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 내용 일부 포함되어 있음
* 카지노 게임 추천 6권을읽은 감상평
서희랑 길상이 혼인하는 게 쉽지 않다. 이미 상현에게 "그 어미에 그 딸 "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쉽지 않다. 종놈이 상전 애기씨를 마음에 품을 수도 있고, 사실 정말로 종놈인 것도 아니지만. 혹시 갑자기 출생의 비밀이 어디서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겠지? 다만 서희에게는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권위라는 걸 그녀 스스로도 만들어 내고 있었고 환경도 그렇지 않나. 구천이야 종놈이 아니고 이미 신분에 대해 거리낄 것은 없었을 터이다. 다만 형수라니, 그게 문제였지. 하지만 길상은 감히 애기씨와 혼인할 생각은 차마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달래주고 업어주고 오라비처럼 키워서 대하는 데 있어 약간은 격의 없었을 수도 있었지만. 서희가 자신과 결혼하겠다 마음먹었을 때는 나 까짓것을 좋아할 리가 없어. 그저 평생 종놈으로 부려먹을 생각이지.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서희가 같이 도망갈 생각도 했었다고? 같이 도망이라면 상현과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다시 하동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덕적으로 결함이 생기는 상현이 아니라 길상을 선택한 줄 알았는데. 어쨌거나 1984년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철폐되었으니 기존 관습으로는 꺼림칙할 수 있으나 길상과의 혼인은 법적으로 문제 될 일은 아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희가 크게 다치면서 급격하게 가까워졌다. 역시 사람이란 언제든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더 간절해지고 애틋해지는 걸까.
역시 아줌마여서 그런지. 치정으로 생기는 온갖 사건들이 제일 재미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면이라면 아무래도 서희가 헌 목도리 내다 버리라면서 우는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짜 서희가 길상을 좋아했었나. 그치 다른 여자 집에 걸렸던 헌 목도리 따위. 내가 새 걸로 백 개라도 사주겠어. 이 시장 바닥에서 제일 좋은 걸 걸려 줄 테다. 내가 눈이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다른 여자 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목도리라니! 조금 귀엽기도 하고, 평생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걸 빼앗긴 기분이기도 할 테고. 막연히 방구석에서 머릿속으로 상상해 내어 본 상황과 실제 증거를 눈앞에 보았을 때 기분은 또 다르겠지. 길상에게 무슨 매력이 있는 걸까. 동네 처자들이 다 길상이한테 시집가고 싶어 하는데 사실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매력이 있는 남자로 그려지진 않는데. 너무 생각이 많고 진지하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마냥 밝을 수는 없지만 그늘이 많고 가지 않은 길에 후회가 많고 미련이 많아 보인다. 누군가를 사랑하는데도 이것저것 재고 있고 놓치고 나서야 후회하고. 봉순이한테도 혼인하자고 할 때는 언제고.
생각해 보면 등장인물 중에 크게 호감이 가는 남자가 없다. 그러고 보니 여자 쪽도 비슷. 어쩌면 현실은 이렇게 시궁창인가. TV 드라마 속에는 항상 멋진 이상형의 주인공들이 나오고 부족한 부분들도 오히려 빈틈이 되어 더 매력적이게 보이기 마련인데. 아니 이 카지노 게임 추천라는 책은 특히 여주인 서희에게조차 절세미인이라는 타이틀 말고는 좋게 좋게 꾸며주질 않으니. 등장인물 누구 하나 매력적이진 않다. 그런데 이런 부족함과 모자람이 가득한 것이 그저 평범한 인간 모습인가 싶다. 하긴 나부터도 단점 투성이인걸.
책 후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조금 친해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예전부터 나왔던 인물들은 이미 많이 사라지기도 하고 예전 인상과도 많이 달라졌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가장 최애를 누구로 할지 염두에 두고 찾으며 읽어야겠다. 나는 그렇다 치고, 이 책의 작가는 누구를 가장 사랑하였을까.
9. 가느다란 실오라기 한 가닥 같은 귀띔만 잡아도 그의 예리한 추리력은 맹렬하게 인내 깊게 전체를 조명해 나가고야 마는 그런 지독한 성미였으니까. 그간 길상과 카지노 게임 추천 사이에는 줄곧 침묵이 계속되어 왔었다. 그것은 바람 없는 바다같이 표면상으로는 지극히 조용했었지만 헤일 수없이 수많은 생물들이 끊임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을 바닷속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 심중 깊은 곳에서는 모조리 동원된 지혜와 격정이 무서운 싸움을 벌이고 있으리라는 것을 일거수일투족 그 습벽을 잘 아는 길상으로서는 능히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다 숨이 막힌다. 서로 겉으로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만 상대방의 마음을 짐작한다고. 그 짐작하는 마음들이 얼마나 다 맞아떨어질 건가.
