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를 이래저래 많이 나갔다. 작년 말 출장으로 유럽에 다녀온거까지 포함하면 지난 1년간 네 번을 해외에 나갔다. 회사를 막 그만두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놀자고 다짐했던 퇴사 첫해 만큼 많이 나간거다. 두 번은 마일리지 때문에 나갔다. 한번도 써보지 못한 마일리지가 유효기간이 당도해 계속 없어지는게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쓰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올해 4월에 푸켓에 갔고, 10월에 홍콩에 갔다. 그리고 이번주에 올해 마지막 무료 카지노 게임으로 방콕을 다녀왔다. 11/27에 출발해서 오늘 왔다. 그렇다. 첫눈으로 폭설이 온 그 11/27 맞다.
공항에서 9시간 대기를 처음 해 본 것은 교환학생으로 오스트리아에 갈 때이다. 나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교환학생을 갔다. 해외에서 살아 봤으면서 왜 또 나가려느냐는 부모님의 한 마디가 비수로 꽂혔고, 나는 한 푼의 도움도 받지 않고 나갔다 오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내가 돈이 어딨나.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다니던 학교는 교환학생에 합격했다가 나가지 않게 되면 1년 동안 학교 청소를 하는 벌을 내렸다. 나는 청소하는 것에 별 거리낄게 없기 때문에 청소 벌을 받기 위해 교화학생처 사무실에 갔고, 내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보려다 포기한 것을 안 직원이 나에게 에라스무스 장학금을 추천해줬다. 혼신의 힘을 다해 영어 자기소개서를 6장 정도 썼던 것 같다. 결국 합격해 교환학생을 나가게 되었고, 최대한 돈을 아껴보고자 왕복 65만원짜리 티켓을 끊었다. 대만에 갔다가 아부다비에 갔다가 오스트리아로 가는 루트였는데, 대만 공항 체류 시간이 9시간이었다. 연초를 피던 시절이었는데 젊음을 무기로 9시간을 흡연실 없는 공항에서 죽치고 앉아있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기에 경유 티켓을 끊을 때 항상 공항 체류시간을 살피게 되었다.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또한번 경험하게 되었다. 폭설이 내리자 모든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되었는데, 한두시간 뜨는 다른 항공기들과 다르게 내가 타는 항공기만 다섯시간이 떴다. 요즘 인천공항 사람 많다고 해서 일찍 간 공항이었는데, 다섯시간 지연이라니. 그러고도 계속 지연되어 결국 23시 30분 탑승을 하게되었는데 오랫동안 세워둔 비행기에 눈이 쌓이고 얼어서 해빙을 해야한다고 비행기 안에서 두시간을 더 기다렸다. 이토록 오래 앉아있어야 했던 경험은 군대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여섯시간의 비행까지 합치면 18시간을 앉아있었다. 허리와 고관절이 너무 아팠고, 왜 비지니스를 타는지, 아니 나이가 들면 비지니스는 필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이코노미석은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미래 고객 유입을 위한체험석이다. 너 나이들면 이런 공간에서 비행 못해. 그러니 돈을 많이 벌어서 나이 들면 비지니스석 타렴. 이런 체험을 제공하는 거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결항도 많이 떴으니까. 지연과 결항의 차이가 궁금해 검색해보니 조종사와 승무원 초과근무 시간이 한계를 넘으면 결항을 띄운단다. 앉아만 있었으니 별걸 다 검색해봤다. 굳이 승객을 다 태우고 두시간 동안 해빙을 하는 이유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에서 했다가 탑승이 지연되면 또 해야 하니까 굳이 다 태우고 하는 거라고. 여튼그렇게 힘들게 가서인지, 제대로 놀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돈을 펑펑 쓰면서 무료 카지노 게임을 즐겼다. 좋은 호텔에 가고, 좋은 식당에 갔고, 좋은 마사지샵에 갔고, 좋은 루프탑 바에 갔다. 그렇게 돈을 펑펑 쓰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서비스가 달랐고, 그래서 생경했다. 나는 좋은 서비스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어떤 곳이라도 서비스가 남다르다. 그리고 나는 쓰는 돈 만큼 서비스를 다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도 써본 놈이 쓴다고, 서비스 제공자가 정해놓은 규칙을 따르는 것에만 익숙한 삶을 살아서, 돈을 많이 쓰면 내가 규칙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쓰면 루프탑 바에서 정해놓은 좌석에만 앉을 필요가 없다. 테이블을 새로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있고,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마사지샵에서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고, 제공받을 수 있는 음식과 음료가 무궁무진하다. 그중 단연 탑은 호텔인데 컨시어지에 부탁하면 환전을 할 수도 있고, 리무진을 부를 수도 있고, 룸서비스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면 룸서비스로 음식을 시켜놓고 내가 지금 수영장에 갈테니 거기로 가져달라고 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가 어디를 갈테니 리무진을 대기시켜 놓으라는 것도 가능하다. 내가 지금 위에 열거한 서비스들은 다 내가 직접 받은 것들이 아니라, 그 공간에 있던 다른 손님이 서비스 받는 걸 목격한거다. '왜 나는 저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왜 나는 저게 가능하다고 생각조차 못했을가' 싶은 것들이 많았다.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자는 말이 있는데, 정승의 자리에 올라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정승이 되면 무엇이 가능해지는지 알 턱이 없지 않을까.
요즘 돈에 관련된 것들이 계속 신경을 건드린다. 건강보험료가 오른 것도 그렇고, 공교롭게 치아 인레이가 무료 카지노 게임 직전에 빠져서 새로 해넣어야 했고, 직구로 주문한 역도화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로 똥값이 되면서 취소를 하고 애를 먹고, 오랫동안 잘 쓰던 베이핑 모드기기를 잃어버리고 등등 돈에 관련된 이슈가 속속 생긴다. 상업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목표를 이룰때까지 버텨야한다는 생각으로 고정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다. 한달에 내가 내는 고정비용을 무조건 줄여야 했으니 핸드폰비를 제외한 그 어떤 무료 카지노 게임 경제에 가입하지 않고 살아왔다. 음악 스트리밍, OTT, 앱, 컴퓨터 프로그램 등 무료 카지노 게임료를 지불해야 하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살았다. 고정비가 쌓이면 얼마나 큰 소비인지를 너무도 잘 아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끼던 고정비가 건강보험료 하나로 두배가 뛰었다. 예전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편집을 하는 컴퓨터가 고장난 다던가, 맥북이 고장나는 등 큰 돈을 써야 할 일이 생기면 내 생활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이걸 계속 버티는게 의미가 있는건가. 다른 생업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실제로 뭐라도 했다.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자꾸 돈에 관련된 일이 생기는 것이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그것을 깨무료 카지노 게임 위해 간 무료 카지노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버틴 것은 내가 곧 무료 카지노 게임일을 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한 건도 수익을 못냈고, 내년에도 무료 카지노 게임시장은 투자가 없을 것이다. 아끼고 아껴서 1년을 더 버틴다고 나아지리라는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잘 버텼다. 수고했다. 이제 다른걸 해보자. 자신이 꿈꾸던 직업을 하면서 살아가는 극소수의 사람 중에 한 명이 되지 못한 것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지 말자. 충분히 노력했잖아. 한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