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을 참 좋아한다. 야생에서는 쫒는 포식자도, 쫓기는 초식 동물도 모두 삶이 녹록하지 않아 보이지만, 한 번의 고비를 넘기면 대부분 시간은 자유롭고 편안하게 보내는 듯도 하다. 큰 코끼리의 위엄이, 늘씬한 치타의 우아한 달리기가, 내리는 눈을 맞으며 굳건하게 서 있는 순록의 고고함이 모두 경이롭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렇게 동물을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는 나는 동물권을 이유로 육식을 중단한 채식주의자이자 고양이를 돌보는 집사이기도 하고, 동물 보호단체에 후원금을 납부하는 기부자이기도 하다. 세 가지 선택 모두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동물이 주는 위로는 실로 대단해서 나를 더 살게끔 만든다. 그냥 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도록 만든다. 채식을 하면서 그동안 엉망진창이던 식습관을 건강하게 바꿨고, 그럼으로써 삶을 대하는 태도가 천지개벽하듯 변하기도 했다. 또 우리 집 고양이를 보면서 내가 아프면 이 아이를 돌볼 수 없으니, 하루라도 더 건강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위해서 내가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일은 실로 엄청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만큼 이 털북숭이 존재가 나에게 사람 사이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는 또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알게 해 주었다.
여기 무슨 이유에서인지 슬퍼하는 여자가 있다. 그러나 그녀는 곧 고개를 들고 일어설 수 있으리라 믿는다. 광활한 초원에서 기린도, 사자도, 사슴도 울고 있는 그녀를 바라봐주고 있다. 게다가 코끼리의 넓고 단단한 등이 그녀를 받쳐주고 있으니까. 위대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위로가 그녀를 서서히 일어서게 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