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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토 Aug 13. 2020

그렇게 부모가 그렇게 할머니가 되고 있다

중국식 오이무침(파이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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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고추기름을 얹은 파이황과


나는카지노 쿠폰를사랑하지만, 효자는못된다. 나의모자란인품으론좋은아들이자좋은남편이되는건불가능하다. 누군가는동시에그역할을해낼테지만, 나는결혼과동시에어느한쪽을택해야했다. 아내를택한건누구를더사랑하느냐의문제가아니라, 가부장제에서아내가약자이기때문이었다.

구순시어머니를모시고사는맏며느리인엄마와대학시절부터페미니즘운동을했던예술가아내는내가보기에도상극이었다. 서로성격도취향도맞지않는두사람이크게별일없이지냈던건아내가참아온것이컸다. 부당하거나부조리한걸못참는아내는부글부글끓는걸참으며매년제사상과차례상을차렸다. 종종엄마의지청구에도아내가별대응하지않았던건애초에말이통하지않을것같다는절망때문이었다.

그렇다고엄마가일부러아내를괴롭히려고한적은없다. 오히려엄마는아내를몹시좋아한다. 어딜가든며느리자랑을한다. 다만엄마의과도한선의와일방적인사랑이때론아내에게부담과상처가되었다. 엄마는사랑을할줄모르는사춘기소년처럼매번서툴렀고, 아내는삐뚤빼뚤한글씨로써진러브레터를읽어내지못했다. 엄마의짝사랑은그렇게번번이실패했다.

나는중간통역사역할을하며카지노 쿠폰를구슬려보기도하고, 설득도하고, 다그쳐도봤다. 아내에게카지노 쿠폰의진심을설명하기도하고내가대신변명도해봤다. 하지만본질적으로내가아무리노력한다한들, 두사람의관계를바꿀순없었다. 아이가태어나면관계가나아질까일말의기대를품기도했다. 하지만그것은나의심각한오판, 한심한오만이었다. 오판과오만의결과는결국파국이었다.




겨울도아닌데카지노 쿠폰는자꾸만난방을해야한다고주장했다. 마꼬를보기위해집에놀러온카지노 쿠폰는마꼬의옷매무새를고치면서옷을더두껍게입혀야한다고했다. 양말도신겨야하고, 이불도더두꺼운거없냐고했다. 나와아내는마꼬얼굴에난좁쌀여드름을가리키며그렇게하면안된다고했다. 마꼬는소아과에서태열이있다는진단을받았다. 신생아는신진대사가활발한반면체온조절을잘하지못해몸의온도가높은편이니, 태열이있는경우서늘한온도(20-22도)를유지하는게좋다고카지노 쿠폰에게설명했다. 하지만카지노 쿠폰는전혀듣지않았다. 기어코마꼬를이불로꽁꽁싸매야지만후련해했다.

옛어른들이야그렇게했다는게이해가간다. 당시엔난방이시원찮았고씻는곳도밖에있어서찬바람을맞기쉬웠으니까. 지금처럼예방접종을맞는것도아니니 폐렴, 장염이나설사, 말라리아등각종질병에노출되기십상이었을테고, 먹는것도부족해영양보충도어려웠을테니영유아사망률이높았을것이다. 그런환경에서‘보온’은생존과직결되는문제였을것이다. 체온이오르면면역력도올라가질병을이길확률이높아지니까. 그것은생존의지혜였던셈이다.

하지만지금은시대가달라졌다. 유엔이발표한‘2019 어린이사망률보고서’에따르면전세계5세미만사망률평균은1,000명당39명인데반해, 한국은1,000명당3명으로매우낮은편이다. 한국에선난방이안되는경우가드물고, 예방접종은필수이며, 보건소를통해정부지원도가능하다. 분유값으로양육수당도나오니영양실조에걸리거나면역력이떨어져5세미만의아이들이사망하는경우가드물다. 이런자료까지들춰보지않더라도한가지확실한건한국에선더이상신생아를따뜻하게키우지못해안달할필요가없다는것이다. 오히려너무따뜻하게키워서피부병이날수있는시대에우린살고있다.

