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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루비 Feb 24. 2025

나를 둘러싼 세 명의 카지노 게임

# 9 세 명의 카지노 게임.. 아니, 갑자기?

오늘도 이사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았습니다. 두들겨 맞은 느낌에다 그날까지 겹쳐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일어나 보려고 발버둥 치는데, 전 카지노 게임친구에게 긴 장문의 카톡이 와 있었습니다.


이미 늦었죠…

늦었어요…

너무 늦었어…


답장하지 않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고양이 세수를 합니다. 오늘의 할 일을 끝내야만 마음이 편하니까요. 두툼한 겨울옷과 슬리퍼를 구겨 신고, 한 발자국씩 내디뎌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버거킹으로 갑니다. 엄마는 밥 해 먹으라 신신당부하지만, 도저히 뭐해먹을 수가 없어 햄버거를 먹으러 갑니다. 버거킹 앱 다운로드한 후, 와퍼세트를 시킨 후 천천히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동사무소로 걸어가 전입신고, 확정일자 받고 보증보험을 위한 등본, 전입신고 확인서, 확정일자 부여현황 세 가지 서류를 발급받았습니다.


그다음 제일 마감이 급한 공공기관 계약직 이력서 작성 후 제출했습니다. 도서관에서 회원가입 후, 실물카드 발급받은 뒤 컴퓨터로 회사 사이트도 들어가 보고, 입사지원하고, 메일도 정리하고 나왔어요. 바람은 차가웠지만,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게 머리 위로 내리쳤죠. 약간 누그러진 늦은 겨울바람을 들이면서, ‘아 나 이제 다시 시작하지.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라는 카지노 게임을 했어요.

아직 연차 쓰고 있어서 합법적 백수 같아 라며 흐뭇하게 웃어보기도 했어요.


아, 갑자기 뜬금없지만 선남이 카지노 게임 났어요.

저를 보며 자기가 요새 운동을 해서, 전완근이 많이 발달했다며. 그러면서 긴소매를 살짝 걷어 올리더니, 굵은 팔뚝을 보여주더라고요. 자랑한 거 같았는데, 그 당시엔 아무 카지노 게임 없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선남과 함께 걸었던 거리를 걷다 보니, 어? 뭐지? 이상한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같이 있던 장면들이 카지노 게임 나면서, 보고 싶단 카지노 게임 들더라고요.


어? 아… 우리 집 이사를 성심성의껏 도와주는 모습에 내가 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몰랐는데, 내 마음속에 어느 순간 들어와 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큰일이네요, 이렇게 큐피드의 금화살을 맞아 버렸어요. 오히려 그분은 이사 후 나한테 정이 떨어질 수도 있을 텐데… 그저 알아가는 과정으로 몇 번 보는 거 일수도 있을 텐데. 아… 감정이 앞서는 게 결코 좋은 게 아닌데요.


머릿속에 자꾸.. 이게 좀 뭐랄까. 특정한 약물에 중독된 거 마냥, 감정이 내려갔다 올라갔다… 그 사람 카지노 게임을 멈추기는커녕..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떠올리고 있더라고요.

집에 그분이 조립해 준 가구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더 카지노 게임나는지 모르겠어요.


카지노 게임


이런 느낌이 들어요.. 세상에…

하지만 제 마음을 강요할 수는 없죠. 내가 싫다면, 마음에 안 든다면 언제든지 보내드리고 연락하지 말아야죠.

모든 건… 신의 뜻대로.

마음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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