 보고 있는 동안 5월의 강렬한 햇살이 중원의 적막감을 더한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중원에 무한정 머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팔레르모로 돌아가는 버스에 갑자기 두 사람의 검표원이번개같이 앞문으로 올라와 검표를 하기 시작한다.그런데 놀랍게도 버스가 잠시 정차하는 순간 승객 1/3 가량이 후다닥뒷문으로 내려 도망간다.대부분 젊은이와 아프리카인들이다.아니, 그렇다면 그들이 다 무임승차했다는 말인가?더욱 놀라운 것은 검표원들이 이들을 보고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는 것이다.하긴 여긴 시칠리아이니까.


우리는 처음 보는 상황을 즐기면서(?) 검표원이 다가오기까지 느긋하게 앉아 있는데우리의 표를 본 검표원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저네들끼리 수군 되더니 우리 보고 이탈리아말로 뭐라고 한다.대충 눈치가 각자 60유로씩 벌금을 내란 이야기다.아니, 무슨 소리를!우리는 버스표를 가지고 있고 개찰기에 분명히 개찰(convalidare)까지 했는데.나도 얼굴을 붉히며 우리가 뭘 잘못했냐고 영어로 큰 소리로 따지기 시작한다.알아듣든 말든 서로의 언성은 점점 높아지기 시작하고모든 승객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된다.경찰을 부르겠다는 엄포와 함께 우리더러 내리란다.그래! 경찰 불러라. 너희 경찰은 할 일도 없냐?내려서도 한동안 싸움은 계속된다.이 소동은 30분 후에야 겨우 싱겁게 결말이 난다.서로 다투다 지친 가운데 2유로짜리 티켓을 추가로 끊는 것으로.


순전히 대중교통 체제의 차이로 생긴 해프닝카지노 게임.세계 최고의 IT기술국인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환승제도에 익숙한우리에게 이탈리아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낯설 수밖에.이탈리아의 대중교통 체제는 IT와는 거리가 멀다.승객은 표를 사서 차에 오를 때 노란 개찰기에 개찰(convalidare)을 필이 해야 한다.그러면 최초 승차 시간이 표에 찍힌다.표는 개찰 후 70분까지 유효하며 1회에 한해서 환승이 허용된다.환승 시에도 다시 체크할 필요가 없다.그 대신 검표원이 불시에 차에 올라 검표를 하고무임승차나 시간 초과 시에는 6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


우리는 이를 잘 모르고 환승 시마다 한국식으로 매번 찍은 것카지노 게임.무임승차가 아니라면 외국인의 이 정도의 실수는 애교로 봐주는 여유가 있어야지.짐작건대 딱지 실적은 바로 그들의 수입과 직결되다 보니만만한 외국인에게 바가지 씌우나 보다.우리가 너무 겁도 없이(?) 마피아의 본고장에서 검표원과 싸우다니!이런 소동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는 건가? 가끔 열받아 싸우던 순간들을 떠올릴 때마다 웃음이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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