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29.
오늘은 카지노 쿠폰와 함께 볼링을 치러 집을 나섰다. 볼링장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카지노 쿠폰의 얼굴에는 이미 설렘이 가득했다. 가는 길 내내, "오늘 웬일로 볼링 치러 가자고 했어?"라고 물으며 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이미 여러 번 이유를 말했지만, 카지노 쿠폰는 몇 분이 지나면 다시 똑같은 질문을 했다. 나는 매번 같은 대답을 하면서도, 카지노 쿠폰의 얼굴에 번지는 환한 미소를 보면 짜증보다는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지하철을 탔는데, 오늘따라 카지노 쿠폰의 상태가 확연히 좋아 보였다. 평소 같으면 지갑 속 무임카드를 한참 찾느라 헤매었는데, 오늘은 아무 말 없이 자연스럽게 그 카드를 꺼내 사용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환승역에서는 오히려 카지노 쿠폰가 내 손을 잡고 길을 안내했다. 길치인 나보다도 더 정확히 길을 기억하고 있었다.
문득 '지금 환자는 나인가?' 하는 우스운 생각이 들 만큼, 카지노 쿠폰의 표정과 발걸음은 평소보다 활기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근처에 있는 작은 백반집에 들어가 고등어구이정식을 먹었다. 큰 기대 없이 들어갔던 곳이었지만 음식은 깔끔했고 맛도 좋아 카지노 쿠폰가 밥 한 그릇을 다 비우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졌다. 배부른 저녁을 먹고는 천천히 길가에 활짝 핀 벚꽃들을 바라보며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무렵, 딸과 막내는 야구 개막전 직관을 간다며 외출했다. 카지노 쿠폰와 둘이서 저녁을 먹고 난 뒤, 8시쯤 카지노 쿠폰가 먼저 자겠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거실로 나왔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생각이 많냐고 물었더니 수술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것이 걱정이 되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복직 문제와 휴직 처리 등, 불확실한 미래가 카지노 쿠폰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 역시 불면증으로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기에 카지노 쿠폰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침착하게 다시 한번 이야기를 꺼냈다. 회사에는 4월 중순쯤 전화를 걸어 사직 의사를 밝히자고, 그리고 내년에 준비를 마친 뒤 후년쯤엔 시골로 들어가 편히 지내자고 말해주었다.
카지노 쿠폰는 내 말을 듣자마자 곧장 달력으로 가서 4월 19일에 학교에 사직 의사를 밝히겠다고 큼지막하게 메모를 했다. 그리고는 일기장에도 같은 내용을 정성스럽게 기록했다. 그 모습을 보며, 카지노 쿠폰가 그동안 마음속에서 얼마나 고민했을지 생각하니 가슴 한쪽이 아려왔다.
그리고 다음날 3월 30일 토요일 우리는 오랜만에 가까운 지인 부부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 오전에 카지노 쿠폰와 함께 산책을 다녀오고, 짧게 볼링을 친 후 집 근처 식당에서 저녁과 함께 술자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카지노 쿠폰와 나는 주로 집에만 머물렀기에 이런 시간이 더욱 반갑고 귀하게 느껴졌다.
함께 자리한 지인 부부 중 한 명은 카지노 쿠폰와 같은 업종에 근무하는 분으로, 카지노 쿠폰의 사정도 잘 알고 직장 문제에서도 여러모로 도움을 주던 사람이었다. 편안한 대화와 웃음 속에서 시간이 흐르고 술잔이 몇 번 오가자 나도 모르게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었다.
나는 카지노 쿠폰가 최근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카지노 쿠폰가 회사 문제로 얼마나 고민했는지, 또 얼마나 잠 못 들었는지를 알기에, 퇴직 결정을 내린 것이 우리 부부에겐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말을 꺼냈던 것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지인 부부는 곧바로 강력하게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그들은 휴직을 더 하면 되지, 왜 굳이 퇴직을 하려고 하느냐며 되물었다. 그동안 카지노 쿠폰가 얼마나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지, 휴직 후 복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도 퇴직을 결정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선택이라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지인 부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카지노 쿠폰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겨우 어제저녁에서야 마음을 다잡고 퇴직을 결정해 편안해졌던 카지노 쿠폰의 마음이, 다시금 흔들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나조차도 우리가 내린 결정이 옳은 것인지 흔들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 순간 그 문제를 더 길게 논의하는 것은 카지노 쿠폰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그저 웃으며 잔을 기울였다.
겉으론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다시 복잡해지고 있었다. 누구보다 카지노 쿠폰가 가장 힘들겠지만, 내 마음에도 또다시 작은 파도가 밀려왔다. 이 선택이 정말 옳은지, 카지노 쿠폰를 위한 진짜 최선은 무엇인지, 술잔을 기울이면서도 내 머릿속은 온통 이 질문들로 가득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