69. 카지노 게임 추천에게선 그것을 못 느꼈는데 이동진에게는 양반님네들 알아서 할 일인데 네가 뭐 한다고 남의 제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가, 뚜렷한 간격이다. 평소 이동진의 인격을 존중해 온 터인데도 불구하고.
사실 상대방이 부러 그런 표현을 한 것도 아닌데 은연중에 그런 생각이 든다면 자격지심이 아닐까. 길상은 이미 서희가 혼인할 생각이 있다 해도 그게 애정이 아니라 평생 부려 먹기 위해 옆에 두는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런 혼인을 길상이 할 듯싶더냐.
73. 혼춘의 오득술 내외 생각이 난다. 손님만 보면 기갈 든 사람같이 붙잡는 그들 심리 속에 깊이 뿌리 박힌 외로움을 생각해 본다.
74.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있는 자기 자신은 한낱 어릿광대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최치수 그는 꿈에 속아 넘어가지 않았던 영악하고 강인한 인간이었는지 모른다.
78. 왜 뱀이 싫은가. 뱀이기 때문이다. 왜 싫은가. 상놈이기 때문이다. 어느 뼈다귀의 손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놈의 뼈다귀. 뼈다귀에 이름이 새겨진 것도 아닌데. 김가인지 박가인지가 무엇이 그리 중요한지.
82. 사람됨이 잔인했거나 고의로 한 짓이라면 미워해버리면 그만이다. 등을 돌려버리면 그만이다.
93. 최카지노 게임 추천 남편? 흥! 종신 종놈 삼으려고? 어림 반푼 어치도 없다!
99. 노한 길상의 눈을 똑바로, 쇳덩이같이 받아내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빛은 아까 그 서러움이 아니었다.
117. 그것을 다 마다하고 볼품없고 가난에 찌든 아이까지 딸린 과부와의 관계를 숨기지 않고 떠벌리고 다녔다는 것은, 그것이 길상의 슬픔이라는 것을 카지노 게임 추천는 비로소 느낀다.
거론되는 상대자 중에 가장 격이 안 맞는 그런 사람. 그건 그런 사람과 혼인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 또한 비슷하다는 걸까.
159. 일본이 등용하는 매국노에게도 서열은 있는 법, 살인 죄인의 자식은 될 수는 없다. 비밀은 지켜져야 한다.
살인 죄인의 자식임을 숨기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겠구나.
198. 그러나 노장 스님께서 어째 그러셨는지 그 아이를 속계로 풀어주시고 말았지요
왜 그랬을까. 굳이. 지금 카지노 게임 추천이 심중을 보면 오히려 불심으로 사는 것 같은데. 어디 속세가 어울릴 사람인가.
219. 도처에서 벌어진 이 웃지 못할, 스스로 포기한 결과를 초래한 무지, 호소할 방법을 모르고 호소할 증거도 없는 영세농민의 소유지는 도처에서 국유지로 흡수되고 탐욕스러운 무리들이 횡령하고, 아이고오 하느님에! 명천의 하느님네! 한들 산천이 말을 할까
그래서 어쨌거나 배움이 필요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가 간도에 가서도 그렇게 승승 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할머니가 남겨준 비자금이 있긴 했지만 그걸 어떻게 유용할지, 어디에 돈이 생길지, 그전부터 배우고 공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278. 서울서 혜관에게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줄곧 봉순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어떤 집착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봉순이와 무슨 접점이 있었다고 집착을 느끼느냐고. 그저 어여쁜 여자면 좋은 걸까.
332. 시원할 것 같지만 시원치가 않다. 희망이 잡힐 것 같지만 손바닥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죽은 남편은 영원히 잠들어 깨어날 리 없고 날아가 버린 카지노 게임 추천이 품에 돌아올 리 없다. 방에 마주 보고 앉은 사람은 봉순이 아닌 기생 기화와 오동지 섣달에도 빨래품을 팔아야 하는 가난한 홀어미. 웃음도 말도 허공에 먼지 되어 날아갔다. 무슨 소용인가.
부질없다. 울고 싶어 석이네를 불러 같이 옛이야기를 하지마는, 어쨌거나 그저 옛이야기일뿐 현재가 될 수 없고, 현재가 바뀔 수도 없다.
361. 사람의 값어치를 안다면 옳은 곳으로 인도할 것이요,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선 복종하는 것이 또 당연한 일로 석이는 판단한 것이다.
항상 그렇듯 사람들을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좇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던, 스스로 인정을 하던, 자기 자신이 그대로 인정받은 느낌을 받을 때의 만족감. 자기 효능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