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들의 관심사
3월 학기 초에 거의 모든 교실에서는 '자기소개'와 관련된 활동을 한다.
5학년은 미술 첫 단원에서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자화상 그리기가 있기도 하다.
어떤 방법으로 해볼까 고민 중에 핀터레스트에서 봤던 그림이 떠올랐다.
핀터레스트에서 틈틈이이미지검색하는 걸 좋아한다. 미술관에 직접 가지 못해도 클릭 몇 번에예술과 연결될 수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 시절인가.
끝없이 이어지는 창의성의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내 머릿속에서도 톡톡 뭔가 터지는 기분이 든다.
자화상을 그리는 것보다는
작가로서 자신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보고 표현하는 활동이 좋겠다.
핀터레스트에 담아두었던 저 자료를 보는 순간, 이거야!
아이디어를 좀 변주해서 디지털기기로 해보기로 했다.
올해는그리기에 자신이 없다는 카지노 게임이 꽤 많기 때문이기도 했고 우리 반 기기(서피스 고)가잘 작동되는지도 확인해 봐야 했기 때문이다.
또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왠지 뻔하고 안전한 활동보다 살짝 실험적인 수업에 끌리는 편이다.
우선 자신이좋아하는 것들과 관심 있는 것들을 마인드맵으로 다 적어 본 다음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찾아서 한글 파일에 붙여 넣는다. 이때 핀터레스트 이미지를 보여주고 '다양한 크기와 비율'로 배치하도록 안내해 주었다.
_여기서 꿀팁_
역시 실험적인 도전은 시행착오가 있다!
한글파일은 이미지 편집보다는 글자 편집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다. 이것을 미처 생각 못했다
중간에 아차~하고 원하는 작가는 다시 구글슬라이드로 작업하도록 했다. (혹시나 해보실 분은 처음부터 구글슬라이드를 추천드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쉽지 않은 수업도 몇 가지 장점이분명히 있다.
우선 카지노 게임이 서로 도울 기회가 많아진다.
컴퓨터에 익숙한 친구들몇 명이적극적으로 돌아다니면서 도와주었다.평소에 있는 듯 없는 듯 나서지 않던 아이들에게 기회가 된 셈이다.
쉽지는 않았다.
나도 카지노 게임도 처음이었으니까.
2차시씩 두 번의 미술시간이 소요되었다.
이 과정에서 카지노 게임의 성향을파악할 수 있었다.
순조롭게 척척진행되지 않자,
1. 오기 있게 더 집중하는 아이
2. 요령 있게 하고 친구를 돕는 카지노 게임
3. 별 감정변화 없이 오래 걸려 끝까지 완성하는 아이
4. 짜증이 나서 거의 울어버릴 지경에 이르는 카지노 게임
5. 교사의 안내를 흘려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아이
6. 자신이 '좋아하는 이미지'를 찾는데 푹 빠져서 작은 이미지들로열심히채운 카지노 게임
7. 큼직한 이미지 몇 개로 대충 채운 카지노 게임
등등등
25명의 작가님들이각자 다른 작업스타일과 성격을 가지고있음을 느꼈다.
아무튼
내년에도 또 해야겠다.
다양한 감정과 경험이 일어나는 수업이 좋다. ^-^
꽤나 힘든활동은 아이들을 달래고 어르면서 해야 하는데 이 활동이 그랬다. 하리보젤리도 한 봉지씩 돌리고. ㅎㅎㅎ
너무 몰아붙이면 포기하거나 폭발해 버리는 아이들도 있으니 잘 달래 가며 해야 한다.
(요즘 선생님들은 이 부분이 제일 어렵다고 말씀하신다.)
올해는 미술활동 후에 꼭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카지노 게임이 쓴 글을 보니 글쓰기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글쓰기는 그 경험을 되돌아보고 내가 어땠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를 표현해내야 한다.
즉, 지난 경험을 계속 '재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메타인지'가 활발히 일어난다.
재밌게도
가장 많이 재방문하며 메타인지 하는 것은
바로 이 글을 쓰고 있는 교사_'나'이다.
이러니 글쓰기를 할 수밖에.
자신의 관심사와 좋아하는 것들로 꽉 채운 저 이미지들이 결국 우리의 책제목도 되고 목차도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