더워하는마꼬만큼곁에서지켜보던아내는속에서열불이났다. 카지노 쿠폰가돌아가면아내는기다렸다는듯마꼬를이불에서해방시켰다. 아내는그후로도카지노 쿠폰에게몇번이고같은내용을설명했지만, 몇번이고화를삭여야만했다. 종종나를흘기는아내의눈빛을나는‘네카지노 쿠폰니까네가해결해.’라고해석했다. 오독은아니었다. 그간아내와잦은다툼과화해끝에내가얻은귀한진실은이랬다. ‘효도는부모님께각자하기. 마찬가지로부모님을말리는것도각자해내야한다.’

나는엄마를설득하기위해전화할때마다지치지않고계속말했다. 소아과담당의의진료내용을메모장에적어서 읊어드리고, 유튜브영상도공유해드렸다. 평소엔이정도면넘어가곤했는데, 어쩐일인지‘육아’만큼은엄마가바위처럼꿈쩍하지않았다. 시대가변했건만, 두아들을건실히키워낸과거의지식과경험, 성공을엄마는버릴수가없는모양이었다.

결국참다못한아내가터졌다. 태열로마꼬의여드름이더붉어졌던것이다. 카지노 쿠폰의고집때문에아이상태가안좋아지자아내는더참을수없었다. 전에는본인만참으면됐는데, 아이에게까지인내를강요할수없었다. 아내와카지노 쿠폰는보온을둘러싼진실공방을펼쳤다. 말문이막힌카지노 쿠폰는 뜬금없이 포카를잠시자신에게맡기는게어떻겠냐고제안했다. 이레퍼토리는처음이아니었다. 임신초기부터카지노 쿠폰는아이 양육이 힘들 테니, 반려견 포카양육이라도자신에게맡기라고했다.

카지노 쿠폰의그말은아내의가슴속에조용히타고있던불씨에횃불을당긴 격이었다. 열불이바람을타고일어나온들판을태울것처럼시커멓게타올랐다. 그도그럴것이포카는우리가족이니절대떨어질수없다고우리입장을확고히밝혔으나, 카지노 쿠폰는잊을만하면이야기를꺼냈다. 한번은참다못한내가길길이화를내자카지노 쿠폰는학을떼며그만두었다. 카지노 쿠폰의선의를의심하는건아니다. 다만우리가족이어떻게살아갈것인지에대해우리스스로고민하고결정하고싶은데, 우리가바라지않는방식으로도우려고하니난감했다. 그런데이순간에또그이야기를꺼내는건대체무슨심보람.

아내는카지노 쿠폰에게그얘기를제발하지말라며격분했다. 아내의반응에당황한카지노 쿠폰는그런의도가아니라면서 너희가 육아로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으니 돕고 싶어서 제안한 거라고 변론했지만두사람의감정은이미고조된상태였다. 말릴수있는단계를넘어섰다. 내가끼어들어야했다. 아내를카지노 쿠폰와싸우게할순없었다. 그얘기는안하기로했던것아니냐며나는아내대신카지노 쿠폰와싸우기시작했다. 내가아내편을들며화를내자카지노 쿠폰도화가났다. 카지노 쿠폰의두눈에서서운하고억울한감정이읽혔지만나는더못되게굴었다. 그날, 나는생전처음으로카지노 쿠폰와언성을높이며크게싸웠다. 카지노 쿠폰는서운함을감추지못하고노발대발하였고짐을챙겨서아들집을나갔다. 나는카지노 쿠폰를배웅하지않았다.

집안에싸늘한정적이흘렀다. 서로주고받은언성이벽과천정에진액처럼달라붙어좀처럼떨어지지않았다. 아내와나는불과한걸음거리에있었으나둘사이엔벽돌같은침묵이켜켜이쌓여있었다. 큰소리에놀라숨죽이고있던마꼬가칭얼대며겨우침묵에금이갔다. 포카는조용히그릇에담긴물을먹었다.




이런일이일어나도저녁은먹어야하니, 나는부엌으로갔다. 참일상이란건구질구질해서싸우고화가나고슬프고억울해도배가고프기마련이다.

소금과후추간을해서오리고기를대충굽고, 중국식오이무침을곁들였다. 집에홍두깨가없어서 스타벅스텀블러로오이를쾅쾅내려쳤다. 예쁘게썰어야한다는강박에서벗어나오이를엉망으로만드니제법스트레스가풀렸다. 모양의규칙없이부서진오이에소금을쳐서밑간을했다. 10분이지나면오이에서나온물이그릇에흔건하게고이는데, 이물은따라내야한다. 오이에간이잘배었는지한입먹어본다음, 다진마늘을넣고설탕과식초, 액젓으로간을하면끝이다.

취향에따라여기에고추기름을추가해도좋다. 식용유를약불로가열하다가고춧가루를넣고타기전에불을끈다음, 고운체에거르면고추기름완성이다. 더맛있게하려면기름에양파와파, 마늘을넣고끓이다가고춧가루를넣으면풍미가살아있는고추기름을만들수있다.

별말하지않고나와아내는식탁에앉아밥을먹었다. 우리둘이싸운건아니지만웃으며밥을먹을분위긴 아니었다. 누구잘잘못을따질순없었다. 아내는그동안참을만큼참았고, 카지노 쿠폰는갑작스러운우리의분노에당황해서그랬던거니까. 나는두사람이모두이해되면서도솔직한마음으로속상했다. 그와중에오이무침은왜그리맛있던지, 아삭거리는식감과새초롬한맛이오리고기와찰떡이었다. 구질구질하지만맛있는걸어찌하겠는가. 우리부부는화가난것처럼밥을싹다비워냈다.

이상한일이었다. 마꼬를재우고포카를산책시키는데카지노 쿠폰의울음소리가들렸다. 환청이었다. 그밤, 유령의하얀꼬리처럼카지노 쿠폰의울음소리가나를따라다녔다. 아들집에서쫓기듯나와야했던카지노 쿠폰의마음은어땠을까. 나는카지노 쿠폰의울음소리를가만히들으며내가노인네에게대체무슨일을한걸까싶었다.




이틀후, 카지노 쿠폰로부터전화가왔다. 카지노 쿠폰는미안하다고먼저사과를했다. 아내에게도전화하여미안하다고했다. 본인이소양이부족해서그런것이니이해해달라고했다. 나는카지노 쿠폰에게미안하다고했다. 아내도죄송하다고그랬다.

아이의탄생은단순히한생명이태어났다는걸넘어가족의관계가재정립되는걸의미한다. 나와아내가부모로서대우받지못하는것같아서속상했던것처럼카지노 쿠폰도할머니로서대접받지못해속상했던건아니었을까. 나와아내가부모가처음인것처럼카지노 쿠폰도할머니가처음이다. 처음인사람들끼리잘하려고하다보니우리는다투기도하고삐치고속상해하기도한다. 그나마다행인건그러다가도마꼬를보면우리세사람은약속한듯헤벌레웃고만다는것이다. 우리는그렇게부모가그렇게할머니가되고있다.





*저처럼하면곤란해져요!
-저는양조절을잘못해서다진마늘을많이넣었더니만마늘이오이맛을죽이더라고요. 파이황과는오이가주인공이니, 마늘은향을내주는정도로만넣어주는게좋을것같아요.

-고춧가루는텁텁한데비해고추기름은깔끔하니매운맛을낼때쓰면좋은데요. 주의해야할건고춧가루가생각보다기름에정말잘탄다는거예요. 약불로하지않으면금방까맣게타버려서먹을수가없게돼요. 기름에파와양파, 마늘을넣고끓이면채소에서나온수분때문에향도좋아지고고춧가루도잘안타니이방법을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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